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도시 이정표에 평양이 표시된 이유는?
시민기자 서울시 직원기자단·이현(서울시 남북협력담당관)
발행일 2018.09.11. 15:57
“서울에서 평양까지 196km!” 최근 서울시는 세계 주요 도시와 함께하는 사람 중심의 ‘걷는 도시, 서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자매우호도시 간 거리와 방향을 나타내는 안내표지판을 설치했다. 명동, 이태원, 서울역, 광화문광장 등 보행자들이 많은 지역 20곳에 ‘세계도시 이정표’를 설치한 것이다.
각 이정표는 서울시의 62개 자매우호도시 가운데 15개 세계 주요 도시를 선정해 표시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평양이 표시돼 있다는 것이다.
서울과 평양은 아직 자매우호도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세계도시 이정표를 설치하면서 평양을 표시한 데는 최근 남북관계의 진전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을 반영한 것도 있지만, 서울시가 구상하고 있는 ‘서울-평양 포괄적 도시협력 구상’(이하 ‘도시협력 구상’)을 실현하고자 시민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한 차원이 크다.
‘도시협력 구상’은 이번 6.13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사항으로 ‘도시인프라 협력’, ‘경제협력’, ‘시민교류’ 3대 분야에서 서울-평양 교류협력을 단계별로 추진하겠다는 원대한 구상이다.
특히 ‘도시협력 구상’의 우선 과제로 ▲서울-평양(경평) 축구대회, ▲2019년 100회 전국체전 공동개최 또는 평양 참가 추진, ▲서울-평양 교향악단 합동 공연 등이 눈에 띈다. 모두 비정치적인 분야이자 중장기적인 도시 인프라 협력과 경제협력을 위한 마중물 사업들로 우리 시민들이 가까이에서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4.27 남북정상회담,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및 공동입장 등 정치, 사회, 문화, 스포츠 분야에서 남북교류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더딘 가운데 아직 유엔과 미국의 경제제재가 풀리지 않은 터라 남북교류협력의 물꼬가 확 트이길 기대하는 국민들의 갈망을 해소해 줄 정도는 아니다.
그 동안 서울의 시공간을 되돌아보면 남과 북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많은 행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나고 남는 것은 아스라한 행사의 기억뿐. 이것마저도 이래저래 바쁜 일상에서 완전히 잊히기 마련이다. 마치 남과 북, 서울과 평양이 이런저런 행사 때 반짝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끼다가 끝나고 나면 부지불식간에 다시 먼 나라, 먼 이웃임을 자각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평양은 아직 우리시의 자매우호도시는 아니지만, 같은 민족을 떠나 한 나라로 볼 때 서울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도시입니다. 세계도시 이정표를 설치하면서 당연히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넣고 나니 평양이 이렇게 가까웠구나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런 것이 계기가 돼 남과 북, 서울과 평양이 자유롭게 왕래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세계도시 이정표 설치 실무를 담당한 도시교통본부 보행정책과 홍주희 주무관의 설명이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196km!” 이 이정표보다 북한과 평양이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걸 체감케 하는 게 또 있을까! 이 작은 이정표가 시공간을 떠나 심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남과 북, 서울과 평양을 다시 가깝게 연결해 주는 끈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이 이정표 하나가 남과 북, 서울과 평양을 직접 이어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 떨어져 있던 둘이 다시 만나고자 한다면 준비와 연습이 조금은 많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만나고 또 만나다 보면, 정말 서울과 평양은 ‘세계도시 이정표’의 설치 취지에 맞게 우호도시로, 또 자매도시로 서로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 서울은 평양을 만나기 위한 연습과 준비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 ‘서울, 이제 평양을 만나러 갑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을 떠올리니 벌써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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