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건강 위해 ‘하루 더’ 놓고 갑니다

시민기자 김수연 시민기자 김수연

Visit211 Date2018.01.19 17:43

연일 악화되는 서울시내 미세먼지 농도 수치(좌),  서울시가 재난문자를 통해 시민들에게 안내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우)ⓒ김수연

연일 악화되는 서울시내 미세먼지 농도 수치(좌), 서울시가 재난문자를 통해 시민들에게 안내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우)

“[서울특별시청 긴급문자 안내] 서울미세먼지 비상조치발령, 내일(17일) 차량2부제(홀수 운행)에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극심한 미세먼지로 유난히도 답답했던 지난 16일 저녁, 기자의 핸드폰으로 서울시에서 보낸 긴급 재난 문자가 울렸다. 서울시에서 지난 15일에 이어 두 번째로 발령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였다.

지난 15일 처음 시행되었을 때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언론을 통해 이 조치가 발령이 되면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이 무료로 운영이 되니 차량 운영을 자제하고, 관공서 차량들의 경우 2부제가 시행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벌금이 부과되는 강제조치가 아니기에 평상시와 다름없이 개인 차량을 몰고 출퇴근을 하였다. 그리고 뿌연 서울 하늘을 보면서 미세먼지 발생 주원인으로 알려진 중국에 대해 불평을 했다.

그런데 다음날인 16일에도 서울 미세먼지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이틀 만에 두 번째 발령이 났다. 실내에 주로 있는데도 목도 칼칼하고 눈도 뿌옇게 느껴졌던 하루를 더 보내야 한다니, 다른 나라에서 보내온 것이니 속수무책이기만 한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일까? 이틀 내 쏟아져 나온 뉴스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대처 방안이 안내돼 있었다. 1월17일 출근길에는 기자도 비상저감조치에 참여하기로 했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발령으로 출퇴근 시간 무료로 운영되는 시내버스ⓒ김수연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발령으로 출퇴근 시간 무료로 운영되는 시내버스

17일 아침 출근시간은 서울시 예보대로 미세먼지가 심각했다. 출퇴근 차량을 집에 놓아두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정류장에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한 시민들이 여럿 보였다. 오늘 하루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요금이 무료라서인지 모르겠지만 버스 정류장은 출퇴근 하는 시민들이 조금 늘어 난 것 같았다. 하지만 도로는 여전히 출퇴근 차량으로 복잡했다.

지하철로 출근한 회사 동료들도 오늘 하루 지하철비가 무료라서 좋기는 하지만 과연 이런 조치가 미세먼지 문제에 얼마나 효과적일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때마침 방송에서는 서울시가 이번 조치에 대한 배경과 효과를 설명하고 있었다.

“미세먼지가 중국이 주원인이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두 손 놓지 말고 우선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합시다.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서울형 비상저감조치 발령에 따라 서울시는 공공기관 주차장 360개소를 전면 폐쇄하고 관용차 3만3천여대 운행 중단했다ⓒ김수연

서울형 비상저감조치 발령에 따라 서울시는 공공기관 주차장 360개소를 전면 폐쇄하고 관용차 3만3천여대 운행 중단했다

대중교통 무료 이용이나 자발적 차량적 2부제 운영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중 일부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 주차장 360개소 전면 폐쇄, 관용차 3만3,000여 대 운행 중단, 공공기관 대기배출시설 가동률 하향조정, 시 발주 공사장 조업단축, 분진흡입청소차량 전체 일제 가동 등 다양한 조치를 동시에 시행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시청 앞을 지나가다 보니 서울시에서 도입 중인 전기차도 보였다.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빠지는 데는 중국에서 유입되는 것 뿐 아니라, 도심에서 뿜어내는 차량 배기가스 또한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 때문에 버스, 일반 자가용 등을 친환경 전기차로 바꾸는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시민들 참여가 없이는 이런 정책들이 효과를 내기 어렵다.

서울시가 미세먼지저감을 위해 전기차로 교체 중인 관공서 차량ⓒ김수연

서울시가 미세먼지저감을 위해 전기차로 교체 중인 관공서 차량

오후가 되어도 미세먼지로 흐린 하늘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세 번째 비상안내 문자가 또 왔다. 18일에도 미세먼지 비상조치를 발령한다는 것. 일주일 사이에 세 번째 발생하는 조치에 미세먼지의 심각한 문제가 피부에 한층 와닿았다.

그동안 미세먼지에 큰 관심을 안보이던 동료들도 내일 만큼은 차량을 놓아두고 출근을 하겠다고 했다. 이번 조치가 시민들에게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준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차량 한 두 대 운행이 줄어든다고 미세먼지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조치가 발령된 날만큼이라도, 겨울철 들어 추운게 싫어 무심코 선택하던 자가용 출근을 줄일 수 있다면 말 그대로 ‘비상 저감’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서울 대기가 다시 맑아져서 아이들과 함께 안심하고 외출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아이들 건강을 위해서라도 내일은 우리집 차량이 2부제에 해당 되지 않지만 하루 더 대중교통을 이용해 볼 생각이다.

서울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발령.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요청ⓒ김수연

서울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발령.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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