각양각색 미디어아트展,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시민기자 변경희

Visit583 Date2018.11.15 15:37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전시중인 작품 `BEFNOED`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전시중인 작품 `BEFNOED`

올해 10회째를 맞이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11월 18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일부 전시 영상 콘텐츠는 서울로미디어캔버스에서 동시 상영된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짝수 해마다 열리는 서울시 대표 미술행사다. 미디어아트와 기술의 중심지로서의 서울 모습을 반영, 미디어 개념을 확장하는 다양한 형태의 예술을 만날 수 있다. 기존 1인 감독 체제로 진행됐던 비엔날레의 틀을 벗어나 4명의 예술감독이 공동기획 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시민들과 함께 교류하고 소통해 대중의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열린 전시’를 목표로 한다.

미디어에 대한 공론의 장,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미디어에 대한 공론의 장,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번 전시의 주제는 ‘좋은 삶’이다. 좋은 삶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예술·경제·환경·정치·사회·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예술가가 참여해 생각과 말, 그림과 춤의 형태로 표현했다.

전시 입구의 김상동 작가 작품 ‘바다도 없이’ 작품

전시 입구의 김상동 작가 작품 ‘바다도 없이’ 작품

1층 전시실 입구 앞에서 다소 충격적인 작품이 비엔날레 시작을 알린다. 하마터면 지나칠 뻔했을 정도로 처음엔 예술 작품의 심미성이 없다고 오해해버렸다. 시위현장의 대자보 느낌으로 삐뚤삐뚤한 텍스트로 채워진 돛대를 달고, 마트에서나 보던 카트로 만든 두 척의 배는 김상동 작가의 ‘바다도 없이’란 작품이다.

우리 주변을 떠도는 대부분의 것들은 돛대의 적힌 글처럼 실체가 없고, 공허하기 짝이 없으며, 이해하기 힘든 언어로 가득하지만 빈 카트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탐색하자’는 숨은 작가의 의도를 읽고서야 왜 전시실 입구에 설치했는지 공감이 됐다. ‘좋은 삶’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가는 이번 전시 주제가 집약되어 있는 작품이다.

소통과 토론의 공간 아고라

소통과 토론의 공간 아고라

‘참여형 전시’ 답게 1층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관람객들이 직접 소통하고 생각을 나누는 광장이 있었다. 하늘하늘한 하얀 천을 둘러싼 원형태의 공간을 고대 그리스 시대 아고라에서 따왔다.

아고라에서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 ‘좋은 삶’에 대한 각자의 대답을 얻는 과정이자 다른 생각도 들어보며 함께 토론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브러시 스트로크’조각 작품과 ‘포스트-스노든 네일’

‘브러시 스트로크’조각 작품과 ‘포스트-스노든 네일’

마치 네일 아트를 하듯이 마이크로 SD 카드를 손톱에 붙인 작품이 시선을 끈다. ‘포스트-스노든 네일’은 마이크로 SD 카드 다섯 개가 한 세트로 카드마다 다른 데이터가 들어 있고, USB 어댑터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데이터가 담긴 각각의 손톱은 직접 컴퓨터 USB 포트(혹은 휴대폰)에 연결할 수도 있다니 포스트휴먼적인 장신구가 신기할 따름이다.

‘브러스 스트로크’는 브러쉬 자국을 픽셀로 표현한 미니멀리즘적인 조각 작품이다. 특정 각도에서 보거나 사진으로 촬영하면 조각들은 보편적인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에서 지우는 붓자국으로 인지된다. 멀리서 보면 붓자국 조각들이 설치된 공간을 삭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공간에 조각들은 오브제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단순히 디지털 이미지로 존재하는가?’, ‘이러한 구분이 필요하기는 한가?’란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이다.

`BEFNOED` (좌), ‘전시 도서관’(우)

`BEFNOED` (좌), ‘전시 도서관’(우)

작품 ‘BEFNOED’(By Everyone For No One Every Day, 매일 모두에 의한, 아무도 위하지 않는)는 커다란 TV를 두 개 겹쳐 놓았는데 마치 랩탑 컴퓨터 같은 느낌도 준다.

비디오를 보려면 관람자들은 두 개의 TV 속으로 기어들어가 어색한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런 행위 자체가 관람자들이 스스로 공간에서 퍼포머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우리를 즐겁게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스스로 대상이 되어야 하는 대가가 따른다는 작가 설명 외에도 미디어의 장점 외에 불편한 존재라는 의미도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전시 도서관’은 카탈로그라는 매체를 새롭게 정의한 설치 작품이다. 카탈로그는 작품과 배경의 배치 및 과정을 상상하게 하는 비유의 역할이며 시공간을 통해 전시한다.

