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파리공원’ 가봤니?

시민기자 박분

Visit515 Date2018.08.20 15:20

파리공원의 대표적 상징물인 개선문과 에펠탑 모형

파리공원의 대표적 상징물인 개선문과 에펠탑 모형

양천구 도심 한가운데는 ‘파리공원’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공원이 있다. 파리공원은 한국과 프랑스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공원이다. 1986년, 두 나라는 수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서울엔 ‘파리광장’, 파리엔 ‘서울광장’을 각각 조성하기로 했다. 한국은 서울 양천구 목동에 파리광장을 조성한 뒤 ‘파리공원’으로 이름을 명명했다. 파리에 가면 역시 같은 시기에 조성한 ‘서울광장’이 있다고 한다.

파리공원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린 도심 속 쉼터다. 1987년 개원했으니 어느덧 30년의 세월을 간직한 공원이 됐다.
서울 속 파리공원은 어떻게 생겼을까? 프랑스와의 수교를 기념한 공원인 만큼 파리공원은 상징성을 갖춘 점이 큰 특징이다. 프랑스와 어우러지는 의미로 조성한 한불마당과 프랑스 양식의 자수화단, 파리광장 등이 기념공원으로서의 면모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 밖에 연못과 분수대, 야외무대 등으로 구성해 근린공원으로서의 모습도 갖추고 있다.

장미꽃이 만발한 파리공원 ‘자수화단’ 모습

장미꽃이 만발한 파리공원 ‘자수화단’ 모습

파리공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장미꽃이 만발한 정원을 마주하게 된다. 큰 규모의 정원은 아니지만, 잔디가 깔린 프랑스풍의 화려한 정원이다. ‘꽃으로 수놓은 것 같은 화단’이라는 뜻의 ‘자수화단’으로 불리는 이곳엔 계절 따라 다양한 꽃이 피어나는데 8월 초인 이때까지도 땡볕에 피어난 장미가 불볕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자수화단 앞 넓은 마당은 ‘한불마당’으로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 정도로 드넓다. 한쪽에는 야외무대도 있어 공연과 야외결혼식 등이 열리기도 한다. 한불마당에서 조금 떨어진 잔디밭에 이르면 아주 특별한 조형물과 만나게 된다. 한 달 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우승을 차지한 후 파리시민들이 운집해 열광했던 곳, 바로 에펠탑과 개선문이다. 축소한 모형이지만 섬세하게 조각된 개선문과 유려한 자태의 에펠탑이 햇살 아래 반짝인다. 프랑스의 상징인 에펠탑과 개선문은 서울의 파리공원에서도 대표적 상징물이 된지 오래다. 키 작은 에펠탑과 개선문이 있어 공원은 아기자기한 동화 속 마을 같기도 하다. 두 모형물 앞에는 쉬어 갈 벤치도 놓여 있어 이곳은 포토존으로 모두에게 각광받는 명소이기도 하다.

파리공원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는 아이들

파리공원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는 아이들

파리공원 한복판에는 분수대를 겸한 커다란 인공연못이 자리 잡고 있다. 물결이 잔잔한 연못은 분수가 가동되지 않을 때는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수면에 주변 건물과 광장의 모습이 고스란히 비춰져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연못가에는 시골 정자나무 같은 보기에도 시원스런 아름드리 느티나무쉼터가 있어 운치를 더한다. 오후 1시가 되자 연못 둘레 분수대에서 일제히 물줄기가 솟구쳐 올라왔다. 8월 불볕더위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뛰어와 시원한 물줄기에 몸을 적시기도 한다. 시원하게 솟구쳐 오르는 분수는 보고만 있어도 더위가 가시는 듯하다.

벽천분수 사이로 성당 첨탑이 보이는 파리공원의 풍경

벽천분수 사이로 성당 첨탑이 보이는 파리공원의 풍경

연못에는 벽천분수도 있어 또 다른 모습을 선사한다. 네모난 형태로 두 개의 벽을 이룬 이 벽천분수는 겉보기에는 밋밋해 보이지만 분수대 뒤로 돌아와 두 벽 사이로 바깥 풍경을 보면 뜻밖에도 새로운 풍경을 만나게 된다. 인근 성당의 뾰족한 첨탑이다. 벽천분수를 세울 당시 유럽풍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이 풍경을 염두에 두었던 건 아니었을까 싶으리만치 주변의 아름다운 배경과 잘 조화가 돼 한눈에 쏙 들어온다. 뿐만 아니라 벽천분수대 아래 고인 물에 투영돼 멋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파리공원의 숨은 명소이기도 하다.

파리공원 산책로에서 곤충채집하는 아이들

파리공원 산책로에서 곤충채집하는 아이들

연못과 마주한 숲 그늘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으로 평상과 벤치, 체력단련 기구, 발바닥 지압보도 등 운동시설도 갖추고 있어 운동하고 쉬어가기에 좋다. 파리공원에서는 양천구에서 운영하는 체조교실이 매일 아침(6~7시)과 저녁(20~21시)에 열리고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녹지가 많은 파리공원은 공원 둘레로 울창한 숲을 이룬 산책로가 이어져 더욱 반갑다. 산책로에 들어서면 매미 소리로 가득하다. 매미채를 들고 나와 곤충채집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아기 주먹만 한 열매가 열린 모과나무와 물푸레나무, 단풍나무가 무성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숲 속을 걷는 기분을 만끽 할 수 있다. 작은 공원이지만 이것저것 구경하고 산책하다보면 1시간은 훌쩍 지난다. 파리공원 담장 밖으로 나와 목동 아파트단지에 둘러싸인 파리공원 돌담길을 걸어보는 것도 호젓해 좋다.

입추를 지나며 바람결이 사뭇 달라짐을 느낀다. 파리공원의 개선문과 에펠탑 미니어처를 감상하면서 잠깐이나마 프랑스의 향기에 취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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