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그리울 때, 강서습지생태공원으로 오세요~

시민기자 박분

Visit1,094 Date2017.05.24 13:15

습지 곳곳 우거진 버드나무는 맹그로브 숲을 연상시킨다. ⓒ박분

습지 곳곳 우거진 버드나무는 맹그로브 숲을 연상시킨다.

민들레꽃과 냉이꽃, 제비꽃 등 작은 풀꽃들이 예쁘장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신부의 면사포 같은 조팝나무 꽃도 향기를 듬뿍 머금고 있다. 푸르게 일렁이는 갈대밭에서는 여름 철새인 개개비 무리가 우짖는다. 왜가리는 물가 수초를 헤집으며 먹이를 찾고 있다. 이곳에는 많은 생물이 있지만, 이곳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절대 빠트리면 안 될 나무가 있다. 그것은 바로 물가에서도 잘 자라는 버드나무이다. 공원 전체 식생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버드나무 숲은 공원의 모든 생명체들에게 엄마 품 같은 곳이다. 사방이 버드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다양한 습지생물이 살아가는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강서습지생태공원’이다.

강서습지생태공원의 풀꽃을 관찰하는 아이들 ⓒ박분

강서습지생태공원의 풀꽃을 관찰하는 아이들

강서습지생태공원은 밀물과 썰물이 교류하는 서해와 가까운 까닭에 먹잇감이 풍부해 수많은 생명체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특히 해마다 기러기와 청둥오리, 황오리, 뿔논병아리 등 10여 종의 겨울 철새들이 찾아와 이곳에서 겨울을 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한동안 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기도 하였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공원 출입을 전면통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조류인플루엔자가(AI)가 해제되고 공원 출입이 가능해지면서, 강서습지생태공원을 다시 찾았다. 조류전망대를 포함한 ‘공원 탐방로 개방’이라는 기쁜 소식과 함께 오랜만에 공원은 시민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행주대교와 방화대교 사이로 강서습지생태공원 전역이 훤히 보인다. ⓒ박분

행주대교와 방화대교 사이로 강서습지생태공원 전역이 훤히 보인다.

나무데크와 흙길로 이루어진 공원 탐방로는 온통 푸른빛 물결이다. 수로를 따라 이어지는 나무데크 탐방로로 들어서자 물속에 뿌리를 내린 갈대와 왕고랭이, 부들, 골풀 등의 수생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수초 사이를 비집고 노니는 흰뺨검둥오리와 수면 위로 올라와 숨 쉬는 잉어 떼, 수로에서 한가로이 쉬며 인기척에도 날아오를 생각이 없어 보이는 왜가리, 산란철을 맞아 떼로 몰려다니는 잉어들도 관찰할 수 있었다.

우거진 버드나무 군락지가 물에 잠긴 모습은 마치 맹그로브 숲을 보는 것 같다. 마사토가 깔린 흙길 탐방로에서는 야생 풀꽃을 살펴보기 좋다. 지금은 민들레꽃과 냉이꽃이 지천이지만, 머지않아 꽃봉오리가 봉긋한 개망초와 지칭개 또한 볼 수 있을 것이다.

울타리의 작은 통로는 야생동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생태통로다. ⓒ박분

울타리의 작은 통로는 야생동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생태통로다.

공원 탐방로에는 야생동물 보호용 울타리가 둘러져 있다. 이 울타리에는 네모 모양으로 뚫린 통로가 있다. 공원 생태해설자의 안내로 공원을 둘러보던 한 무리의 아이들이 자세를 낮추고 궁금한 듯 뚫린 통로를 들여다보았다. 궁금해 하는 아이들에게 공원 생태해설자는 울타리에 통로를 뚫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강서습지생태공원에는 족제비나 너구리같은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어요. 동물들이 이곳저곳 다니고 싶은데 울타리가 있으면 넘어 다니기 힘들겠죠? 동물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이렇게 울타리에 구멍을 뚫어놓은 것이랍니다.”