예술에서 잠재적인 것과 불가능한 것을 모두 탐색하며 그 결과로 만들어지는 전시 도서관은 또한 ‘전시들의 도서관’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더불어 방문객들의 모임과 토론 프로그램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디자인되었다고 하니 참여전시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설치 작품 ‘실험실-예외점 +4℃’

설치 작품 ‘실험실-예외점 +4℃’

또 다른 설치작품이 보였다. 실제로 살아있는 물고기가 있는 탁한 물이 보여 ‘환경오염’에 대한 주제 작품인 줄 착각했다. 이 작품은 보다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작가는 물을 매개로 자연현상 저 너머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탐구하고, 궁극적으로 자가발전을 통한 아름다운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걸 표현하고자 했다.

작가는 “모든 액체들은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일정하게 밀도가 증가하지만 물은 예외적으로 섭씨 +4℃에서 최대 밀도를 보여준다. 이 온도를 예외점(anomaly point)이라 부르며, 물이 지닌 잠재력은 최고조에 달하며 최대 영향력을 행사한다. 물이 중력에 의해 떨어지고 흐르면서 보여지는 순간의 수평의지-시각적 착시현상, 그 과정에서 다양한 유기질로 미생물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먹이로 식물이 자라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게 한다”라고 말한다.

‘모두의 인공지능, A.I, entirely on us’ 프로젝트

‘모두의 인공지능, A.I, entirely on us’ 프로젝트

오늘 아침에도 내게 음악을 들려준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부터 인공지능은 요즘 참 핫하다. 인공지능 관련 작품도 13인 공동 작업인 ‘모두의 인공지능, A.I, entirely on us’ 가 꽤 큰 공간을 할애해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작가들, 연구자들, 토론자들이 말하고 있는 지금의 인공지능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시각화한 작품을 주의 깊게 감상했다.

데이터 시각화 아티스트 작품으로 텍스트 분석과 시각화를 하여 전시 관람자들이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데이터를 통해 우리 자신과 사회를 다양한 시각으로 인공지능 환경, 다양성과 공정성, 지능의 확장 등에 관련된 이야기를 이해하고자 하는 작품이다.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 무중력지대 양천은 대입-취업-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노멀’의 삶 속에 갇힌 독립이 아닌, 청년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삶의 질서에 기초한 독립을 추구하는 ‘좋은 삶’에 대한 논의를 제기한다.

‘노멀’의 삶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여러 청년들과 함께 새로운 독립, 즉 자치로서의 독립을 쟁취하고 이를 보장받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가이드북 ‘충분히 잘 살고 있습니다’를 제작하고 비엔날레 기간 동안 토론도 진행하는데 관련 내용을 배너 형태로 전시하고 있다.

아이들의 ‘터치스크린’적 본능을 실현시키는 실내 조각 놀이터

아이들의 ‘터치스크린’적 본능을 실현시키는 실내 조각 놀이터

마지막 갤러리 층, 백화점 쇼윈도 같은 공간에서 ‘홈비디오 #43, 미디어시티 나들이(2056, 9)’ 작품은 아이들이 참 좋아할만한 공간이다.

컬러풀한 다양한 크기의 조각들이 모여있다. 아이들이 촉각에 대한 욕망이 풍부하다는 점과, 미술관에서는 그 누구도 절대 작품을 만질 수 없다는 규칙의 대조가 일어난다.

가족 단위 미술관 방문객들에게 작동하는 미적 감상에 의문을 제기하며 작가는 무엇이든 만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터치스크린’적 본능을 옭아매지 않는 실내 조각 놀이터를 제시한다.

작가는 누구나 언제든지 만질 수 있는 조각들로 이루어진 이 공간이,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부모들의 휴식을 담당하는 조각 공원으로 기능하길 염원한다 전했다.

퍼포먼스 등의 공연 작품은 시간이 맞지 않아 주로 설치 작품 위주의 전시를 관람했다.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작품 설명을 한참 들여다보고서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으로 구분됐다. 개인마다 감상평과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 또 다른 재미 아니겠는가. 미디어에 대해 공감하고 생각할 수 있는 전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방문을 추천한다.

■ 서울시립미술관 정보
○ 위치 : 중구 덕수궁길 61
○ 일시 : 화~금요일 오전10시~오후8시, 동절기(11월~2월) 주말 및 공휴일 오전10시~오후6시, 뮤즈엄 나이트(매월 둘째·마지막 주 수요일) 밤10시 연장 개관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 입장료 : 무료, 일부 특별전은 유료,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 홈페이지: http://sema.seoul.go.kr/
○ 문의: 02-2124-8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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