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한옥마을, 반나절 산책 코스 추천!

시민기자 박분 시민기자 박분

Visit1,450 Date2018.03.20 16:40

빨간 연꽃을 형상화한 작품 ‘숨 쉬는 꽃’ 꽃잎이 펴졌다 오므림을 반복한다

빨간 연꽃을 형상화한 작품 ‘숨 쉬는 꽃’ 꽃잎이 펴졌다 오므림을 반복한다

아직 꽃 보기가 이른 때에 활짝 핀 꽃을 보게 됐다. 서울 은평한옥마을에서다.

서촌과 북촌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 한옥마을로 명명된 이곳에 가면 마을 곳곳을 수놓은 화사한 꽃들과 이미지를 형상화한 작품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빨간 연꽃을 형상화한 작품 ‘숨 쉬는 꽃’은 꽃잎이 펴졌다 오므림을 반복하는가 하면 키 큰 고목 가지엔 진분홍 꽃이 만발했다. 이 공공미술작품들은 평창동계올림픽개최를 기념한 설치미술작품들이다.

은평 한옥마을은 병풍처럼 두른 북한산자락 아래 위풍당당하게 늘어선 한옥만으로도 특별하지만 물줄기가 시원한 북한산 계곡과 천년고찰로 알려진 진관사 등 ‘은평한옥마을 8경’이 있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한 마을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은평한옥마을

한 폭의 그림 같은 은평한옥마을

우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한옥마을 길을 돌다보면 이미 완공돼 제 모습을 갖춘 집들도 눈에 띄는데 처마에 ‘라온재’ ‘선양당’ 등 어김없이 한옥에 어울릴만한 멋스런 이름이 붙여져 있어 다시 뒤돌아보게 된다.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이라 다소 어수선 하기도 하지만 나무냄새 물씬한 목재로 집 짓는 광경을 어깨너머로 살펴보면 제법 흥미가 당긴다.

한옥마을 가까이에 위치한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을 찾아가면 좀 더 상세하게 한옥에 대한 관찰을 할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한옥의 변천사와 한옥의 과학적 원리에 대한 일목요연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한옥 짓기 체험공간과 민형기 가옥 사랑채를 재현한 모형 등도 체험하고 관람할 수 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앞마당에는 통일신라시대의 기와 가마터가 복원돼 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앞마당에는 통일신라시대의 기와 가마터가 복원돼 있다

박물관 앞마당에 있는 야외전시장에는 은평뉴타운을 개발할 당시 발굴된 통일신라시대 가마터와 석물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통일신라시대의 기와 가마터는 그대로 이전해 복원해놓아 기와 제작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기와는 흙과 불을 가지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습기가 많은 여름과 추운 겨울에는 할 수 없어 봄, 가을에만 작업했다고 한다.

박물관 뒤편에는 북한산 봉우리인 용출봉(龍出峰)이 바라다보는 정자 용출정(龍出亭)이 있다

박물관 뒤편에는 북한산 봉우리인 용출봉(龍出峰)이 바라다보는 정자 용출정(龍出亭)이 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뒤편의 작은 동산에 오르면 고갯마루에서 정자 하나가 손짓한다. 북한산의 수려한 풍광과 멋스런 한옥마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정자 용출정(龍出亭)이다. 정자에서 바라다 보이는 북한산 봉우리인 용출봉(龍出峰)의 기운을 받아 세상에서 이름을 드높이라는 뜻에서 용출정(龍出亭)이란 정자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굽어보는 한옥마을의 모습은 평지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용출정은 팔작지붕과 맞배지붕, 루마루와 툇마루로 이루어져 있어 전통구조의 한옥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니 꼭 다녀가면 좋을 명소다.

진관사 오르는 길, ‘진관사 태극기 비(碑)’

진관사 오르는 길, ‘진관사 태극기 비(碑)’

진관사에 오르는 길목에 우뚝 선 ‘진관사 태극기 비(碑)’는 항일독립운동을 전개했던 백초월스님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진관사 태극기를 재조명하기 위해 세워졌다. 오가는 시민들이 한번쯤은 바라다보게 되는 이 석비에는 진관사 칠성각에서 발견된 태극기(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458호)와 독립신문 제30호에 실린 태극기 시(詩)가 새겨져 있다.

계곡을 따라 나무데크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계곡을 따라 나무데크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은평구에서 무료 운영하는 ‘셋이서 문학관’도 있으니 들러 봄직하다. 한옥으로 세워진 ‘셋이서 문학관’의 낮은 돌담에 걸터앉은 이들은 한국문단의 걸출한 작가이자 기인으로도 알려진 걸레 스님 중광과 소설가인 이외수와 천상병 시인 등이다.

진관사 일주문을 지나면서 우거진 소나무숲길 따라 계곡이 펼쳐진다. 솔 향도 제법 그윽하지만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또한 귓불을 스친다. 일주문 편액에는 ‘삼각산 진관사’라고 씌어있어 진관사가 오래된 절임을 대번에 느끼게 된다. 삼각산은 북한산의 옛 이름이다.

진관사 전경

진관사 전경

고즈넉한 분위기의 소나무 숲길은 일주문에서 진관사까지 이어진다. 수령이 얼추 100년을 헤아리는 노거수부터 50년 안팎의 나무까지 조화롭게 어울렸다. 계곡을 따라 나무데크 산책로가 조성돼 더욱 편안하고 호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진관사 북한산 계곡은 둘레길 구간인 ‘마실길’과 이어져 등산객들도 자주 눈에 띈다.

이른 봄철인데도 “쏴아”하며 제법 큰소리로 흐르는 계곡물 또한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북한산을 닮았다. 바위절벽에 늘어선 나무들은 봄소식을 전하려는 듯 푸른 이끼 옷을 입었다.

진관사 어린이 법당인 ‘홍제루’

진관사 어린이 법당인 ‘홍제루’

진관사 경내에 목탁소리가 가득하다. 진관사 어린이 법당인 ‘홍제루’에서는 어린이법회가 진행 중인 듯 보였다. 댓돌에 놓인 올망졸망한 아이들의 신발이 귀엽다.

북한산 둘레길에 접한 은평 한옥마을에는 이 밖에도 둘러볼 곳이 많다. 왜병들에 의해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후손들이 국내로 반환해온 성종대왕 후궁이었던 숙용 심씨의 석비(石碑), 통일신라시대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인 삼천사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역사유적이다. 명소가 마을 주변 가까이에 한 데 있어 동선이 짧은 탓에 진관사까지 둘러보아도 두어 시간이면 충분하다.

진관사 입구에는 시민들을 위해 주말에 무료 개방하는 주차장이 있어 한결 편리하다. 가족과 함께 둘러보는 건강 여행지로 맞춤하다. 3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701번, 7211번 버스로 환승해 진관사 입구에서 내리면 은평한옥마을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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