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도시의 노벨상 '리콴유 세계도시상' 받는 이유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8.07.09. 11:00
스페인의 빌바오, 미국의 뉴욕, 중국의 수저우, 그리고 서울.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살기 좋고 활기차며 지속가능한 도시에게 주어지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은 도시들이다. 서울은 올해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도시로 선정됐다. 리콴유 상은 낯설지만, 뉴욕은 익숙한 까닭일까. 세계적 도시와 동일한 상을 서울이 받았다는 사실에 놀랍고 내심 으쓱해진다. 그리고 이내 궁금해진다. 2년마다 한 도시를 선정한다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에 대해서. 또 전 세계 수많은 도시들 중 서울시가 이 상을 받게 된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오는 7월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도시정상회의(World Cities Summit) 시상식에 앞서 <내 손안에 서울>에서 그 궁금증을 풀어보려 한다. |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도시
지난 3월 1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2018년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도시가 공식 발표됐다. 2년 만에 다섯 번째 수상도시의 영예를 차지한 도시는 ‘대한민국 서울’이었다.
‘리콴유 세계도시상(Lee Kuan Yew World City Prize)’은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도시재개발청(URA)’과 싱가포르 정부가 설립한 ‘살기좋은도시만들기센터(CLC)’ 공동주관한다. 2010년 신설됐으며, 2년에 한 번씩 시상하는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상의 하나로 꼽힌다.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도시에는 상장, 메달과 함께 약 2억 5,000만 원(SGD 300,000)의 상금이 주어진다.
서울시는 이 상금으로 ‘서울시 우수정책 해외진출 및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에 사용해 서울이 축적한 노하우를 더 많은 개발도상국 도시들에게 전수할 계획이다.
스페인 빌바오, 미국 뉴욕… 역대 수상 도시들
살기 좋은 도시, 활기찬 도시에게 주는 상이라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은 지금까지 어떤 도시들이 받았을까? 이 상을 처음 받은 도시는 '빌바오효과'로도 유명한 스페인의 빌바오란 도시다.
2010년 수상 도시인 스페인 빌바오는 쇠퇴한 공업도시를 문화와 지식기반 경제의 창조도시로 전환했다. 25년 동안 25개 분야의 프로젝트 수행(수변공간 재생, 문화사업 등)하고, 네르비온강 일대의 쇠퇴한 공업지대를 재개발해 구겐하임미술관을 조성함으로써 ‘문화의 중심지’로 재탄생시켰다.
2012년 수상 도시는 미국 뉴욕이다. 뉴욕은 2011년 911사건 이후 침체된 도시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뉴요커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도시 인프라에 과감히 투자했다.
맨하탄 지역을 보행전용구역으로 만들고 공원‧자전거 전용도로 설치 등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추진했다. 뉴욕시와 시민단체간의 활발한 소통으로 그 유명한 '하이라인' 공원 등 혁신적 공간정책이 진행됐다.
2014년 수상도시는 중국 수저우다. 농업과 제조업 중심의 도시에서 서비스 중심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도시로 탈바꿈했다.
지하철 등 물리적 인프라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했으며, 농업인구의 도시화를 위해 '1 for 3' 주거 정책 즉, 1개 농장 주거를 3개 도시 주거와 교환하는 정책을 펼쳤다.
지역경제의 성장동력 및 개발압력은 새롭게 조성한 CBD로 유도하고,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는 지역은 역사지구로 지정하여 보존했다.
2016년 수상도시 콜롬비아 메데인은 범죄와 가난으로 점철되었던 도시를 지속가능발전 도시로 변혁시켰다.
언덕 위 거주자들의 이동성 향상을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설치(2011년)하고, 중심지와는 케이블 카로 연결시켰다. 케이블카를 대중교통시스템화 시킨 것은 세계최초(2014년)다. 사회통합을 위해 고지대 저소득 주거지에 도서관 공원도 설립했다.
공공기업 EPM(Empresas Publicas de Medllin)을 설립하여 해외에도 투자하고, 수익중 30%를 사회정책 및 사업에 투자했다.
이처럼 역대 수상도시들의 사례에서 침체된 도시의 문제들을 풀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성과들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리콴유 세계도시상의 성격을 짐작해볼 수 있다.
"시민참여로 추진한 도심재생사업"
다시, 서울시로 시선을 옮겨보자. 대한민국 서울이 다섯 번째 수상도시가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리콴유 세계도시상’ 사무국은 지난 3월 16일 올해 수상도시로 서울을 발표하면서 선정사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도심 공동화와 침체된 상권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전면철거 대신 시민참여를 통한 재생방식을 도입해 서울을 보행재생, 산업재생, 역사문화 재생도시로 변혁시키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도시계획의 틀을 마련했다"
서울시가 그간 추진해온 보행재생(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역사문화재생(청계천 복원), 산업재생(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시민 참여로 추진한 도심재생사업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수상도시 선정은 각 도시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구체적인 정책을 중심으로 사무국에 제출하면, 심사위원회에서 리더십, 전략‧실행방법의 창의성과 혁신성, 타 도시 적용 가능 여부, 계획의 통합성과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울시는 <시민과 함께하는 서울도심재생>이라는 주제로 서울로 7017, 다시세운상가, 마포문화비축기지, 연세로 보행전용지구, 동대문 산업재생, 청계천 복원, 2030 서울플랜 등의 정책을 관련 사업으로 제출했다.
■ 제출정책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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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이 어둡다 했던가. 2018년 현재 우리가 발붙이고 살지만 우리는 잘 몰랐던 서울의 변화. 이번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을 계기로 다시 보게됐다. 우리가 사는 도시가 얼마나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곳인지 깨닫게 됐다. 리콴유 상이 우리에게 준 진짜 선물은 2억이 넘는 상금이 아닌 서울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그것에 있지 않을까. 수상으로 '끝'이 아니라 서울이 오래도록 살기 좋은 도시로 나아가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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