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걷기 편한 착한 길 ‘서대문 북한산 자락길’

시민기자 최용수 시민기자 최용수

Visit1,783 Date2018.06.11 16:48

숲 사이로 편한 데크길로 조성된 무장애 자락길 모습이 보인다

숲 사이로 편한 데크길로 조성된 무장애 자락길이 보인다

점점 날씨가 더워진다. 더구나 잦은 미세먼지로 야외활동 자제 예보가 계속되는 요즘, 마음도 몸도 갑갑하다. 이런 때 피톤치드 가득 내뿜는 시원한 숲길 어디 없을까?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가까워서 온 가족이 함께 걸을 수 있다면 대환영이다. 최근 서울시가 발행한 <서울테마산책길>을 읽다가 보석 같은 자락길 하나를 알게 되었다. 숨은 듯 살짝 얼굴만 내미는 ‘서대문 북한산 자락길’이다.

홍은동 산골고개정류장 앞 북한산 자락길 안내판(좌), 서쪽 진입로 실락어린이공원(우)

홍은동 산골고개정류장 앞 북한산 자락길 안내판(좌), 서쪽 진입로 실락어린이공원(우)

‘북한산 자락길’은 홍제동 북한산 허리를 타고 조성된 산책길이다. 실락어린이공원에서 시작하여 홍록배드민턴장과 삼하운수종점을 지나 옥천암에 이르는 총길이 4.5km의 무장애길이다.

지난 2014년부터 3년간 구간을 나누어 단계별 공사를 진행하여 2016년 11월에 완공했다. 홍은풍림1차아파트 뒤편 실락어린이공원에서 홍록배드민턴장까지는 제1구간 1.2km, 홍록배드민턴장에서 북한산둘레길 7구간(옛성길)입구까지 제2구간 1.5km, 북한산둘레길 7구간에서 옥천암까지의 제 3구간(1.8km)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약자나 휠체어 임산부 유모차 등 보행약자들을 위해 특별히 배려한 산책로이다. 전 구간을 10% 이내의 경사도를 유지하고, 전체길이의 90%가 넘는 4.15km는 목재 데크를 깔았다. 잔여 구간에는 마사토를 깔아 편안한 흙길의 맛을 더했다. 중간 중간 두터운 그늘에는 쉼터를 만들었고, 야외무대 전망대 음수대 화장실 안내판을 설치하여 시민들의 산책 편의를 높였다.

“몰라서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왔다간 사람은 없을 걸요!” 자락길 중간 쉼터에서 만난 어르신이 기자에게 던진 말이 생생히 기억된다. ‘어떤 매력을 가졌기에 사람들이 다시 찾게 되는 걸까?’ 직접 걸으며 그 해답을 찾아보았다. 자락길은 실락어린이공원에서 시작하여 옥천암까지 4.5km의 구간이나 욕심을 내어 바로 옆의 홍지문, 세검정을 거쳐 백사실 계곡 입구 신영루(新營樓)까지 탐방했다.

서대문 북한산 무장애 자락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서대문 북한산 무장애 자락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첫 번째 매력은 ‘우리나라 5대 명산의 하나인 북한산의 아름다운 자연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깊은 산속의 무장애 자락길’이었다. 전체 구간 4.5km는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무장애 자락길’ 중 제일 길다. 운동으로 갈증을 느끼는 마니아라면 이곳에서는 운동 욕구를 충분히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10도 이내의 낮은 경사도와 나무 데크, 마사토를 깔아놓은 산책로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길이다. 곳곳에 마련된 쉼터와 조망 포인트에서는 북악산과 인왕산, 안산은 물론 홍제동, 홍은동 등의 자연과 도심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걷는 내내 하늘을 뒤덮은 소나무, 갈참나무, 아카시아 숲이 만든 두터운 그늘은 따가운 햇볕 아래에서도 시원함을 선물했다.

서대문 자락길 동쪽 시작점 인근 옥천암(좌)과 세검정(우)의 너럭바위와 정자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서대문 자락길 동쪽 시작점 인근 옥천암(좌)과 세검정의 너럭바위와 정자(우)

혹시 역사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옥천암’으로 들어가라. 조선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으로 정할 때 기원을 했다는 옥천암의 ‘마애좌상(보도각 백불, 흰 부처)’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날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서 예불을 드린다.

이어 홍제천변 산책로를 따라 몇 걸음 오르면 ‘홍지문(弘智門)’이 나타난다. ‘홍지문’은 숙종 41년(1715)에 건축되어 1921년까지 탕춘대성문으로 역할을 하였고, 숙종이 하사한 ‘홍지문(弘智門)’이라는 친필 편액으로 공식적인 명칭이 되었다고 한다.

저 멀리 너럭바위 위에 날아갈 듯 서있는 정자 하나가 보인다. 바로 ‘세검정(洗劍亭)’이다. 인조반정 때 이귀·김유 등이 이곳에서 광해군 폐위를 결의하고 칼날을 세웠다는 데서 유래한 세검정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된 점 등 한국적인 건축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어 서울시 기념물 제4호로 지정되었다.

북한산 자락길에서 내려다 본 도심 풍경과 홍제천 변의 산책로

북한산 자락길에서 내려다 본 도심 풍경과 홍제천 변의 산책로

이 외에도 서대문 자락길을 걷다보면 북한산 둘레길과 탕춘대성을 탐방할 수 있는 진입로를 만날 수 있고, 인근에 있는 신영루(新營樓)를 찾으면 부암동 ‘백사실 계곡’으로 생태여행을 떠날 수 있다. 물 따라 걷는 걸 좋아한다면 옥천암 앞 홍제천 변을 산책하라 권하고 싶다. 산과 물을 따라 걷는 트레킹의 참 맛을 한꺼번에 채울 수 있음은 이곳 ‘서대문 북한산 자락길’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지리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명산 중 하나인 북한산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도심 속의 자연공원이다. 다만 워낙 급경사의 바위산이라 등산에 취미가 없는 사람들은 그저 바라보기만 했었지만, 이제는 서대문 자락길이 북한산 탐방의 맛을 채워줄 수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높아지는 불쾌지수는 사람을 쉽게 짜증이 나게 한다. 이럴 때 멀리서 행복을 찾기보다 북한산 깊은 숲 속에 숨어있는 서대문 자락길로 훌쩍 떠나보면 어떨까. 가족 친구 연인도 좋고 보행약자와 함께라면 더욱 좋다. 자락길은 특별히 보행약자까지 배려한 무장애길이기 때문이다.

■ 서대문 북한산 자락길 가는 법
○실락어린이공원 방향(서쪽)
– 지하철 홍제역 2번 출구에서 버스 471, 701, 704 환승 → 산골고개정류장 하차
– 버스 705, 790, 9701 등 → 산골고개정류장 하차
○옥천암 방향(동쪽)
– 지하철 3호선 홍제역 1번 출구 마을버스 8번 환승 → 옥천암 정류장 하차
– 버스 110A, 110B, 7018, 7730 등 → 홍지문, 옥천암에서 하차
○문의 :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02-330-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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