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수소차 도입, 어디까지 왔나?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기자 한우진

Visit958 Date2018.07.04 15:41

제주도의 전기차 렌터카

제주도의 전기차 렌터카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15) ‘서울시 친환경차 보급촉진 정책토론회’ 현장 리포트

‘전기차가 늘어나면 전기가 부족해질까?’
‘제주도는 전기차 천국이라는데 서울도 가능할까?’
‘수소차가 전기차의 단점을 해결한다는데?’

시민들의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주고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하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지난 3일 양재역 근처 서울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친환경차 보급촉진 정책토론회’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시 산하의 도시정책 연구기관이다. 1본부 6연구실 3센터에 270여 명의 연구원과 직원들이 서울이 당면한 도시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는 서울시 최고의 두뇌집단이다. 한편 서울연구원에서는 작년 5월부터 친환경차 보급계획 수립 및 분석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토론회는 본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향후의 전망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되었다.

서울시 친황경차 보급촉진 정책토론회 현장

서울시 친환경차 보급촉진 정책토론회 현장

미세먼지 걱정 없는 전기차, 수소차 확대하려면?

먼저 서왕진 원장의 개회사가 있었다. 작년에 취임한 서 원장은 환경시민단체에서 일했고 환경정책에 대해 정부 자문역을 맡았으며, 환경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딴 국내 최고의 환경전문가 중 하나다. 특히 서울시 정책특보로 오랫동안 일했기에 서울시정 경험이 풍부하다.

서 원장은 “미세먼지 문제에는 교통 분야가 기여하는 부분이 가장 크다”면서 “서울의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친환경차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차는 미세먼지 배출이 전혀 없고, 수소차는 오히려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매보조금 제도 같은 다양한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빠르게 보급이 늘지 않는 것이 아쉽다”며, “이번 토론회가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보급을 촉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다.

서울 차량 절반을 전기차로 바꾸려면?

이어서 한양대학교의 고준호 교수가 ‘친환경차 도입과 서울시 정책방향’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하였다.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특히 대부분의 나라에서, 특정 도시의 친환경차 비율이 그 나라 전체 평균보다 크게 높은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친환경차 도입에 중앙정부보다 지자체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전기차 시장 변화

국내 전기차 시장 변화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 안의 전기차 판매 비중을 35%까지 늘리면, 약 30년만인 2050년까지 서울 전체 차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특히 평균운행거리가 전기차 최대운행거리보다 적은 승용차나 개인택시 등에서 전기차 보급이 용이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만 전기차가 늘어날 경우, 서울시 전력수요도 6.6%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전소를 추가로 짓지 않고도 전기를 효율적으로 나눠서 사용하는 ‘스마트전력망’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렇게 전기차를 늘리면서 스마트전력망 구축도 함께 시행하면 환경개선과 전력사용 효율화라는 일석이조의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의 천국, 제주도의 전기차 보급 현황은?

이어서 제주의 ‘서울연구원’이라고 할 수 있는 제주연구원의 손상훈 책임연구원이 제주 지역 전기차 보급현황을 소개하였다. 실제로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전기차 보급이 가장 잘 되어 있는 곳이다. 누구나 렌터카 회사를 통해 전기차를 쉽게 빌릴 수 있고, 길거리에서도 파란색 번호판을 부착한 전기차를 쉽게 볼 수 있다. 제주도의 등록 전기차는 1만대가 넘고, 충전기도 8,700여 대나 도입되어 있다고 하니 국내 최고의 전기차 선도 도시라고 할 만하다.

이렇게 제주도가 전기차 천국이 된 것은 전기차 도입을 단순히 교통문제로 보지 않고, 에너지, 환경, 산업, 일자리 창출의 측면에서 함께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전기차 콜센터 운영, 전기자동차 정책에 시민참여 등, 전기차 보급의 당사자이자 수혜자인 도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 것도 주효하였다. 물론 제주도는 면적이 작아 차량의 운행거리가 짧고, 기후가 온화하여 추운 겨울에 히터로 소비되는 전력이 없다는 천혜의 자연환경 덕도 보았다.

이 같은 제주도 전기차의 주목할 점은, 전기차가 소모하는 전력량을 풍력발전기 등 친환경 전력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 자체는 친환경적이나 전기차를 돌리는 전기를 만드는 방법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온 터라, 이같이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차의 제주도내의 상생은 주목할 사례이다. 아울러 제주도는 현재에 머물지 않고, 도내 차량의 100%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이 같은 전기차 보급 촉진에 서울과 제주도간 협력이 필요함도 강조하였다. 제주는 현재 ‘전기차’가 제일 많은 도시이고, 서울시는 ‘전기차로 전환할 차량’이 제일 많은 도시이기 때문에 협업의 의미가 크다. 안 그래도 수많은 서울-제주 항공편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두 도시가, 전기차 정책 노하우를 공유하고 정책 혁신 성장을 함께 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하나의 친환경차, 수소차의 장점은?

