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우리가 직접 만든 영화, 함께 보실래요?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7.08.09. 17:30

수정일 2017.08.09. 17:30

조회 1,121

한옥 `무봉헌`에서 50플러스 영상시대 회원들이 만든 영화의 시사회가 열렸다. ⓒ최은주

한옥 `무봉헌`에서 50플러스 영상시대 회원들이 만든 영화의 시사회가 열렸다.

<파양>은 입양하여 키우던 자식을 파양하려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영화다. 생활고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던 노부부는 정부 지원을 받으려고 파양을 생각한다. 그 얘기를 몰래 엿듣던 아들은 부모님이 마음 편히 파양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집을 나간다. 제삿날, 집 앞에 놓인 술 한 병에 노부부는 아들이 다녀간 걸 알고 기뻐한다는 내용이다. 영화 제목에서 입양 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노인들의 빈곤과 복지제도의 문제점을 파고든 묵직한 영화였다.

이 영화는 50플러스 영상시대 회원들이 만든 작품이다. 회원들은 지난 2년간 만든 작품들을 모아 삼청동에 위치한 한옥 ‘무봉헌’에서 작품 시사회를 열었다. 이들은 50플러스센터의 커뮤니티에서 출발해 영화와 각종 영상을 꾸준히 만들고 있다. 그간 ‘서울노인영화제’나 ‘29초 영화제’ 등의 공모전에 출품했고 수상작도 냈다.

단편영화 `파양`의 한 장면 ⓒ최은주

단편영화 `파양`의 한 장면

함께 <파양>을 감상하던 사람들은 시니어 문제를 다룬 영화에 깊이 빠져들었다. 영화를 제작한 박일 감독은 “어느 날 파양이 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이 소재를 시니어에게 접목할 방법을 고민하였다”면서 “시니어들의 사회문제를 파고들어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시니어가 주목한 시니어 문제라 울림이 더 크다고 입을 모았다.

<파양>이 시니어가 처한 문제를 진지하게 탐색한 작품이었다면 <호랑나비오빠>는 시니어의 좌충우돌 연애담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특히 출연자 대부분이 커뮤니티 회원들이라 연기 장면 하나하나가 즐거웠다. 영화가 끝나자 무척 재미있다며 여기저기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29초 영화제’에 출품했던 작품들도 다수 선을 보였다. 29초, 30초 안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감동까지 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함께 촬영하며 작품의 질을 높이는 데 힘썼다. 그런데 50플러스 영상시대 회원들이 그간 공들여 만든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도 마땅한 장소가 없어 애태우던 중 한복 브랜드 ‘질경이’ 이기연 대표가 삼청동에 있는 질경이생활문화원 ‘무봉헌’을 상영회 장소로 빌려주었다. 덕분에 여름밤 한옥에서 펼쳐지는 멋진 시사회를 열 수 있었다.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는 `호랑나비오빠` 출연자 최명락 씨(좌), 시사회에 참석한 시민들(우) ⓒ최은주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는 `호랑나비오빠` 출연자 최명락 씨(좌), 시사회에 참석한 시민들(우)

박일 감독의 초대로 온 김옥희 씨는 “평범한 시사회인 줄 알고 왔는데 영화를 통해 인생을 배우는 시간이었다”며 “멋진 한옥에서의 시사회는 못 잊을 추억”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50세 이후는 먹고 사는 것 때문에 꿈을 잊고 지냈던 시니어들이 다시 자신의 꿈을 돌아보기에 좋은 시간이다. 50플러스 영상시대 회원들은 은퇴 후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배우가 되고 싶었던 사람, 감독이 꿈이었던 사람,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시도하기 어려웠던 사람, 모두 커뮤니티 안에서는 함께 꿈을 이룰 수 있다. 이들은 내일 또다시 모여 올해 10주년을 맞는 ‘서울노인영화제’ 출품을 위해 구슬땀을 흘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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