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음악 바캉스 ‘베토벤의 비밀 노트’

시민기자 문두성

발행일 2018.08.09. 10:28

수정일 2018.08.09. 14:29

조회 1,008

베토벤의 비밀노트 공연 포토존. 비치된 바이올린과 첼로를 아이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다

베토벤의 비밀노트 공연 포토존. 비치된 바이올린과 첼로를 아이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우리 아이가 음악, 특히 클래식과 쉽게 친해지길 기대한다. 만약 내 아이가 소리에 민감하다고 느껴진다면, 더더욱 클래식을 자주 들려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당연한 욕심이다. 그런데 막상 클래식을 찾아 들려주려고 하면, 수많은 클래식 곡 중에서 무엇을 들려주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어렵게 선정해 들려준다 한들 아이들은 들려오는 음악에 잠시 흥미를 보이는 듯하다가 금세 다른 놀이에 빠져, 들려오는 음악에 무관심하기 일쑤다.

이러한 부모들의 고민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이 모든 것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멋진 공연이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쳐진다. 바로 명품 클래식 놀이극 <베토벤의 비밀노트>이다.

베토벤의 대표적인 곡을 악기별로 새롭게 편곡해 연주해준다

베토벤의 대표적인 곡을 악기별로 새롭게 편곡해 연주해준다

바이올린 연습은 싫고, 축구가 마냥 좋은 민서가 연습실에서 베토벤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속으로 점차 빠져들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베토벤의 대표적인 6개의 곡을 듣게 된다. ‘비창 소나타’, ‘엘리제를 위하여’, ‘운명 교향곡’, ‘월광 소나타’, ‘터키 행진곡’, ‘합창 교향곡’ 등 익숙한 멜로디가 흐르면서도, 악기별로 새롭게 편곡되어 연주되는 또 다른 느낌의 멜로디에 함께한 부모님도 흥미롭고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야기 흐름 속에서 악기 소리와 악기 이름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장면

이야기 흐름 속에서 악기 소리와 악기 이름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장면

부모로서 너무나 흡족했던 순간이다. 합주도 좋지만, 부모는 아이에게 각 악기의 고유 소리를 들려주고, 그 소리를 온전히 느끼게 해 주고픈 바람이 있다. 그리고 저 악기 이름이 첼로였던가, 콘트라베이스였던가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선뜻 아이들에게 얘기하지 못하고 있는 찰나, 베토벤 비밀노트가 펼쳐지며 공연 속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각 악기의 개성 있는 소리와 이름이 소개된다. 엄마인 나는 '저건 실로폰 소리야' 하고 나직이 얘기해 주었는데, 더욱 상세한 명칭으로서 '마림바'라고 소개된 것도 기억에 진하게 남는다.

이야기 속에서 민서는 자신이 받은 축하 카드로 작사와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른다. 그 축하 카드는 공연 전에 관람객들이 미리 써서 상자에 넣어 둔 네 글자 단어이다. 이 바보야, 방귀소리, 사랑해요, 축구좋아, 놀이시간 등등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단어들이 모여 가사가 되고, 곡이 되고, 노래가 되는데 관람하는 아이들은 너무나 즐겁다. 좋아서 까르르 웃는 아이의 모습이, 음악이라는 친구가 다가가 손을 잡은 것만 같다.

음악이란 특별히 다른 것이 아니야. 공연 전 아이들이 적어준 단어를 가지고 가사로 만들어주는 ‘나도 작사가!’ 코너.

음악이란 특별히 다른 것이 아니야. 공연 전 아이들이 적어준 단어를 가지고 가사로 만들어주는 ‘나도 작사가!’ 코너.

베토벤이 소리가 들리지 않아 고뇌하는 장면에서 민서는 종이컵에 연결한 실을 베토벤의 손가락에 걸어 소리의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관람석으로 내려와 관람하는 아이들의 손가락에도 실을 걸어 소리의 진동을 전해주었다. “소리의 진동이 느껴져?” 민서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마지막 합창 교향곡이 울려퍼질 때에, 함께 한 아이들도 다 함께 부를 수 있도록 민서가 노래를 가르쳐 준다. 합창 연주와 합창 노래가 어우러져 공연장에 있는 모두가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 부모가 아이에게 소개해 주고픈 클래식이란, 또 음악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벅차오르는 감동을 부모도, 아이와 함께 하나가 되어 가슴에 담게 된다.

포토존에서 바이올린을 만지는 아이의 손길이 조심스러워 주의를 주고 있는데, “이건 직접 만져보라고 비치한 것입니다”라고 친절한 말이 전해온다. 그 순간 반짝이는 아이의 눈빛이란, 바이올린을 제대로 잡을 수 없는 짧은 팔의 한계를 충분히 뛰어넘고도 남음이 있다.

뜨거운 여름날, 광화문 광장에서 솟구치는 분수의 물처럼 부모와 아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적셔주는 명품 클래식 놀이극 "베토벤의 비밀노트"는 8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펼쳐진다. 7인조 실내악 전문 연주자들이 준비한 '어린 자녀들을 위한 최고의 공연 선물'은 우리 자녀들에게 기꺼이 좋은 것을 주고픈 부모들 마음에 최고의 여름 선물이 되리라 기대한다.

■ 2018 세종어린이시리즈 ‘베토벤의 비밀노트’

○ 기간 : 2018.08.03 (금) ~ 2018.08.16 (목)

○ 장소 : 세종체임버홀

○ 시간 : 8.03(금)~8.16(목) (공연시간 : 50 분 / 인터미션 없음)

평일, 토요일 11시, 14시, 일요일 14시, 16시

8.14(화) 오후7시30분

○ 연령 : 만4세입장가(2014년 이전 출생)

○ 티켓 : R석 35,000원, S석 25,000원

○ 홈페이지 : 세종문화회관

○ 문의 : 세종문화회관 02-39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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