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된 한글, 서울시립미술관 <날개.파티> 전시

시민기자 신새봄

발행일 2017.04.04. 10:40

수정일 2017.04.04. 10:40

조회 1,739

`날개.파티` 전시회의 입구ⓒ신새봄

`날개.파티` 전시회의 입구

회사가 광화문에 있는 필자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서울시립미술관에 종종 들린다. 이번에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SeMA 삼색전’ 일환으로 <날개.파티> 전시가 열린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SeMA 삼색전은 한국 미술계의 여러 모습과 자취를 세대별로 조명하는 격년제 기획전이다. 올해는 시각디자이너 안상수와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를 초대해, 한 사회와 문화의 기본이 되는 문자의 근본 속성을 탐구하고 디자인 교육의 미래를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한다.

전시장 내부 ⓒ신새봄

전시장 내부

안상수는 글꼴 디자인, 타이포그라피, 편집 디자인, 로고 타입 디자인, 포스터 제작, 벽면 드로잉과 설치 작업, 문자 퍼포먼스, 캔버스 문자도, 실크 스크린, 도자기 타일 등 다양한 형식 실험으로 ‘한글’을 작업해왔다. 그는 ‘문자’에 내재한 여러 시각요소를 결합하고 반응시켜 우리의 문자 지각을 공감각적으로 확장해준 원로 작가이다.

안상수 디자이너를 고찰하는 영상ⓒ신새봄

안상수 디자이너를 고찰하는 영상

주요 전시관에 들어서면 안상수의 디자인과 삶에 대해 고찰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안상수의 작가적 정체성은 ‘한글’이라는 우리 문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조형언어와 디자인 작법을 만들면서 시작된다. 그래픽 디자이너이면서도 자신만의 시각 언어를 구축했다는 점은 다시 말해 ‘안상수화’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 지점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안상수와 시각 예술가 안상수의 구분은 모호해진다. 안상수가 다루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은 ‘문자와 유희하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창작의 과정을 통해 기하학적 조형물로써 단순하고 명료한 기호가 되고, 함께 어우러져서 새로운 공간을 빚으며, 시각 언어의 엄정한 태도를 보여주고, 전혀 다른 세계에서 패턴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한 디자이너가 ‘문자’를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창의적인 ‘행동’에 대한 감상과 정보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라는 공동의 작업으로 이어진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 아카이브ⓒ신새봄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 아카이브

안상수의 작품 세계 근간에 ‘한글’이 있다면,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는 ‘문자’와 ‘한글의 창조적 정신’을 중심에 두고 가장 우리다운 교육을 찾아 실험하고 실천하는 디자인 공동체이자 교육 협동조합이다.

전시 공간에서 작동하는 ‘현재의 이야기’들은 학교라는 사회, 디자인 작업물의 경제적 순환, 유기적으로 연결된 총체적 교육의 중요성 등 PaTI를 관통하는 주요 주제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현대사회에서 재고해야 할 교육의 방향성과 공동체적 삶에 복무하는 디자인의 미래상을 논의하는 뜻 깊은 계기가 될 것이다.

전시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신새봄

전시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PaTI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뤄진다. 첫 번째 ‘함께 멋짓는 배곳’, 두 번째 ‘과정으로 배우는 배움’, 세 번째 ‘배우미’이다. PaTI의 모든 배움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배움이 다른 배움과 만나게 된다. 이번 전시 파트는 배우미들이 창의적으로 참여한 다양한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채워진다.

기자는 마침 도슨트가 설명하는 시간에 들어왔다. 그의 설명에 따라 여러 사람과 함께 전시회를 구경할 수 있었다. 확실히 도슨트의 설명을 가미해 전시작품을 보면 더 풍성하고 이해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도슨트 설명시간은 서울시립미술관에 문의하면 된다.

전시장에 마련된 ‘교실’에서는 각종 워크숍과 관객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PaTI교육 정신의 근간은 ‘문자’이다. 때문에 각 커리큘럼의 목표 또한 손과 몸으로 익혀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의 디자이너를 양육하는 데 있다. 그중에서 6가지를 선별해 워크숍 형태로 구현하고, 미술관의 여러 개념을 직접 들어보는 자리도 마련한다. 세부 워크숍과 프로그램 일정은 미술관 웹사이트와 전시장 내에서 찾을 수 있다.

■ 서울시립미술관 SeMA Green <날개.파티> 전시회 안내

○ 장소 :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61 (서소문동) 서소문본관 1층

○ 기간 : 5월 14일까지, 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토·일요일·공휴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매월 둘째주 수요일·마지막 주 수요일 뮤지엄 나이트 운영(밤 10시 연장 개관)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관람료 : 무료

○ 홈페이지 : 바로가기

○ 문의 : 02-2124-8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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