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대중교통 좀 더 시원하게 이용하고 싶다면?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기자 한우진

Visit1,257 Date2018.07.24 16:06

전동차 중앙의 교통약자배려석은 약냉방석으로 운행된다

전동차 중앙의 교통약자배려석은 약냉방석으로 운행된다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16) 여름철, 지하철과 버스 시원하게 이용하는 법

폭염이 기승이다. 요즘 낮에 밖에 나가보면 단순히 불편한 것을 넘어 건강에 위협을 느낄 정도다. 노약자가 쓰러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더운 여름에 이동을 해야 한다면 좀 더 시원하게 이동할 방법도 찾아봐야 할 것이다.

지하철에는 천장에 대용량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바람이 나오는 곳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전동차 지붕 전체에서 찬바람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전동차 지붕을 잘 살펴보면 찬바람이 나오는 구멍이 있다. 구멍은 길쭉하게 직선 형태로 되어 있으며 이를 ‘라인 플로 팬(Line Flow Fan)’이라고 부른다. 바람이 나올 때는 좌우로 회전도 한다. 집에 있는 둥근 선풍기의 목이 좌우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하지만 천장에 이것이 없는 부분도 많다. 바람을 내보내지 않고 오히려 빨아들이는 곳도 있고, 천장에 아무것도 없는 곳도 있다. 또한 천장에 모니터가 달린 곳도 이러한 팬이 없다. 오히려 모니터 냉각팬에서 더운 바람이 나온다. 따라서 좀 더 시원하게 지하철을 이용하고 싶으면 아무곳에나 서 있지 말고, 천장을 잘 살펴보고 찬바람이 나오는 라인 플로 팬 밑에 서 있는 것이 좋다.

특히 전동차 한가운데에는 라인 플로 팬이 아예 설치되지 않은 곳이 있다. 그러면 이곳 좌석은 자연스럽게 온도가 올라가므로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여기를‘약냉방석(弱冷房席)’으로 이름 붙여두었다. 더위를 느끼는 사람은 이곳을 피하는 게 좋다. 아울러 이곳은 동시에 교통약자석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교통약자들이 찬바람에 약하기 때문에 겸사겸사 지정한 것이다.

참고로 중앙부 교통약자석은 기존 가장자리 노약자석과는 별도로 추가 지정된 곳이다. 가장자리 노약자석에 노인이 아닌 교통약자(장애인, 부상자, 임산부, 어린이 동반자 등)가 앉기 어렵다는 의견 때문에 신설된 곳이다.

전동차 천장의 냉기가 나오는 부분인 라인 플로 팬(좌), 약냉방석 천장에는 라인 플로 팬이 없다(우)

전동차 냉기가 나오는 부분인 라인 플로 팬(좌), 약냉방석 천장에는 라인 플로 팬이 없다(우)

한편 지하철 전동차에서 또 더운 곳은 바로 문 앞이다. 문이 열릴 때마다 밖에서 더운 공기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문 앞 공간에 냉방을 강화하거나, 문 바로 위에서 강한 바람을 내려 보내 바깥의 더운 바람을 차단하는 ‘에어커튼’을 적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찬바람에 약한 사람들을 위해서 전동차 한 칸 전체를 높은 온도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약냉방칸’이라고 한다. 10량 전동차는 4, 7호차, 8량 전동차는 4, 5호차, 6량 전동차는 3, 4호차에 설치되어 있다. 9호선은 4량밖에 안 되므로 약냉방칸이 없다. 따라서 더위가 느껴진다면 약냉방칸을 피하는 게 좋을 것이다. 약냉방칸 여부는 전동차 안에 쓰여 있고 스크린도어에 부착되어 있기도 하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강장에서도 천장을 잘 살펴보면 바람이 내려오는 구멍이 설치된 곳이 있다. 승강장은 냉방이 약해서 더욱 덥기 때문에 이런 구멍 밑에 서 있으면 바람을 맞아 조금이라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도 근본적으로 사람이 적은 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파발이나 사당 등에서는 승객 없이 새로 출발 열차들이 있는데 이를 골라서 이용하면 승객이 적으니 좀 더 시원하다. 다만 승강장에 부착된 열차시각표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승강장에 설치된 열차도착 안내기에서 바로 뒤에 열차가 오고 있다면, 차라리 이번 열차를 보내고 다음 열차를 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지하철은 열차간 간격이 불균등한 경우가 많은데, 앞차에 붙어서 달리는 뒤차는 승객이 적어 시원하고, 앞차에 멀리 떨어져서 달리는 뒤차는 승객이 많아서 더 덥다.

지하철이 정 덥다고 여겨지면, 서울교통공사 고객센터(1577-1234)에 전화나 문자를 하여 냉방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전동차 한쪽 끝 벽면에 설치된 인터폰으로 기관사를 불러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이 장치는 사고나 화재 같은 비상시에만 쓰는 것이다.

차내 혼잡도를 안내하고 있는 버스안내단말기

차내 혼잡도를 안내하고 있는 버스안내단말기

그러면 버스는 어떨까? 버스도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 버스의 에어컨 바람은 좌석 천장에 설치된 둥근 냉기 토출구에서 나온다. 가운데 손잡이를 돌려 구멍을 막거나 열 수 있다. 찬바람이 싫은 사람들이 구멍을 막아둔 경우가 많다 보니, 더위가 느껴지면 일단 구멍이 열려 있나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지하철과 달리 버스는 지상에서 운행되므로 햇빛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햇빛 쪽에 앉으면 당연히 더워진다. 자신의 진행 방향과 태양의 위치를 고려해서 좌석을 고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오후에 남쪽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면 왼쪽 좌석에 앉아야 한다. 특히 지정좌석제인 시외버스나 고속버스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하다. 스마트폰 앱으로 승차권을 예약할 때 좌석을 정할 수 있는데, 이때 햇빛 반대쪽 좌석을 선택하면 된다.

한편 현재 서울버스는 도착 예정 차량의 혼잡도를 앱이나 버스정류장 안내 단말기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혼잡’, ‘보통’, ‘여유’의 3단계로 알려주는데, 혼잡이 낮은 버스를 타면 당연히 좀 더 시원하다. 하지만 굳이 뒤에 오는 덜 혼잡한 버스를 골라 타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이번에 도착하는 버스가 혼잡, 그 뒤에 있는 버스가 보통이라고 해도, 그 뒤에 있는 버스가 자기 정류장에 도착할 때면 혼잡으로 바뀌어 있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같은 경로로 가는 다른 번호의 버스들 중에서 덜 혼잡한 것을 골라 타는 게 나을 수 있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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