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세계여행, 밤도깨비 야시장

시민기자 최용수 시민기자 최용수

Visit1,408 Date2017.04.04 17:24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 삼각 텐트는 핸드메이드 수공예품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최용수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 삼각 텐트는 핸드메이드 수공예품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2015년 시범운영 이후 2년 만에 대표적인 서울의 새 명물로 발돋움한 ‘밤도깨비 야시장’이 3월 24일 여의도 한강공원에 다시 나타났다.

밤이면 열렸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도깨비 같은 곳,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오늘이 불금이라 그런지 출구에서부터 많은 시민이 북적인다. 긴 무리를 따라 7~8분쯤 걸었을까, 물빛광장 인근 한강공원에서 훤히 불을 밝힌 밤도깨비가 손짓을 한다.

밤 도깨비 풍선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시민ⓒ최용수

밤도깨비 풍선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시민

지난해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 올해도 매주 금·토요일 저녁 6시~11시까지 열리며 오는 10월 29일까지 7개월 동안 계속된다. 핸드메이드 수공예품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 50여 개와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42개의 푸드트럭이 야시장을 가득 채웠다.

올해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의 컨셉은 ‘월드 나이트 마켓(World Night Market)’이다. 하룻밤 여의도에서 세계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 인근 `밤 도깨비 야시장`을 찾은 시민들 모습 ⓒ최용수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 인근 `밤 도깨비 야시장`을 찾은 시민들 모습

입구에 들어서니 ‘종합안내센터’와 ‘응급의료지원시설’ 건물이 서 있다. 조명 아래 나부끼는 형형색색의 도깨비 깃발은 영화 속에서 보았던 옛 성곽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입구에서부터 왼쪽으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트럭이 줄지어 있고, 맞은편에는 다양한 상품을 파는 50개 삼각텐트가 붉은 조명을 내뿜는다. 마음에 드는 소품을 고르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에 야시장만한 곳이 또 있으랴마는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에서는 무엇보다 가게마다 숨어있는 ‘스토리’를 찾아보는 즐거움을 추천하고 싶다.

가게의 상호마다 청년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최용수

가게마다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우선 가게 이름들을 하나씩 챙겨보자. ‘상호(商號)’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사연이 담겨있다. ‘러브디아’는 캄보디아 유학 시절 맛있게 먹었던 추억의 먹거리를 파는 곳인데, 캄보디아를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Love Cambodia’의 합성어다.

또한, ‘AMIGO 91’은 ‘91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 직접 핸드메이드하는 가게라는 의미로, 목걸이·귀걸이·반지 등 여성 장신구를 50%나 저렴하게 팔고 있다. ‘소 새우’는 ‘소 맛보새우’의 줄임말로 스테이크를 파는 푸드트럭이며, ‘새삼스레볶음면’은 전문 셰프들이 운영하는 우동가게로 ‘새우 삼겹스레 볶음면’을 뜻한다.

이외에도 가정용 목공예품을 파는 ‘재미난나무’, 오빠 커피로스터스의 커피점 ‘OPPA!’ ‘불빠닭’ 등 참 재미있고 톡톡 튄다.

`롱츄러스`’의 할배와 할매 모습 ⓒ최용수

`롱츄러스`’의 할배와 할매 모습

셰프 경력 40년이 된 ‘할배’와 ‘할매’가 만드는 ‘롱츄러스(Long Churros)’는 스페인 전통방식의 수제 츄러스이다. “내 손주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색소, 방부제, 인공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주문 즉시 만드는 것이 우리 할배의 고집”이라며 할매가 귀띔해 주었다.

문화프로그램 또한 풍성하다. 물빛광장 야경과 어울리는 버스킹 공연, 한국 전통공연과 마술쇼, 아시아·유럽·남미의 전통 공연 등 ‘오색오감(五色五感)’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푸드트럭 러브디아 ⓒ최용수

푸드트럭 러브디아

손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푸드트럭 러브디아 이영현 사장은 “물론 장사가 잘되는 것도 좋지만, 젊은이들이 야시장에서 밤늦도록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서 에너지를 듬뿍 받아갔으면 좋겠어요. 요즘 모두 힘들잖아요”라며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들려준다.

올해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은 여의도 외에도 동대문디자인프라자(팔거리광장)을 포함해 처음 문을 여는 반포한강공원(달빛광장), 청계천(모전교~광교) 그리고 5월에 개장하는 청계광장 시즌마켓까지 총 5개 지역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부터는 5개의 야시장에 푸드트럭 143개와 핸드메이드 상단 200팀이 4개 조로 나누어 3~4주 간격으로 이동하는 ‘참여상인 순환제’가 도입된다. 이를 통해 상인들은 지역별 매출 격차를 줄일 수 있고, 시민들은 한 지역의 야시장에서 ‘볼거리, 살거리, 먹거리’를 몽땅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카드결제기 비치, 엄격한 원산지 표시, 철저한 위생관리, 사진촬영 허용 등도 올해 ‘밤도깨비 야시장’의 변화된 모습이다. 또한 4월 말이면 상점들의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앱’이 공개된다.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알림 현수막과 여의도길 벚꽃 ⓒ최용수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알림 현수막과 여의도 벚꽃길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엉뚱한 짓을 일삼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밤도깨비’라고 이른다. 화사한 봄날 저녁,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체면일랑 벗어던지고 마음껏 주책 떨며 ‘밤도깨비’가 되어 보자.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세계로의 풍물여행을 즐길 수 있고, 동시에 청년창업과 소상공인의 자립에도 도움이 된다니 일석이조(一石二鳥) 아닐까. 이번 주말 밤 도깨비 잡으러 여의도로 가보는 건 어떨까?

■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 안내
○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동로 330
○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서 도보 약 600미터
○ 문의 : 다산콜센터(120), 사이트(www.bamdokkaebi.org), 페이스북(@bamdokkaebi), 인스타그램(@bamdokkaebi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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