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토리 호호] 창경궁로35길 언덕 위 바람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7.06.15. 15:08

수정일 2017.07.27. 14:56

조회 2,066

갤러리 쇼룸으로 주목받는 니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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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의 유쾌한 여행(48)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35길

창경궁로35길이라고 하면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누구나 창경궁을 아니까 대략 짐작을 해볼 뿐이다. 실제 이 길은 창경궁에서 더 올라가야 나온다. 창경궁 정문 앞에 있는 대로를 따라 성균관대 앞을 지나 혜화 로터리에 이르러서야 시작된다. 혜화로터리 주유소 옆에서 시작한 이 길은 한성대 입구 부근 혜화문 부근에서 끝나는 짧은 길이다. 정식 도로는 아니고 골목이라고 하기에는 좀 더 넓은 사이길 정도 이다.

혜화문은 한양 동북부 출입구다

혜화문은 한양 동북부 출입구다

일반 주택들이 더 많은 조용한 이 길에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이 길에 본사를 둔 재능교육은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물로 전시홀과 콘서트홀을 갖춘 JCC아트센터를 열었다. 아울러 지난해 말 (옛)서울시장 공관이 공사를 마치고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로 바뀌면서 시민과 여행객들을 위한 전시관이자 쉼터로 바뀌었다.

한양 북쪽으로 나가던 혜화문이 서울 성곽 여행에서 한 축을 담당하면서 건재하다. 거기에 오래된 맛 집과 작은 카페, 서점, 갤러리, 역사 깊은 연극 무대 등이 소박하게 어우러진다. 작지만 문화, 예술, 역사까지 간직한 대학로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혜화문 뒤편과 낙산공원으로 이어지는 언덕

혜화문 뒤편과 낙산공원으로 이어지는 언덕

창경궁로35길 여행은 혜화문에서 시작된다. 대학로에서 한성대 입구로 이어지는 대로 ‘창경궁로’에 위치하고 있던 이 문은 한양에서 동북부 지방을 연결한 출입구였다. 사람과 문물이 드나들며 왁자지껄한 교류의 한 축을 담당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28년 문루가 철거되고 1938년 석축이 헐리면서 도로로 바꿨다. 창경궁로 옆 언덕 위에 세워진 지금 혜화문은 1994년에 복원된 것이다.

위치는 조금 달라졌지만 오늘날 혜화문은 한양 도성 여행의 중심축을 이루며 여행자들과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혜화문 기준으로 동쪽으로는 낙산공원과 동대문으로 이어지는 여행이 시작되고 서쪽으로는 성북동과 와룡공원, 청와대 뒤편 삼청동, 북악산 숙정문 등으로 이어진다. 성곽 모습이 비교적 잘 복원이 되었고 북악산으로 올라가는 길이어서 서울시내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게다가 성곽 및 소소한 문화재들이 남아있거나 복원되어 작은 즐거움을 준다.

구 서울시장공관이었던 이곳에서는 백악산과 성북동 일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좌), 카페를 두어 쉬어가기 좋다 오랜 가치를 지닌 집구조를 그대로 살린 전시공간(우)

구 서울시장공관이었던 이곳에서는 백악산과 성북동 일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좌), 카페를 두어 쉬어가기 좋다 오랜 가치를 지닌 집구조를 그대로 살린 전시공간(우)

한양도성전시안내센터는 이러한 서울성곽과 주변 풍경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 전시관이자 쉼터이다. 역대 서울 시장이 공무를 마치고 쉬거나 또 다른 업무를 연장하던 일터였던 공관을 개조했다. 박영수 시장(1981년)부터 지금 박원순 시장(2013년)까지 거주했던 현대사의 중심이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원래 개인 주택이었던 건물은 해방 이후 대법원장 공관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2층 구조 총 4개의 전시관에는 한양도성과 혜화문, 시장공관, 역대 시장 관련 전시물, 집이 있던 혜화동 27-1번지 역사 등이 전시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막혀 있는 전시관이 아닌 정원과 성곽, 성북도 일대 풍경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열린 전시관 구조가 눈길을 끈다. 잔디와 성곽, 성북동을 감싸는 백악산 산세까지 펼쳐지며 잠시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을 선물 받는 기분이 든다. 오랜 역사를 지닌 집인 만큼 원래 있던 집 구조를 그대로 보존하여 공개한 것도 흥미롭다.

