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이 꼴깍! 군침 도는 ‘서울김장문화제’ 현장 속으로

시민기자 문청야 시민기자 문청야

Visit233 Date2018.11.05 15:39

서울김장문화제의 김장나눔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 6천여 명이 모여 총 165톤의 김치를 담궜다.

서울김장문화제의 김장나눔에 참여한 시민들. 6천여 명이 모여 총 165톤의 김치를 담궜다.

가을 끝자락, 집집마다 한 가지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김장이다. 요즘엔 사시사철 채소를 사 먹을 수 있어 예전처럼 많은 양의 김장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김장을 끝내야 마음이 편안하다.

김장은 가족 간의 정, 이웃 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 계기도 된다. 시집간 딸 사위, 아들 며느리 모두 모여 김장을 하고, 갓 삶은 돼지고기에 방금 버무린 김치를 얹어 먹을 때는 뿌듯한 마음과 더불어 행복한 마음이 든다. 이렇게 김장 담그는 풍습은 서로 간의 정이고 사랑이다.

서울시는 11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서울광장과 무교로 일대에서 ‘따뜻한 나눔, 서울이 김장하는 날’이란 주제로 ‘제5회 서울김장문화제’를 개최했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6,000여 명의 시민들이 165톤의 배추를 버무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지난 2~4일, 서울광장에선 김장문화의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는 ‘서울김장문화제’가 열렸다.

지난 2~4일, 서울광장에선 김장문화의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는 ‘서울김장문화제’가 열렸다.

100여 가지 김치 전시, 명인들의 시연과 체험은 물론, 김장 재료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김치마켓까지 우리 ‘김장문화’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 풍성한 잔치였다.

이 날 만든 김치는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하는 ‘김장나눔’뿐만 아니라, 김치의 역사와 지역별 김치 ‘전시’ 프로그램, 어린이·외국인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명인의 시연, 김치상상놀이터까지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마련됐다.

김순자 명인의 시연. 맛있는 김치 담그기의 비법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김순자 명인의 시연. 맛있는 김치 담그기의 비법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여러 명인의 시연 프로그램 중 김순자 명인의 시연에 직접 참여해 보았다. 김순자 김치명인의 시연 코너에서는 배추 고르는 방법부터 절이는 방법, 맛있는 김장김치 양념 만드는 법, 배추속 넣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김치를 맛있게 하려면 일단 재료가 신선해야 하고 끓이고 달인 육수에 고춧가루 등을 넣고 묽게 만든 다음 채소(쪽파, 대파, 미나리, 갓 등)는 나중에 넣어 양념 속을 만들라고 명인의 비법을 일러주었다. 양파는 안 넣거나 넣으려면 갈아서 조금만 넣을 것을 권했고, 대파는 하얀 부분만 잘게 썰어서 넣었다. 명인은 달근한 맛을 내기 위해 배와 꿀을 사용했다. 김치속도 하룻밤 정도 숙성시켰다가 사용하는 게 좋다고 했다.

김치를 통에 담을 때는 배추 겉잎 몇 장을 떼어놓았다가 김치 위에 배추 겉잎을 덮어두면 공기와 접촉을 적게 해주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과연 명인의 김치는 고급스런 맛이 날 것 같았다.

김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김치뮤지엄’과 대한민국 팔도 김치를 소개하는 ‘김치 100선’ 전시(좌),현장 접수를 위해 줄을 선 시민들(우)

김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김치뮤지엄’과 대한민국 팔도 김치를 소개하는 ‘김치 100선’ 전시(좌),현장 접수를 위해 줄을 선 시민들(우)

지난 9월 김장나눔 참여자 사전모집은 이미 마감되었으나, 현장을 방문한 시민에게도 서울광장 내 별도의 ‘김장나눔 체험존’에서 참여의 기회가 제공돼 길게 줄을 선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자는 3일 토요일에 참석해 보았다. 1시부터 시민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개인으로 접수한 사람도 있었고, 단체로 접수한 사람들도 있었다. 현장에는 비닐에 싸인 쟁반과 버무릴 수 있는 커다란 그릇과 잘 버무려진 양념과 절인 배추가 준비되어 있었다. 모두 모이기 전까지는 절대 절인배추 박스를 열지 못하도록 하였고, 정각 2시가 되자 김장이 시작되었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질서 있게 움직이는 모습은 그 자체가 장관이었다.

이 날 담근 김치는 소외된 이웃에게 기부된다

이 날 담근 김치는 소외된 이웃에게 기부된다

커다란 봉투 하나씩을 나누어 주었는데 그 안에는 앞치마, 머리수건, 면장갑, 고무장갑, 마스크, 핫팩까지 들어있었다. 외국인 참가자들도 있었는데 많이 서툴러서 먼저 한 사람이 도와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만들어진 김치는 주로 남자들이 날랐다. 하얀 스티로폼 박스가 차곡차곡 쌓이는 모습에 마음도 뿌듯해져 갔다.

이렇게 담근 김치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인 ‘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해 자원봉사자 모집과 재료비 모금이 10월 31일까지 진행되었고, 모금액은 전액 김장재료 구매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대형 에어돔 ‘서울김장간’에선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대형 에어돔 ‘서울김장간’에선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서울광장에 설치된 대형 에어돔 ‘서울김장간’은 김치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으로 지난해에도 진행되어 호평을 받았다. 올해는 시연과 전시로 구성된 ‘서울김장간1’과 강연과 체험으로 구성된 ‘서울김장간2’로 나누어 운영했다.

‘서울김장간1’에서는 김치100선, 김치뮤지엄, 명인의 김장간을 선보였다. 김치의 기원이 된 고대 채소절임에서부터 조선시대 김치, 전라도·경상도·함경도 지방과 평양 통배추김치를 대한민국 김치명인들과 김치전문가 등이 참여해 재현했다.

아이들을 위한 흥겨운 공연 및 스탬프 투어 등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도 함께 펼쳐졌다

아이들을 위한 흥겨운 공연 및 스탬프 투어 등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도 함께 펼쳐졌다

‘서울김장간2’에서는 우리집 김장간, 전문 셰프에게 이색 김치요리를 배우는 셰프의 김장간, 외국인에게 김치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며 김장체험도 하는 외국인 김장간까지 남녀노소 다함께 즐기는 체험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외국인 김장간은 영어로 진행되었다.

김장을 주제로 한 다양한 공연도 펼쳐졌다. 김치요정들이 들려주는 김장 동화, 김치요정들과 함께 모형 김치를 만드는 놀이형 체험, 피아노 치는 새우와 춤추는 마늘 등 김장재료들과 시민들이 어우러져 흥겹게 춤추는 참여형 공연 ‘버무림 잔치’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관람객들을 흥겹게 했다.

외국인에게 김치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는 체험 프로그램도 열렸다

외국인에게 김치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는 체험 프로그램도 열렸다

한쪽에는 노곤노곤 파김치 쉼터도 마련해 놓았다. 노란 파라솔 아래 해먹에서 피곤한 몸을 쉴 수 있게 한 장소가 눈에 띄었다. 커다란 김장독 옆에는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활동도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과 외국인들이 특히 신나했다.

행사가 끝난 후 시청광장에는 김치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하얀 쌀밥 한 공기 생각이 간절했다. 역시 한국 사람과 김치는 떼려야 뗄 수가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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