마지막으로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의 권성욱 실장이 수소차에 대한 소개 발표를 하였다.

수소차라고 하니 LPG차처럼 수소 가스를 태워서 달리는 차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수소차는 그런 게 아니라, 수소 가스를 연료전지라고 부르는 일종의 소형 화학적 발전기에 넣어서 달리는 차량이다. 연료전지는 연료통속의 수소를 배관으로 빨아들이고 공기 중의 산소를 합쳐 전기를 발생시킨다. 수소차는 연료전지가 만들어낸 전기로 모터를 돌려 달리며, 연료전지의 배출가스는 수소와 산소가 합쳐진 수증기(물)이다.

수소가스탱크와 연료전지는 차량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다. 또한 가스탱크에 수소를 넣는 시간은 배터리에 전기를 충전하는 시간보다 훨씬 짧으며, 한번 충전으로 전기차보다 더 오랜 거리를 달릴 수 있다. 특히 연료전지는 불순물 없는 산소를 필요로 하므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저절로 미세먼지가 걸러져서 대기 오염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서울 마포구 수소차충전소

서울 마포구 수소차충전소

문제는 수소차를 위해서 현재의 LPG충전소 같은 수소충전소를 설치해야 하는데 여기에 큰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수소차량의 가격이 전기차보다 크게 비싼 것도 문제점이다.

현재 수소에너지의 산업 기반이 전혀 없는 관계로 초기(2025년까지)에는 정부보조가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수소차가 계속 늘어나면서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게 되면 민간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단계(2030년까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주유소가 기름을 팔아 돈을 벌듯이, 수소충전소가 수소를 팔아 돈을 버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수소가격을 좌지우지할 것이 아니라 지침을 제시해 적절한 수소가격이 유지되어야 하고, 수소 유통도 대규모화 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무엇보다 수소버스는 많은 양의 수소를 소비하므로 수소산업 초기의 수소 수요를 늘리고 수소충전소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버스 같은 대형 차량들에게는 배터리가 무거워 운행거리가 줄어드는 전기차보다는 수소차가 제격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우리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어디서나 수소를 쉽게 공급받고, 길거리에서도 수소차를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소사회로 진입(2030년 이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차가 가져올 새로운 서울의 미래

행사 마지막에는 세 발표자들과 함께 자동차부품연구원, 교통연구원, 산업연구원, 환경공단 등의 전문가들이 나서서 토론을 벌였다. 무엇보다 출신 조직별로 친환경차에 대한 각자의 시각을 보여주는 게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한국교통연구원의 박지영 부연구위원은 전기버스, 관용차, 화물차 등 도시교통을 구성하는 다양한 차량들에 대한 친환경차 보급 확대방안을 논하였다.

한국환경공단의 정재복 차장은 그동안 전기차 충전소를 전국적으로 구축해왔던 경험을 활용한 조언을 남겼으며, 산업연구원의 조철 선임연구위원은 단순히 친환경차를 보급만 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 실제로 많이 운행을 하도록 해야 효과가 발생할 것임을 지적하였다.

또한 자동차부품연구원의 구영모 팀장은 전기차에 비해 기반이 부족한 수소차는 인프라 비용이 더 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충전 속도와 점유면적 등을 고려할 때 수소충전기 하나가 완속 전기충전기 500개에 해당하므로 오히려 차량당 비용은 더 쌀 수도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이와 같은 다양한 관점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토론자들은, 친환경차 도입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며 오히려 이 흐름에 앞서나감으로써 세계 지방행정과 친환경차 산업을 선도해나갈 수 있다는데 의견을 함께 하였다. 특히 이를 위해 서울시의 보다 세심하고 꼼꼼한 정책을 주문하였다.

사실 20세기 후반에만 해도 전기차는 멀리 못가고 느린 차라는 인식이 있었다. 골프장에서 쓰는 카트 용도로나 쓰는 것이라는 인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이 점점 발달하여 속도도 부족함이 없고, 한번 충전에 200km까지 갈 수 있는 국산 전기차와 600km까지 갈 수 있는 국산 수소차까지 등장한 상태이다.

따라서 이 같은 친환경차의 발전 속도를 고려해보면, 이제 서울시의 환경 개선을 위하여 친환경차 도입에 더욱 박차를 가할 때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같은 시점에 열린 ‘서울시 친환경차 보급촉진 정책토론회’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뜻깊은 행사였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친환경차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커지기를 바란다. 또한 정부와 서울시의 지원이 확대되어, 환경보호와 친환경차 산업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이를 통해 미세먼지도 줄이고, 시민들의 삶의 질도 한 단계 높아졌으면 좋겠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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