즉, 공원에 서식하는 야생동물들에게 울타리에 뚫린 통로는 아주 중요한 생태통로인 셈이다.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 발견한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좌)와 다양한 식물들(우). ⓒ박분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 발견한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좌)와 다양한 식물들(우).

공원 내의 갈대밭을 지나칠 때,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간혹 뜻밖의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나뭇가지와 마른 억새, 갈잎 등을 엮어 집을 짓는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나 멧밭쥐의 집 등을 볼 수 있다.

강서습지생태공원 조류전망대에서 새를 관찰하고 있는 아이들 ⓒ박분

강서습지생태공원 조류전망대에서 새를 관찰하고 있는 아이들

갈대밭과 버드나무 숲 사이로 난 탐방로를 따라가 걷다보면, 새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조류전망대에 이른다. 기존에 단층이었던 조류전망대는 2층 구조로 리모델링해 새롭게 단장하였다. 한결 산뜻해진 조류전망대의 2층에 오르니 시야가 확 트이고, 볼에 와 닿는 강바람도 한결 싱그럽게 느껴진다. 망원경이 설치된 이곳에서는 행주대교와 방화대교 사이의 강서습지공원 전역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더 먼 곳까지도 볼 수 있어 전망대 기능도 톡톡히 하고 있다.

조류전망대에 서니 기러기와 청둥오리 등 겨울 철새들이 떠나간 강기슭에 한가로이 먼산바라기를 하고 있는 왜가리와 백로가 보인다. 강서습지생태공원은 철새가 머무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곳에서 시민들이 철새를 보며 잘 식별할 수 있도록 철새들의 사진과 설명을 구조물에 적어놓았다. 좀 더 자유롭게 철새나 생물체를 관찰하고 싶은 시민은 강서한강공원 안내센터에 신분증을 맡기고 쌍안경을 빌리면 된다.

`투금탄 설화`의 `형제와 배` 조형물(좌), 공원 인근의 강서인공암벽장(우) ⓒ박분

`투금탄 설화`의 `형제와 배` 조형물(좌), 공원 인근의 강서인공암벽장(우)

시원한 강바람을 쐬며 흙길 탐방로를 따라 걷다 방화대교 남단에 이르면, 전에는 없었던 조형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이는 한강에 얽힌 옛 이야기 중 하나인 ‘투금탄 설화’에 등장하는 ‘형제와 배’라는 조형물이다. 형제의 모습과 시민들이 직접 투금탄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연꽃모양의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

작년 10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한강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이곳에 테마공간을 조성했다. 또한, 공원 인근에는 레포츠시설인 강서인공암벽장도 있다. 암벽등반장비를 갖춘 시민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이용기간은 4~11월(오전 8시~ 오후 9시)까지다. 암벽장 관리실(010-3302-7255)이나 강서한강공원 안내센터에 문의하면 자세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생태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공원에서 채취한 풀꽃으로 손수건에 꽃물을 들였다. ⓒ박분

생태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공원에서 채취한 풀꽃으로 손수건에 꽃물을 들였다.

강서습지생태공원을 걸으며 마치 시골 강가에 온 것처럼 자연 속 습지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별적인 공원탐방보다는 전문가의 안내를 받는 것이 훨씬 유익하고 재미있어 이를 더 추천한다. 강서한강공원 안내센터(02-3780-0621)로 사전 예약을 하면 해설자와 함께하는 공원탐방이 가능하다.

또한 자녀들이나 이웃과 함께 공원의 생태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겠다. 손수건에 꽃물을 들이는 ‘풀꽃사랑’과 잠자리 유충이나 물방개, 올챙이 등을 관찰하는 ‘수서생물 만나보기’, 볏짚으로 계란꾸러미 거북이 등을 만드는 ‘짚풀이야기’ 등 알찬 생태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되어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hangang.seoul.go.kr)에서 예약 가능하고,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참고로 한 시간이면 공원을 충분하게 둘러볼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방화역 1·2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7번을 타고 종점에 내려, 육갑문인 정곡나들목(인도)과 개화나들목(차도)을 지나면 강서습지생태공원에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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