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랑] 이 봄 창덕궁 후원서 놓치면 안 되는 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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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960 Date2018.05.28 16:36

창덕궁 후원

창덕궁 후원

창덕궁은 태종 5년(1405)에 지은 조선의 두 번째 궁궐이다. 조선 제일의 법궁, 경복궁보다 규모가 작고 덜 화려하지만 역대 조선의 왕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다. 특히 구중궁궐의 뒷동산, 창덕궁 후원은 왕과 왕실 가족이 아끼며 사랑한 곳이었다.

왕과 왕실 가족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조성한 이곳은 깊은 골짜기의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리면서 곳곳에 연못을 만들고, 그 위에 아담한 정자를 세워 자연의 정취를 더했다. 바람이 잘 통하는 길목과 소박하고 단조로운 전각, 수천년의 세월을 가로지른 꽃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는 창덕궁 후원에서 천하를 호령하던 왕도 잠시 나랏일을 내려놓고 편히 쉬면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으리라 짐작한다.

꾸미지 않은 듯 지형과 자연을 따라 걷다 보면 호젓하게 한 걸음 한 걸음을 걷던 왕과 해맑게 노닐던 왕자와 공주, 치맛자락을 휩쓸며 분주하게 다닌 궐 안 식구들이 하나둘 눈앞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서울처럼 변화무쌍한 도시에서 모든 것이 당시 그대로인 궐의 안뜰을 거니는 행복을 소소하다고 말하기엔 과분하다. 가능하다면 더 천천히, 더 조용히 그곳을 거닐어보자. 후원에 울긋불긋 꽃물이 들고, 아늑한 공기와 부드러운 바람결이 피부에 살갑게 닿는 이 계절엔 더욱 그래야 한다.

후원 안에는 궁 안에 들어선 유일한 상류 주택 ‘연경당’이 있다. 왕의 사랑채와 왕비의 안채를 중심으로 단아하면서 세련된 모습으로 고궁의 품격을 보여준다.

후원 안에는 궁 안에 들어선 유일한 상류 주택 ‘연경당’이 있다. 왕의 사랑채와 왕비의 안채를 중심으로 단아하면서 세련된 모습으로 고궁의 품격을 보여준다.

애련지와 애련정

애련지와 애련정

애련지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거대한 돌을 깎아 만든 불로문(不老門)을 지나면 애련지(愛蓮池)가 나온다. 그리고 그 위에 서 있는 간소한 정자가 애련정이다. 숙종은 연꽃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이곳의 이름을 짓고, “내 연꽃을 사랑함은 더러운 곳에서도 지조가 맑고 깨끗한 군자의 덕을 지녔기 때문이다”라고 <애련정기>에 남겼다. 절제된 아름다움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애련지는 후원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애련정 맞은편의 의두합은 효명세자의 공부방이었다. 독서와 사색에 몰두하기 위해 궁에서 유일하게 북향에 지었으며, 단청을 하지 않아 소박하다.

창덕궁 후원과 창경궁을 가르는 긴 돌담을 따라 후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펼쳐지는 곳이 바로 부용지다.

창덕궁 후원과 창경궁을 가르는 긴 돌담을 따라 후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펼쳐지는 곳이 바로 부용지다.

부용지

부용지(芙蓉池)는 후원의 중심지로, 휴식과 놀이뿐 아니라 학문과 교육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던 곳이었다. 수목이 우거진 연못을 중심으로 궁궐 정원의 격조 높은 운치를 마주하는 순간, 서울 시내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경하다. 하지만 그런 느낌도 잠시, 순식간에 싱그러운 분위기에 매료되고 만다. 연못 한가운데에 조성한 원형의 조그마한 섬, 아담한 정자와 그 반대편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2층 누각 주합루까지 모든 게 절묘하게 어우러진 하나의 세계가 펼쳐진다. 주합루에는 정조의 개혁 정치를 뒷받침하기 위한 연구기관 규장각이 있다.

관람지는 본래 3개의 연못이 따로 존재했으나 1900년대 일제강점기에 하나의 연못으로 합쳐져 굽이 흐르며 지금의 모습을 형성했다.

관람지는 본래 3개의 연못이 따로 존재했으나 1900년대 일제강점기에 하나의 연못으로 합쳐져 굽이 흐르며 지금의 모습을 형성했다.

관람지

관람지(觀纜池)에는 육각 겹지붕의 존덕정, 부채꼴 지붕의 관람정, 길쭉한 맞배지붕의 폄우사 등 다양한 형태의 정자가 있다. 1644년에 세운 존덕정은 후원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정자로, 이중으로 겹친 지붕에 모서리마다 가는 기둥을 3개씩 세워 보기 드문 외관이다. 관람지를 지나면 후원 북쪽 깊은 골짜기에 흐르는 옥류천과 인조의 친필이 새겨진 소요암, 그리고 몇 개의 정자를 더 만날 수 있다. 후원은 넓고 개방적인 곳에서 작고 은밀한 곳으로 들어가는 점진적 구조로, 결국엔 매봉산으로 연결된다.

창덕궁

창덕궁 후원은 사전 관람 예약을 해야 한다. 관람 희망일 6일 전 오전 10시부터 관람 희망일 전날까지 선착순으로 예약받는다. 인터넷 예약만 가능하고 결제는 관람 당일 매표소에서 한다.

‘창덕궁 달빛기행 2018’ 관람은 옥션 사이트에서 티켓을 구매한 후 이용할 수 있다. 하반기 달빛기행 예매 오픈은 8월부터 가능하다.

창덕궁 홈페이지

글 안송연 사진 문덕관
출처 서울사랑 (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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