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재생 해법 '런던혁신기관'과 협력 이유

시민기자 구현주

발행일 2017.10.31. 17:26

수정일 2017.10.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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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젠트리피케이션’, ‘불평등’ 등 여러 도시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재생 문제를 지방정부가 홀로 해결하기엔 한계점이 있다. 이에 서울시는 시민이 참여하는 지역 공동체 중요성을 깨닫고 민관협력 모범사례를 찾아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8일 런던워크숍은 런던 혁신기관 로컬리티와 소셜라이프를 초청해 진행했다. 사진은 도시재생 사례인 서울로7017을 워크숍 참가자들과 답사중인 모습ⓒ구현주

18일 런던워크숍은 런던 혁신기관 로컬리티와 소셜라이프를 초청해 진행했다. 사진은 도시재생 사례인 서울로7017을 워크숍 참가자들과 답사중인 모습

지난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런던 혁신기관 로컬리티, 소셜라이프를 초청한 런던워크숍이 서울시 주최로 개최되었다. 4일간 워크숍은 런던혁신기관이 그간 도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아보고, 이를 어떻게 서울에 적용시킬지 고민하는 자리였다.

런던은 19세기 산업혁명으로 도시 제조업이 발달했다가 시대 변화에 따라 도태됐는데, 최근 십 수 년 간 이에 대한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했고 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집중워크숍에 초대된 로컬리티와 소셜라이프는 도시재생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로컬리티(Locality)는 영국 전역 600여 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는 연합조직이다., 런던 코인스트리트(Coin Street) 재생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소셜라이프(Social Life)는 지역 공동체 연구와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토튼햄(Totteham)의 하이스트리트(High Street) 개선 프로젝트에 참가하였다.

첫째 날 로컬리티와 소셜라이프 기조강연과 서울로7017 투어가 진행되었다. 로컬리티와 소셜라이프는 기조강연에서 런던의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고 두 기관의 대응방법과 견해를 발표하였다.

워크숍 기조강연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로컬리티 토니 암스트롱 대표ⓒ구현주

워크숍 기조강연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로컬리티 토니 암스트롱 대표

로컬리티: 무엇이 지역 공동체 사업 기반이 되는가?

먼저 로컬리티 토니 암스트롱 대표는 공동자산 소유와 사업 모델을 소개하였다. 로컬리티 회원들은 각 지역에서 기반(앵커:anchor)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로컬리티 회원들이 공동체 기반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공동자산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자산은 지역 공동체에 힘을 부여하고 로컬리티 사업의 디딤돌이 되었다.

토니 암스트롱 대표는 오래된 수영장 개선 사례를 발표하였다. 해당 수영장의 경우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지만 갈수록 이용자 수가 줄어 폐쇄 위기를 맞았다. 로컬리티는 이 수영장을 인수해 상황을 역전시켰다. 로컬리티는 수영장 이용시간을 연장하였으며 이용료도 인하했다. 그 결과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되어, 첫 해부터 이익 창출에 성공하였다.

그렇다면 로컬리티 회원들이 오래된 수영장을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지역주권법’이다. 지역주권법에 따라 공공재산 매각 시 지역 공동체가 입찰에 참여하여 이를 인수할 수 있고, 소유권을 얻게 된다. 이 소유권이 지역 기반이 되어 주민에게 환원되는 것이 로컬리티 성공사례였다.

소셜라이프 데이비드 모이니한 프로젝트 디렉터가 소셜라이프를 소개하고 있다ⓒ구현주

소셜라이프 데이비드 모이니한 프로젝트 디렉터가 소셜라이프를 소개하고 있다

소셜라이프: 주민참여 통한 ‘사회적 지속가능성’이란?

도시재생 연구기관인 소셜라이프가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 지속가능성’ 이다. 소셜라이프는 사회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소개하고, 서울로7017 투어 중 주민 참여 재생 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관심을 표하였다.

소셜라이프 데이비드 모이니한 프로젝트 디렉터는 지속가능성을 4단계로 분류하고 정의했다. 지속가능성 첫 단계는 ‘편의·사회기반시설’이며 이는 물리적 근린시설을 뜻한다. 다음으로는 시민에게 기억, 추억, 소속감, 안정감을 부여하는 ‘사회·문화적 생활’이 있다.

세 번째로 ‘영향력’이 있다. 영향력이란 문제 발생 시 시민이 문제를 누구에게 말하고 어디서 해결을 할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변화하는 미래에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성장공간’이 있다.

기조강연 후에는 서울로7017 투어가 이어졌다. 이 투어에서 소셜라이프는 서울 주민 참여 프로그램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하였다. 소셜라이프 루시아 케이스터 아렌다는 주민 참여 재생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지, 서울로7017을 만드는데 주민이 어떻게 관여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었다. 아울러 서울로7017의 흰 화분에 주민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내놓기도 하였다.

서울로7017 투어 중 로컬리티 직원들이 호기심화분을 들여다  보고 있다.ⓒ구현주

서울로7017 투어 중 로컬리티 직원들이 호기심화분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이번 워크숍은 런던과 서울이 도시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서로 해결책을 모색해가는 시간이 되었다. 로컬리티와 소셜라이프가 지적한 ‘불평등’은 서울도 겪고 있는 문제이다. 두 도시 다 강변을 따라 화려한 고층빌딩이 들어서 있지만 이것이 도시의 전부는 아니다.

기조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서 여기에 대한 해결 방안을 고민할 수 있었다. 로컬리티가 소개한 공동자산 소유와 사업 모델은, 많은 도시재생 관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또한 소셜라이프가 정의한 지속가능성은 서울시 각 지역구를 새롭게 분석하는 잣대로 활용할 만하다.

서울시는 10월 21일 이 두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런던의 성공적인 도시재생 경험을 공유해나갈 계획이다.

서울의 미래는 새로운 도시개발만으로 채워나갈 수 없다. 서울의 오늘이 있게 한 역사와 함께 공존해 나갈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옛 유산들에 가치를 부여하고 지속가능하게 하는 도시재생을 통해 서울이 한층 매력적이고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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