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원시선·김포도시철도에 서울교통공사 노하우 공유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8.02.06. 10:40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04) 6월 소사원시선, 11월 김포도시철도 위탁운영 예정
서울지하철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짓고,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체제다. 이는 서울시가 지하철 건설과 운영을 모두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모든 철도가 그런 것은 아니다. 짓긴 했는데 운영은 못할 수도 있다. 할 수는 있더라도 더 잘 하는 사람에게 맡기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래서 국내 지하철 운영사의 맏형이자 최고의 역사와 실력을 갖춘 서울교통공사가 나섰다. 남이 만든 철도를 대신 운영해주기 위해서이다. 올해부터 운영을 맡는 두 노선은, 바로 소사원시선과 김포도시철도다.
소사원시선은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1호선 소사역에서 출발해 안산시에 있는 4호선 초지역을 지나 종점인 원시역에 이르는 새로운 철도다. 대부분의 수도권 전철이 서울로 향하는 방사형 노선임에 비해, 이 노선은 서울을 중심에 두고 위성도시끼리를 연결하는 순환형 노선인 것이 특징이다. 향후에는 북쪽으로도 연장되어 김포공항을 거쳐 고양시의 3호선 대곡역까지도 연장될 예정이다. 9호선 같은 4량 1편성 전동차가 운행된다.
이 노선은 민자사업자가 건설하고 정부가 임대료를 내는 임대형 민자사업으로서, 열차운행은 정부산하의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옛 철도청)에서 담당한다. 하지만 각 역의 운영과 시설물의 유지보수는 서울교통공사에서 맡는다. 1호선 시청역에 코레일 열차가 달리면서, 역에는 서울교통공사 역무원들이 근무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소사원시선은 오는 6월 16일 개통예정이다. 개통이 되고나면 서울교통공사가 자신의 강점인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역사운영과 시설물 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소사원시선의 원활한 운행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교통공사가 위탁운영하는 또 다른 노선은 11월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다.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출발하여 김포구시가지를 거쳐 김포공항에 이르는 경전철 노선이다. 서울의 우이신설선처럼 무인운전이며 전 구간 지하다. 차량이 2량 1편성인 것도 우이신설선과 꼭 닮았다.
특히 김포도시철도는 소사원시선과 달리, 열차운행까지를 포함한 운영 전부를 위탁받는다. 그런데 서울지하철은 기관사가 운행하는 유인운전이므로, 서울교통공사가 무인운전 철도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이미 부산과 김해에서 운영되는 무인운전 부산김해경전철을 위탁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기술력과 실적은 충분한 것이다.
아울러 서울교통공사는 그동안 김포도시철도 건설 단계에서도 운영분야 사업관리로 참여를 해왔다. 철도건설 경험이 없는 김포시를 도와서 김포도시철도를 함께 지어온 것이다. 결국 건설부터 운영까지 총체적으로 관여하였으니 서울교통공사에게는 김포도시철도가 서울 지하철만큼이나 각별한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들 위탁운영 노선들은 서울교통공사가 직접 운영하는 게 아니라, 별도의 자회사를 만들어서 운영한다. 이는 위탁운영사업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다. 일단 사업장 자체가 서울시에서 떨어져 있다. 또한 무인운전 등 기존과 다른 형태의 시스템인 만큼 그에 최적화된 조직구조가 필요하다.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위탁운영의 특성상 한시적인 조직의 필요성도 크다.
이에 따라 철도위탁운영은 자회사 형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서울교통공사의 위탁운영 자회사들의 설립은 이미 작년 말 시의회의 승인을 받았으며, 소사원시선 자회사는 이미 설립되어 있기도 하다.
또 하나,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적자 문제다. 애초에 지하철사업이라는 건 적자를 보는 게 기본이다. 요금수준이 낮고 무임승차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지하철 운영을 다른 곳에서 해주고 있으면, 서울시 세금으로 남 좋은 일 시키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가 맡은 것은 관리운영사업이지 운수사업이 아니다. 즉 열차 운행에 따른 손실은 주무관청이 감당하며, 서울교통공사는 돈을 받고 대신 운영을 해주는 것뿐이다.
예를 들어 서울교통공사는 김포시로부터 5년간 1,013억 원을 받고 김포도시철도를 대신 운영해주기로 하였다. 김포도시철도에 승객이 많든 적든 서울교통공사는 이 금액을 그대로 받는다. 물론 운영을 하려면 인건비와 제반 비용이 들지만, 지출보다 수입이 많을 것이라는 계산이 이미 되어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운영에 대한 기술료를 받는 것이지, 직접 운수사업을 하는 게 아니다. 결국 서울시 입장에서는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돈을 버는 일이라는 것이다.
(자료 : 서울시의회) |
현대는 전문가가 대접받는 시대이다. 철도위수탁운영은 위탁자와 수탁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전략이다. 위탁자는 처음부터 기술과 경험을 스스로 익히는 대신, 금액을 지불하고 빠르게 고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시간이 돈임을 생각하면 비용도 적게 드는 셈이다.
수탁자인 서울교통공사는 그동안 축적해 온 운영기술을 발휘함으로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세금을 통하여 얻은 기술을 국내에 나누고 전파하는 것은 공기업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기도 하다.
올해 개통되는 수도권 2개 전철 노선을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아울러 향후에는 해외 철도노선의 위탁운영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와 서울시의 철도운영 기술력도 세계만방에 알리고 외화도 획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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