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해결 위해 시민이 직접 나섰다!
시민기자 방윤희, 방주희
발행일 2017.05.30. 16:53
요즘 외출하기 전에 꼭 챙기는 것이 있다. 마스크다. 서울의 쾌청한 하늘을 본 지가 언제였는지 손에 꼽을 정도다. 언제부턴가 “미세먼지 보통 또는 나쁨” 이라는 일기예보가 일상이 되었다. 비가 오는지, 날이 추운지 더운지를 확인하기 위해 살펴보던 일기예보는 이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용도가 되어버렸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서울이 미세먼지의 습격을 받는 것인지, 그 원인과 해결방안에 관해 토론하기 위해 ‘미세먼지 시민대토론회’에 참석했다.
지난 5월 27일 오후, 광화문 광장은 파랑, 노랑, 초록색의 선캡을 쓴 3,000명 시민들로 채워졌다. 이번 대토론회는 어린이부터 청년층, 직장인, 주부, 환경단체 활동가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함을 보고, 미세먼지 심각성과 그에 따른 적극적 시민참여활동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미세먼지에 관해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토론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는데, 그 물꼬를 서울시가 마련해주어 더욱 의미 있었다.
토론회에 앞서 토론 안내 및 마음열기 시간으로, 자원봉사자들이 춤추며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어색할 것만 같았던 옆 참가자들과 인사도 하며, 금세 마음의 문을 열었다.
방송인 김제동 씨 사회와 테이블마다 퍼실리테이터(토론진행자)의 진행으로 토론이 시작되었다. 본격적인 토론은 입론(1인당 제한 시간 1분30초)과 1차 상호토론, 공유 및 전체토론, 2차 상호토론, 투표와 발표순으로 진행되었다. 퍼실리테이터는 팀 구성원들에게 토론 주제에 관한 질문을 던져주었다. 이에 구성원들은 서로의 생각에 맞서기도 하고 독려하기도 했다.
1부 토론 주제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서울은 무엇부터 해야 할까?”였다. 서울시의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를 바탕으로 10가지 쟁점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각자 팀에서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견해를 내놓았다. 기자 팀에서는 구성원들의 의견 중 미세먼지 수치 기준을 잡자는 박민자 님 의견과 미세먼지 정보를 일보·예보로 정확히 알려달라는 방주희 님 의견, 유럽의 사례와 비교한 노대종 님의 경험담에 크게 공감했다. 퍼실리테이터의 노련한 진행으로 토론 참가자들은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
박민자 님은 우리나라 미세먼지 기준 설정에 대한 의견을 냈다. “미세먼지 기준을 설정할 때, 선진국과 똑같이 잡아야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30㎍/㎥는 좋음, 50㎍/㎥은 나쁨, 80㎍/㎥을 매우 나쁨으로 정하고 있어 전국 학교에 휴교령을 내립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같이 미세먼지 기준을 엄격하게 잡아야 합니다.”
방주희 님은 현재 미세먼지 일기예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에 대해 거론하지 않거나 미세먼지 수치를 그저 보통, 나쁨 등 수준으로 예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앞으로는 미세먼지에 대해 정확한 수치와 함께 실시간으로 예보해, 시민이 미세먼지로부터 대비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노대종 님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국가가 대기질 환경 개선에 힘써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독일에 갔을 때인데, 그곳에서는 가스취사 대신 전기로 취사하여 대기질 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가스에서 내뿜는 유독물질 대신 전기로 교체했으면 어떨까 제안해봅니다”
이 밖에도 대중교통의 활성화와 전기요금 현실화, 공장과 공사장에서 공사 시 물을 뿌려가며 흙먼지를 차단하자, 친환경 에너지 개발과 차량을 제한하자 등의 의견들이 뒤를 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의견은 시민들이 직접 겪는 불편사항이기도 해서 피부에 와 닿았고,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렇듯 환경 변화는 나 혼자만 겪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겪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2부 토론 주제는 “왜 우리는 환경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나요?”였다. 다수 팀의 토론자들이 건강, 미래세대, 지구, 새로운 성장 동력 이렇게 네 가지 가치가 전제조건일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모았다.
면대면으로 의사소통뿐 아니라, 휴대폰과 노트북 등 모바일 기계를 활용한 찬반 투표에도 참여했다. ‘도심 사대문 안 공행차량 운행 제한’에 참가자의 47.7%가 '매우 찬성', 31.6%가 '찬성'이라고 답해 찬성이 79.3%에 이르렀다.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 시 차량 2부제 실시’ 에서는 ‘매우 찬성'과 '찬성'을 합한 비율이 80.1%에 달했고, '봄철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 일시적 가동 중단' 역시 찬성이 88.9%로 집계됐다. 이는 환경적 가치가 시민적 편익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 종합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참가자들 의견을 팩트체크 팀과 분석팀에서 실시간으로 정리해 전광판에서 볼 수 있었다.
참가자에게 자신 의견을 발표할 시간이 주어지기도 했다. 영등포에서 온 한 시민이 손을 들고 의자 위에 올라가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시내에서 미세먼지를 낮추려면 교통량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자동차가 다니기 불편한 도시가 돼야 합니다.”
다른 시민은 “지하철을 자주 이용해 자가용 운전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덧붙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미세먼지에 대한 대안으로 차량운행 제한과 친환경 이동수단 이용률 높이기를 제안했다.
마무리 토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들의 1, 2차 의견을 종합, 정리해 발표했다. 그는 미세먼지로부터 우리의 숨 쉴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대기질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맑은 공기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시민이 힘을 합쳐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토론회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서울 시내 1,300개 학교 모두가 옥상에 생태 정원을 꾸민다면, 생태 공간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의견을 더했다.
각 구성원 중 가장 왕성하게 의견을 제시한 발표자에게 호접란을 주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는 과천화훼집하장에서 기증해준 것인데, 실내공기 질 개선 기능을 갖고 있어 토론회 취지와 알맞은 선물인 듯했다.
카드섹션으로 앞으로 변할 맑은 하늘을 표현하며 토론회를 마무리 지었다. 한쪽에는 미세먼지로 덮인 하늘을 표현하는 회색 카드를, 반대쪽에는 맑은 하늘을 표현하는 파란색 카드를 들고 맑은 하늘을 향한 참가자들의 바람을 나타냈다.
미세먼지 시민대토론회는 두 시간의 토론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참가자들의 열성이 대단했다. 토론회가 딱딱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말끔히 없애주었다. 정해진 각본 없이 즐기는 토론 그 자체였다. 전문가 의견만을 듣는 것에서 벗어나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토론으로, 축제 장이 된 것이다. 오늘 토론회의 작은 공감이 모여 더 큰 공감이 되고, 지금의 우리와 미래 세대가 맑은 공기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합쳤으면 한다.
토론의 대단원은 막을 내렸지만,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앞으로 미세먼지 걱정으로부터 벗어나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대대손손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맑은 하늘을 되찾기 위한 서울의 변화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