전시관 옆에는 카페가 있다. 커피 등 간단한 음료와 팥빙수 등을 판매하는데 일반 카페만큼 맛과 서비스 등을 갖추고 있어 낮에도 많은 이들이 찾는다. 전시관은 오후 5시면 문을 닫지만 카페는 오후9시까지 영업을 하며 쉼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조명이 가미된 서울 성곽은 밤이면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JCC 아트센터와 크리에이티브 센터 2개동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JCC 아트센터와 크리에이티브 센터 2개동

전시안내센터에서 다시 혜화로터리방면으로 향하다보면 JCC 아트센터와 만난다. 주변 풍경과 다르게 건물 자체가 크고 그 모습이 색다르다. 서울 사대문 안에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작품으로 유일해 화제가 된 곳이다. 문화 예술공간으로 활용되는 아트센터와 재능교육 사옥으로 활용되는 크리에이티브센터 두 건축물을 지으며 다양한 스토리를 입혔다.

설계 이야기는 물론 공연장 백스테이지까지 돌아보는 JCC 건축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소소한 문화공연과 강연, 전시 등이 아트센터에서 끊임없이 열린다.

JCC아트센터와 크리에이티브센터, 시원한 열린 구조가 눈에 띄는 건물 구조

JCC아트센터와 크리에이티브센터, 시원한 열린 구조가 눈에 띄는 건물 구조

눈에 띄는 현대적인 외형이지만 공간은 사방 열려있다. 성곽을 포함한 주변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곳곳에 작은 정원을 두어 누구나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작은 출판사가 운영하는 동네서점 `서가는`. 마음과 생각에 관한 에세이를 주로 소개한다

작은 출판사가 운영하는 동네서점 `서가는`. 마음과 생각에 관한 에세이를 주로 소개한다

JCC에서 다시 혜화로터리 방면으로 향한다. 갤러리이자 쇼룸인 ‘니즈(Need)21 갤러리’가 들어섰다. 독특한 전시구조, 전시물 등이 눈길을 끌며 신진 젊은 작가들과의 콜라보 전시 등을 펼친다. 작은 책방 ‘서가는’은 작은 출판사가 운영하는 동네 서점으로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에세이 등이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곳이다.

서가는 옆에는 1977년 세워져 연극계의 대표 창작 극단으로 알려진 연우무대 소극장과 사무실이 있다. 70년대 장산곶매, 80년대 한씨연대기, 90년대 날보러와요, 2000년대 오 당신이 잠든 사이, 해무, 2010년 여신님이 보고 계셔, 사춘기, 유럽 블로그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밖에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한 혜화칼국수 등 맛집도 이 길 위에 위치하고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1988에 나와 더 유명해진 혜화칼국수

드라마 응답하라1988에 나와 더 유명해진 혜화칼국수

■ 주요 여행 코스
혜화문 → 한양도성전시안내센터 → JCC 아트센터 → 연우무대/서가는/니즈21갤러리 → 혜화칼국수
■ 여행정보
○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
○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35길 63(혜화동 27-1) / 02 766 8520
○ 관람시간 : 10~17시 (해설사의 해설은 매일 10시, 14시 2회 제공되며 서울시 공공예약시스템을 통해 예약 후 이용가능), 월요일 휴무
○ 관람료 : 무료
○ 카페이용 : 21시까지
■ JCC 아트센터
○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35갈 29 / 02 2138 7373
www.jeijcc.org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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