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대신 문화를 품다’ 문화비축기지 9월 개방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7.08.24. 12:13

수정일 2017.11.14. 16:24

조회 7,396

문화비축지기 전경

문화비축지기 전경

석유비축 1급 보안시설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41년의 베일을 벗고 9월 1일 ‘문화비축기지’로 다시 태어납니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1973년 석유파동 이후 건설돼 그동안 1급 보안시설로 접근이 통제돼 왔던 곳인데요. 상암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면서 인근 위험시설로 분류돼 2000년 11월 폐쇄됐습니다. 다음달이면 생태·문화체험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문화비축기지로 변화한 만큼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활동이 차곡차곡 쌓여나가기를 기대해봅니다.

'문화비축기지'는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규모(면적 14만22㎡)에 공연, 장터, 피크닉 같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공간이 자리하고, 그 주변으로 6개의 탱크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산업화시대 유산인 탱크들은 물론 내외장재, 옹벽 등 하나부터 열까지 기존 자원들을 재생하고 재활용하는 도시재생 방식을 적용했다.

석유비축탱크 내부, 석유비축탱크 전경

석유비축탱크 내부, 석유비축탱크 전경

가솔린, 디젤, 벙커씨유 같은 유류를 보존하던 기존 탱크들은 최대한 외부 원형을 살려 복합문화공간, 이야기관 같은 복합문화시설로 재생됐다. 뉴욕 애플스토어 같은 유리돔(T1), 기존 탱크의 철재를 모두 제거해 만든 공연장(T2), 탱크 상부 구멍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마치 숲속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T4)까지, 문화비축기지만의 독특한 공간 특성을 활용한 구조물이 눈에 띈다.

기존 탱크 원형 그대로를 살려 송유관 등 석유비축기지 조성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T3)과 1‧2번 탱크에서 걷어낸 철판을 내·외장재로 재활용하고 조립해 카페, 회의실, 강의실 등을 새롭게 만들어낸 커뮤니티센터(T6)도 눈여겨 볼 만하다.

문화비축기지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기지 내 모든 건축물은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냉‧난방을 해결한다. 화장실 대소변기와 조경용수는 각각 중수처리시설(30톤)과 빗물저류조(300톤)를 통해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한다.

건축물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녹색건축인증(한국산업기술인증원) 우수등급과 에너지효율등급(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 최우수등급으로 예비인증을 받았으며, 준공 이후 본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문화비축기지 위치도

문화비축기지 위치도

문화비축기지 정식개원은 9월 1일이고, 개원기념 시민축제는 오는 10월 14일 개최된다. 시는 9월 1일 개원 이후부터 연말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40개 팀을 이미 선정했다. 마을‧문화‧예술‧생태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됐으며 3개월간 시민시장, 음악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매월 둘째 토요일, 문화마당에서 선보이는 ‘달시장’은 주민, 사회적경제기업가,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만드는 열린 마을장터로 오후 5시~9시까지 운영한다. 첫 번째 '달시장'이 열리는 9월 9일에는 서커스공연인 '프로젝트 날다 트렘폴린'과 자전거를 개조한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고 공연도 하는 '자전거 음악축제'도 함께 열린다.

9월 16일엔 환경 도시농부와 지역 청년창작자들이 참여하는 시장인 ‘마르쉐@문화비축기지’가 열리고, 9월 23일엔 우크렐레 음악축제 ‘우크페페’가 열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9월~10월 두 달간 전시·투어・워크숍을 진행한다. '옛 근로자의 시선으로 보는 문화비축기지'(이야기관)는 석유탱크를 관리하던 옛 근로자가 직접 투어를 진행한다. '매봉산 생태지도 만들기 워크숍'은 문화비축기지 내 녹지와 매봉산 자연생태를 관찰한 후 지도를 만들어보는 행사로 매주 수·금요일 2회씩 진행되며, 참가자는 추후 공지하여 모집할 예정이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재생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철저히 통제되던 산업화시대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드릴 것”이라며 “문화비축기지가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명소로 기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의 : 공원조성과 02-2133-2067, 2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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