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한마음” 월드컵 거리응원전

시민기자 조시승

Visit417 Date2018.06.25 11:12

대형 태극기가 머리 위로 펼쳐지고 있다.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다.

대형 태극기가 머리 위로 펼쳐지고 있다.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F조 한국 대 멕시코와의 경기를 관람하러 6월 23일 오후 5시 시청광장으로 향했다. 시청역 5번 출구에서 서울광장으로 오르니 공식행사가 있기 전인데도 입구부터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여기저기서 이벤트 행사가 열리고 있었고 행사 관계자가 홍보물을 배포하고 있었다. 가족, 대학 동아리회원들도 중간 중간에 야외용 돗자리를 깔고 자리잡고 있었다. 멀리 광주에서 온 사람,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K-Pop 댄스 페스티벌 참가팀들(좌), 걸그룹 AOA의 무대(우)

K-Pop 댄스 페스티벌 참가팀들(좌), 걸그룹 AOA의 무대(우)

5시가 되자, K-Pop 댄스 페스티벌 사전행사가 시작되었다. 한국, 러시아(업비트), 스페인(DWD) 등 11개팀이 갈고 닦은 기량을 남김없이 발휘하였다. 2시간 넘게 실력을 겨룬 결과는 일본(마그네), 필리핀, 태국팀이 춤신, 춤왕의 본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차지하였다. 아이돌 그룹 ‘에이프릴’과 ‘카드’ 등의 화려하고 멋진 공연도 한껏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 대학생들도 거리 응원전에 참가했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 대학생들도 거리 응원전에 참가했다

메인무대인 광화문광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북쪽 무대에 500인치의 대형스크린이 설치되었고 많은 인파가 모여있었다. 서울광장이 가족 중심의 차분한 분위기였다면, 광화문광장은 우렁찬 응원가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며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행사장이 잘 보이는 무대 앞쪽과 세종문화회관의 계단은 이미 응원단이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섰다. 2002 한일 월드컵 때의 붉은 악마가 다시 돌아온 듯 축구팬들의 함성이 밤하늘을 울렸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축구팬들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렬하게 응원하고 있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축구팬들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렬하게 응원하고 있다

이윽고 자정이 다가오자 대형화면이 러시아 경기장 모습으로 바뀌었고 우리나라와 멕시코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응원단은 우리 선수들 움직임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환호하고 탄식했다. 페널티킥으로 선취골을 내주자 탄식의 소리가 광화문광장은 메웠다. 멕시코가 추가골을 넣었을 때도 응원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후반 종료 직전, 손흥민 선수의 그림 같은 슛이 휘어지며 멕시코의 골문을 가르자 장내는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그러나 곧 휘슬이 울렸고, 온 국민의 간절한 소원과는 달리 경기는 1:2로 마무리되었다.

스스로 쓰레기를 치우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20여 분만에 깔끔하게 장내가 정리되고 있다.

스스로 쓰레기를 치우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20여 분만에 깔끔하게 장내가 정리되고 있다.

믿어지지 않는 경기 결과의 아쉬움으로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는 열성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일어날 때는 시민 각자 쓰레기는 스스로 정리하는 매너를 보였다. 안전요원을 2배 이상 배치한 서울시의 지원과 거리질서를 지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해져 8시간 가깝게 이어진 거리응원 행사는 별 사고 없이 마무리되었다.

올빼미버스와 광화문을 통과하는 버스가 새벽까지 시민들의 귀가를 돕고 있다

올빼미버스와 광화문을 통과하는 버스가 새벽까지 시민들의 귀가를 돕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대형스크린에서는 대중교통 연장운행이 안내되었다. 지하철은 2호선 시청역이 새벽 2시 30분, 2시 45분까지 연장운행하였다. 광화문을 통과하는 79개 버스노선도 함께 안내되어 편리했다. 독일전이 열리는 28일에도 지하철 2호선 시청역은 새벽 2시 30분까지 운행한다고 하니, 참고하자.

심야에 운행하는 올빼미버스도 정상 운행하였다. 기자도 집으로 가는 방향의 올빼미버스 노선을 미리 알아두었다가 정류장에서 기다리니 평상시처럼 편안하게 귀가할 수 있었다.

아쉽게 경기는 졌지만, 대규모 거리응원전의 여운은 쉽게 식지 않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한국축구의 앞날을 계속 응원해본다.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