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청계천변 풍경이 궁금하다면…

시민기자 박은영 시민기자 박은영

Visit132 Date2018.05.28 15:38

청계천박물관 ‘천변풍경’展

청계천박물관 ‘천변풍경’展

서울시 한복판에 판잣집이 등장했다. 1960~70년대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이다. 지난 25∼26일, 그곳에서 6~70년대를 재현한 체험 행사를 개최했다.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은 청계천의 하류 쪽인 청계8가에 위치해 당시 서울 시민의 삶의 터전인 판자촌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장년들에게 어릴 적 옛 모습을 추억하고, 청소년층에게는 가난하게 살았던 과거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판잣집 외부에는 그 시절 먹거리와 놀거리가 있다

판잣집 외부에는 그 시절 먹거리와 놀거리가 있다

체험존으로 들어서면 볼 수 있는 판잣집 외부에는 그 시절 먹거리와 놀거리가 있었다. 한쪽에서는 직접 뻥튀기를 만들었고, 뱀주사위 놀이와 키작은 전자오락기가 있었고, 그 시절의 국민 간식인 호박엿과 쫀디기, 라면짱 등이 진열돼 먹거리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즐기던 달달한 추억의 맛이 혀끝에 맴돌았다.

옛날 간식거리들도 진열돼 있다

옛날 간식거리들도 진열돼 있다

60년대 교통안전 포스터와 양치를 장려하는 구강위생 포스터는 생소했다. 하지만, 교복을 입은 까까머리 학생들의 졸업사진이 한쪽 벽면을 채운 추억의 교실에는 순수했던 학창시절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낮은 책상과 풍금, 양은 도시락과 산수책까지 세월을 품은 물건들은 2018년의 청계천에서 빛나고 있었다.

7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은 기억한다. 한 겨울, 교실 난로 위에 올려놓았던 양은도시락의 위치를 한 번씩 바꾸지 않으면 밥이 타 버린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는 학교에 난로를 피우던 시절에만 맛볼 수 있던 정겨운 도시락의 추억이 아닐 수 없다.

청계다방

청계다방

추억의 교실을 지나면 DJ가 신청곡을 틀어주던 청계다방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구하기 힘든 김종찬, 김범룡 등 낯익은 얼굴들의 LP판이 전시된 곳에 있자니, 종로3가 단성사 지하의 레스토랑에서 팝송을 신청해 듣던 기억이 피어올랐다.

갖가지 주전부리와 분유, 병 음료 등을 파는 구멍가게를 지나면, 작은 부엌이 딸린 공부방이 나타났다.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네서 등장하던 곤로가 있었고, 밥상에 차려진 그 시절의 단출한 밥상도 정겨웠다.

작은 부엌이 달린 공부방

작은 부엌이 달린 공부방

60년대 영화포스터와 함께 만화방이 붐이던 시절의 만화책도 볼 수 있었다. 그 시절 교복을 입어보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흑백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청계천 판잣집 테마 존에는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어른들과 부모님 시대의 일상을 체험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였다.

세대 간 추억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는 관계자는 청계천에서 소중한 추억을 다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청계천 판잣집 테마 존은 청계천 복원 전, 1960년대 시민 삶의 터전이던 판잣집을 복원한 문화 공간으로 현재 서울시설공단이 운영·관리하고 있다.

청계천박물관 외관

청계천박물관 외관

가난하고 궁핍했던 청계천 일대 사람들의 생활터전을 전시한 곳에는, 60년대에도 사람은 살고 있었고, 도시는 건재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 맞은편에 위치한 청계천 박물관에서는 소설로 청계천변을 연재한 구보 박태원(1909~1986)의 소설 ‘천변풍경'(1936)의 특별전을 7월 1일까지 개최한다.

‘천변풍경’은 1930년대 도시로서 면모를 막 갖추어 가던 서울 한복판 청계천변 서민들의 삶과 문화를 담아낸 작품으로 50절의 이야기 속 다양한 인물 70여 명의 일상사가 빨래터와 이발소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청계천박물관 ‘천변풍경’展

청계천박물관 ‘천변풍경’展

서울 토박이이자, 청계천변 약국집 아들이었던 소설가 박태원이 그렸던 1930년대 청계천변이 궁금한 사람들은 청계천박물관을 찾아도 좋을 것 같다.

없이 살던 서민들의 터전은 찬란하게 복원돼 도심 속 힐링 장소가 됐다. 2018년, 청계천 인공폭포 주변을 유유히 걷고 있는 젊은 세대들은 그 시절을 상상할 수 있을까. 아련한 시절을 함께한 땅 청계천을 거닐며 생각했다.

■ 판잣집 테마존
○ 운영기간 : 연중 10:00~19:00 운영(매주 월요일 휴관)
○ 위치 : 청계천박물관 앞 (청계 9가)
○ 전시내용 : 추억의 교실, 구멍가게, 만화가게, 연탄가게, 공부방, 학창시절 체험(교복) 등
○ 문의 : 청계천관리처 02-2290-7134

■ 청계천 박물관
○ 관람시간 : 9:00 ~ 19:00 운영(단, 11~2월 토,일,공휴일은 18:00까지)
○ 휴관일 : 1월1일, 매주 월요일
○ 관람료 : 무료
○ 문의 : 02-2286-3410 ,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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