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토리 호호] 여름의 끝을 잡고, 서울숲 산책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7.08.17. 09:37
호호의 유쾌한 여행(54) 서울숲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공기가 무척이나 선선합니다. 여느 해보다도 더워 언제 끝나나 싶었던 2017년 여름도 조금씩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침이면 울리는 폭염 안내 재해문자 때문에 집에서 에어컨에 의지해보냈던 여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조차도 곧 여름이 끝나버릴 것만 같아 그런지 아쉬움이 그렁그렁 남습니다.
서울 여름을 마지막으로 즐기기 위해 찾은 곳은 서울숲입니다. 서울숲은 성동구에서 자연생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문화예술공원, 숲, 습지생태원, 체험학습원으로 구성된 도심 속 자연공간입니다. 공원 내에서는 각종 문화 활동과 페스티벌이 열리고, 평소에는 편안한 시민 휴식처가 되어줍니다. 2016년에는 서울숲 진입로에 언더스탠드애비뉴도 생기고, 지하철 서울숲역 4번 출구 인근에는 카페 거리가 조성되어 즐길 거리도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언더스탠드애비뉴는 서울숲 입구에 위치한 창조적인 공익 문화공간입니다. 알록달록한 컬러 컨테이너 116개로 조성되어 저마다 가치를 담은 일곱 가지 스탠드를 통해 청소년, 예술가, 사회적 기업가의 꿈을 지원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 있는 문화공간이 단순히 먹고, 마시고, 사는 소비 활동에 치우쳐 있다면, 언더스탠드애비뉴는 자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 경력단절 여성 등 자립을 돕기 위해 마련된 장소입니다. 편집 숍, 쇼 룸, 원데이 클래스 등 볼거리 즐길 거리도 다양하지만 그 이면을 알고 나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한복 동정과 깃을 재해석해 제작된 한복스카프를 파는가 하면, 기부, 업사이클링, 프리저브드, 핸드메이드의 네 가지 가치를 액세서리, 가드닝, 디퓨저로 담는 상품도 판매합니다. 이윤을 얻기 위해 판매하는 물건이 아닌, 좀 더 가치 있는 삶을 알리는 물건들이 대부분입니다.
언더스탠드애비뉴 구경을 마치고 난 뒤,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서울숲공원입니다.
서울숲공원에 도착하자마자 풀벌레 소리가 지지 않겠다는 열렬한 각오로 울어댑니다. 대단한 열정입니다. 매미 기세가 가장 압도적입니다. 귀가 따가울 지경입니다. 수국 흰 꽃이 앞다투어 피어있고, 배롱나무 붉은 기운이 서울숲을 압도합니다. 초록빛 잎사귀들과 화려한 빛깔 꽃들로 가득한 서울숲공원입니다.
가을로 넘어가려는 신선한 냄새가 손끝에서 번집니다. 여름내 눅눅하고 습했던 것에서 벗어나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여름은 여름. 조금 걷자마자 등에서는 땀이 솟아나옵니다.
그래도 서울숲은 나무그늘이 많아 무엇보다도 여름 산책하기 좋은 공원입니다. 군데군데 평상도 많고, 벤치도 많습니다. 산책과 휴식을 즐기기 좋습니다. 돗자리만 준비하면 최고의 소풍 장소가 됩니다.
짙은 녹음이 우거져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좌우로 뻗은 메타세쿼이아길 사이를 걸으며 무더웠던 여름을 추억합니다. 간간이 배경처럼 보이는 고층건물이 도심 속 공원이라는 점을 눈치채게 해줄 뿐입니다.
서울숲은 휴식 공간 외에도 문화공간으로서도 인기가 많습니다. 주말이면 여름 캠핑장을 무료로 운영하고, 야외무대에서는 서울숲 힐링 영화제와 예술 야간 음감회도 열립니다. 봄에는 시티포레스티벌이, 가을에는 재즈페스티벌 대규모 행사도 치러집니다.
사실 서울숲은 아이와 함께 하기에 너무나 좋은 곳입니다. 평지가 대부분이라 자전거 연습하기에도 좋고, 시원한 바닥분수는 여름철 단골 휴가지입니다. 바닥분수에서 실컷 놀다가 근처 놀이터에서 긴 미끄럼틀도 타고, 거인도 타고 오르며 신나게 놉니다. 근처에서 페달 카트, 킥보드 등을 대여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숲 어린이정원은 숲속 마녀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정원입니다. 마녀의 집도 있고, 동굴과 언덕들이 동화 같은 풍경을 연출합니다. 아이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서울숲공원에서 맘껏 뛰고 웃었다면 이제는 시원한 실내로 자리를 옮겨 좀 더 느긋한 시간을 보내볼까요?
최근 서울숲역 4번 출구 인근에는 카페 거리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거주지와 상업지역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모습이 남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아지트 같은 느낌을 줍니다. 나만 알고 있고, 나만 알고 싶은 소중한 느낌이 드는 공간입니다.
수많은 카페 중 고심 끝에 센터커피 안으로 들어갑니다. 서울숲공원 입구에 자리 잡고 있어 넓은 창문에 서울숲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센터커피 2층 자리에 앉아 서울숲을 말없이 바라봅니다.
마지막 여름 끝과 헤어지고 싶지 않은 나무들은 발악이라도 하듯 푸르름이 더욱 짙어져갑니다. 후끈하게 불어오던 바람은 순간 선선해지고, 나뭇잎들은 격정적인 피아노를 연주하듯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마지막 여름으로 기억하기에 좋은 풍경입니다.
■ 여행정보 ◯ 언더스탠드 애비뉴 :서울시 성동구 왕십립로 63 - 서울숲역 3번 출구 & 뚝섬역 8번 출구 - 02-725-5526 / www.understandavenue.com ◯ 서울숲공원 :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 273 - 입장료 무료 - 02-460-2905 / seoulforest.or.kr ◯ 센터커피 :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2길 28-11 - 10:00 ~ 22:00 (월요일 휴무) - 070-8868-2008 ◯ 장미맨숀(카페) :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2길 22-2 - 11:00 ~ 22:00 - 02-6101-3469 **추천코스 : 언더스탠드애비뉴 – 서울숲공원 – 서울숲카페거리 (소요시간 2시간 내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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