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꼽은 돈의문박물관마을 베스트 전시
발행일 2017.09.20. 17:06
서울 도심 속에 우리의 추억과 미래 비전을 담은 마을이 자리 잡았다. 어린 시절 봤음직한 골목풍경이 잊고 있던 우리의 정서를 자극한다. 마을 한편, 한옥에선 여러 가지 도시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담고 있다. 참으로 재미있는 마을이다.
서울 곳곳에서 도시건축비엔날레가 한창인데 여기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선 주제전이 열리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을 찾으면 길 건너에 바로 돈의문박물관마을 입구가 보인다. 입장 티켓은 버리지 말자. DDP의 도시건축비엔날레 도시전도 함께 입장 가능하니 알아두자.
오후 2시에 시작되는 도슨트 투어에 참여하기 전에 마을 전체를 가볍게 둘러보았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주변 지역을 재개발하고 기부채납한 자리에 원래 있던 동네를 재생해 만들었다. 가령 ‘서대문여관’은 촬영장 세트처럼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 여관시설을 리모델링하여 현재 비엔날레관계자 숙소로 활용중이라고 한다. 관람객들 중 아기의 수유 및 기저귀 교체가 필요한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드디어 전시관 매표소 입구에서부터 도슨트 투어가 시작됐다. 별다른 신청 없이 자유롭게 참여하면 된다. 도슨트 투어에 참여하면, ‘공유도시’란 주제 아래 방대하게 선보이는 전시물 가운데 주요 전시 위주로 집중해서 살펴볼 수 있어 좋다.
첫 번째 장소는 지하 공간에 설치된 <침략적 재생>. ‘빛을 모아 관으로 쏜다’는 재미있는 컨셉이다. 첨단 태양광 기술로 지하까지 태양빛을 모으고 그 빛으로 식물을 키운다. 실제로 미국에선 버려진 지하철 선로를 공원으로 가꾸는 데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한다. 도시에서 지하공간에서 식물을 키울 수 있는 흥미로운 기술이다. 특히나 지하에 거대 공원도 조성 가능하니 이 얼마나 멋진가.
기자는 환절기 계절성 비염으로 고생중이다. 당연히 공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나 중국발 황사가 너무 이르게 찾아온 요즘, 공기를 주제로 한 전시도 흥미로웠다. 공기 중 밀도를 측정해 그에 맞는 수분을 뿜어내며 미세먼지를 가라앉히는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마스크 대신 마치 우산을 쓰듯이 이 시스템을 휴대하고 다니는 상상을 잠시 해봤다.
‘버섯’을 건축자재로 활용하는 연구도 흥미로웠다. 버섯뿌리 쪽 균사체들이 잡아당기는 힘을 이용해 튼튼한 건축자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석면 등의 인공적인 건축자재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요즘, 친환경 건축자재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서울 전역의 냄새를 모아 채집 장소의 위치와 매칭시켜 놓은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각 냄새는 향기일수도 악취일수도 있다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동네의 냄새를 찾고 있었다. 표정을 보면 그 결과를 예측 가능했다는 후문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전은 개념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보다 돈의문박물관마을 주제전을 만끽하고 싶다면 안내·라운지 건물에서 주제전 인트로 영상을 보고 도슨트 투어를 함께하자. ‘아는 만큼 보인다’의 진리와 더불어 그 재미가 더욱 커질 것이다.
돈의문박물관마을 입장 전 길가에 있는 ‘서울라운지’에선 따뜻한 커피 이벤트도 제공한다. 게다가 리플렛을 챙기면 서울도시비엔날레 입장료도 할인받을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돈의문박물관 안내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2 ○ 개장 : - 화~일요일 및 공휴일 오전 10시~오후 7시 -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10월 4일) 휴관 ○ 전시해설 프로그램 : 평일 도슨트(한국어만) 오전 11시·오후2시 / 주말 한국어 도슨트 오전 11시·오후 1시·3시·5시 / 주말 영어 도슨트 오후 12시·2시·4시 ○ 문의 : 02-2096-0108, info@seoulbiennale.org ○ 서울비엔날레 홈페이지 www.seoulbiennale.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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