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학교는 가라! ‘모두의 학교’가 궁금해

시민기자 최창임 시민기자 최창임

Visit565 Date2018.05.31 10:06

시민 누구나 학생이 되어 배울 수도, 선생이 되어 가르칠 수도 있는 ‘모두의 학교’ 전경

시민 누구나 학생이 되어 배울 수도, 선생이 되어 가르칠 수도 있는 ‘모두의 학교’ 전경

금천시 독산구에 위치한 ‘모두의 학교’는 조금 낯선 학교이다. 평생교육관이라고 하기엔 이제껏 봐온 교육관과는 다르다. 45년간 중학교로 사용되던 공간을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 리모델링했다. 흙이 깔린 넓은 운동장이 있고 현대식 건축물로 학교와 문화공간이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다. 한쪽에선 수업을 하고 다른 한편에선 여유롭게 교정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어쩌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왔던 이상적인 모습의 학교일지도 모르겠다.

‘모두의 학교’ 공간 곳곳은 시민의 아이디어와 필요를 반영해 만들어졌다.

‘모두의 학교’ 공간은 시민의 아이디어와 필요를 반영해 만들어졌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학기제로, 계절마다 새로운 주제로 학기가 시작된다. 교실은 어느 곳 하나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각기 다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실과 교실을 이어주는 벽은 가변형 벽으로 툭 터서 넓게 쓰기도 막아서 줄여 쓰기도 한다.

가변형 벽체를 이용해 용도에 따라 교실을 넓게도 좁게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가변형 벽체를 이용해 용도에 따라 교실을 넓게도 좁게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기존의 일자형 학교 복도가 아닌 S자 형태의 복도가 있는 층은 곳곳이 숨바꼭질을 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창의력이 샘솟는 공간이다. 기존의 학교에서 보지 못한 이 공간들은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만들어졌다. 정형화된 틀에 박힌 학교가 아닌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곳이 ‘모두의 학교’의 매력 포인트다.

모두의 학교 1층 시민소통광장.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모두의 학교 1층 시민소통광장.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모두의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고정된 프로그램집이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서로 배우는 배움실험실’을 추구하고 있다. 수업을 개설하기에 앞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수업내용을 먼저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새로운 수업을 개설한다. 수업은 배우는 과정 중에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모두의 학교’에는 학생이 없다.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참여자가 있을 뿐이다. 학교는 일방적인 프로그램 제공자가 아닌 제휴자가 되길 원하다. 참여자와 제휴자가 만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모두의 학교’가 추구하는 또 다른 정체성의 ‘배움 실험실’인 것이다.

‘모두의 학교’에는 시민 누구나 수업의 개설을 제안하거나 직접 수업을 개설해 운영해볼 수 있다. 하나의 시민학교이면서 또 다른 시민학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민학교 플랫폼’인 것이다. 원하는 수업 개설은 ‘시민학교 스타트업 지원사업’, ‘버킷리스트 존’을 통해 가능하다.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통해 개설된 '디자인 스터디' 수업에 참가한 시민들과 작품들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통해 개설된 ‘디자인 스터디’ 수업에 참가한 시민들과 직접 만든 작품들

‘시민학교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이곳에선 시민들이 만드는 학교라해서 ‘창학(創學)’이라고도 표현한다. 3인 이상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1년 이상 운영해온 스터디나 평생학습모임이라면 지원 가능하다. 면접 대신 하루 종일 열리는 연수 과정을 통해 팀 구성원의 잠재력, 공공성 기여 여부 등을 살펴보고 최종 선발팀을 가린다. 최종 선발팀으로 선정되면 ‘모두의 학교’의 공간 및 전문가 컨설팅 등을 지원받아 시범학교, 정규학교 프로그램으로 개설된다.

이렇게 선정된 첫 번째 스타트업의 수업들이 올 봄학기에 정규 수강생을 받아 운영 중이다. 꼴라쥬 등을 통해 나를 기록하고 표현해 보는 ‘디자인 스터디’, 동네여행과 글쓰기를 통해 지역을 탐구해보는 ‘여행여기’, 꿈을 담아 가사를 쓰고 노래를 만드는 ‘나무 프로젝트’ 등 그 어떤 학교에서도 접해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수업들이다.

원하는 수업에 대한 의견을 제안할 수 있는 버킷리스트 존

원하는 수업에 대한 의견을 제안할 수 있는 버킷리스트 존

1층 로비와 2층 책과 쉼터에 설치되어 있는 ‘버킷리스트 존’을 통해서도 원하는 수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버킷리스트 존에 희망 수업을 적어 놓으면 시민의견을 수시로 수집하고 공유한다. 시민들의 버킷리스트를 정기적으로 분석해 ‘모두 앙상블’이라는 수업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나를 찾아줘’ 수업 또한 ‘모두 앙상블’ 수업 중 하나로 실리콘으로 내 모습을 조형해 보는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 진행될 64개 앙상블 프로그램은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모두의 학교’는 시민이 주체가 되어 ‘새로 배움터이자 서로 배움터’를 만들어 나가는 공간이다. 시민 누구에게도 열려 있고 경우에 따라 학생이 되기도 하고 선생이 될 수 있어 누가 누구를 가르치고 평가하는 것이 아닌 서로에게 배움을 주는 곳이다.

‘모두의 학교’ 수업에 참가하고 싶다면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 모두학교에서 ‘참여신청’ 코너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신청할 수 있다.

■ 모두의 학교
○위치 : 서울시 금천구 남부순환로128길 42 (지도 보기)
○교통 :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1·6번 출구에서 도보 15분 또는 신림역 5번 출구에서버스 500·651· 5528번 등 환승 후 KT구로지사 정류장 하차 도보 5분
○사이트 : http://smile.seoul.kr/moduschool
○문의 : 02-852-7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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