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문동 ‘둘리테마거리’로 떠나는 봄나들이

시민기자 박분

Visit1,277 Date2017.03.22 16:21

둘리 캐릭터로 단장한 버스정류장, 숭미초등학교 정문 ⓒ박분

둘리 캐릭터로 단장한 버스정류장, 숭미초등학교 정문

도봉구 쌍문동 일대가 문화의 향이 가득한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 ‘아기공룡둘리’의 배경이 되었던 서울 도봉구 쌍문동이 둘리 벽화와 조형물로 마을 곳곳을 단장해 생기를 불어넣었다. 1983년 만화잡지 ‘보물섬’에 연재돼 한국 만화의 획을 그은 아기공룡 둘리와 말썽 군단 친구들의 기상천외한 모험담을 만나기 위해 쌍문동을 찾았다.

서울지하철 4호선을 끝에 있는 쌍문역은 역사에 들어서자마자 놀이동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확 든다. 삭막하던 역사가 온통 알록달록한 아기공룡 둘리의 캐릭터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역사 내 기둥에는 회전목마와 자이로드롭 등 둘리와 함께하는 다채로운 콘셉트가 시선을 붙든다.

쌍문역 출입구(좌), 쌍문역사 내(우) 등에 조성된 다양한 `둘리`조형물 ⓒ박분

쌍문역 출입구(좌), 쌍문역사 내(우) 등에 조성된 다양한 `둘리`조형물

‘쌍문 둘리테마역사’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바로 역사 중앙에 마련된 휴식공간인 이른바 ‘쌍문역 둘리쉼터’다. 친숙한 초록빛깔 둘리는 물론이고 젖꼭지를 입에 문 희동이, 도우너, 고길동 등 둘리에 등장하는 개성 있는 다양한 캐릭터가 한꺼번에 다가와 반긴다. 편안한 의자가 마련된 이곳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진을 찍는 포토존 역할도 하고 있다.

쌍문역사의 둘리쉼터 ⓒ박분

쌍문역사의 둘리쉼터

쌍문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20분 정도 되는 근거리에는 ‘둘리뮤지엄’도 있다. 2015년 개관한 둘리뮤지엄은 어른들에겐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게는 둘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

`둘리뮤지엄`에 있는 빙하 속 둘리의 모습이 담긴 조형물 ⓒ박분

`둘리뮤지엄`에 있는 빙하 속 둘리의 모습이 담긴 조형물

‘둘리뮤지엄’에 들어서자 빙하 속에서 쿨쿨 자고 있는 천진난만한 둘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거대한 빙하 속 둘리 모습은 신비감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둘리뮤지엄’은 지하 1층과 지상 3층의 규모로 각 공간마다 만화 속 에피소드를 주제로 꾸며져 있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설명해주는 도슨트 해설도 있어 둘리의 세상을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다.

아기공룡 둘리가 최초로 연재됐던 만화잡지 `보물섬`이 `둘리뮤지엄`에 전시돼 있다. ⓒ박분

아기공룡 둘리가 최초로 연재됐던 만화잡지 `보물섬`이 `둘리뮤지엄`에 전시돼 있다.

아기공룡둘리를 집필하던 김수정 작가의 작업실 앞에서 아이들이 둘리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박분

아기공룡둘리를 집필하던 김수정 작가의 작업실 앞에서 아이들이 둘리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전시인 <세계명화 트릭아트 展>도 진행 중이다. 4월 2일까지 운영되는 이 전시는 모네, 샤갈 등 서양미술 거장들의 원작을 패러디한 것이다. 직접 보고 만지며 사진도 찍을 수 있어 작품 속 인물과 한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둘리뮤지엄’에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과 수유실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흥미로운 공간은 아기공룡 둘리의 원고 집필 당시를 재현해 놓은 김수정 작가의 작업실이다. 아기공룡 둘리가 처음 연재됐던 만화잡지 ‘보물섬’과 작가의 자필 원고와 시나리오도 원본으로 전시돼 있어 작가의 숨결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 이것들은 모두 작가가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캐릭터와 함께 하는 게임을 통한 체험거리로 가득한 ‘둘리뮤지엄’의 입장료는 4,000원(주말 및 공휴일은 5,000원)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입장마감 오후 4시 20분)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에 휴관한다.

담장 따라 이어지는 `둘리테마거리` 모습 ⓒ박분

담장 따라 이어지는 `둘리테마거리` 모습

‘둘리뮤지엄’을 방문했다면, 다음 코스로 우이천을 가보자. 버스로는 두 정거장 거리지만, 걸어가는 길에 둘리 캐릭터가 산재해 있어 걷는 것을 추천한다. 버스정류장, 주민 센터 외벽, 길바닥, 학교 담장 등 거리 곳곳에서 둘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달리는 버스도 예외 없이 둘리를 테마로 곱다랗게 단장하니 ‘둘리테마거리’가 더 빛이 난다. “요리 보고 저리 봐도 둘리 둘리~”하며 노래 가사가 절로 흥얼거려질 정도다.

우이천을 따라 그려진 둘리 벽화 ⓒ박분

우이천을 따라 그려진 둘리 벽화

우이천 가까이 이르렀을 때 하천 옹벽에 꽃처럼 피어난 벽화가 손짓하고 있었다. 둘리가 빙하 속에 갇힌 채 떠 내려와 고길동 가족에게 발견되는 과정과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등 말썽 대장 사고뭉치 둘리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또한, 1988 서울 올림픽과 눈물의 IMF 졸업 장면 등 작품 속 스토리가 벽화로 되살아나듯 촘촘히 그려져 있다. 이 벽화작업에는 둘리의 작가와 대학생들, 시민자원 봉사자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우이천을 산책하던 시민들은 “벽화가 있어 마을에 생동감이 넘쳐나고 구경 삼아 멀리서 놀러 오기도 한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했다.

쌍문동은 평범한 이웃들의 일상을 담아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이 된 곳이어서 더욱 정감이 가는 동네이기도 하다. 쌍문역 인근에 낡고 예스러워 보이는 골목길을 지날 때 서로 부대끼며 알콩달콩 살아가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어쩐지 지금껏 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잠시 빠지기도 했다.

쌍문동 곳곳에서 둘리 벽화, 조형물 등을 만날 수 있다. ⓒ박분

쌍문동 곳곳에서 둘리 벽화, 조형물 등을 만날 수 있다.

쌍문역사와 ‘둘리뮤지엄’, 그리고 우이천까지. 둘리와 함께하는 쌍문동 여행은 쉬엄쉬엄 걸어 한 바퀴 돌아도 반나절이 채 안 걸린다. 북한산과 도봉산에 인접해 있어 물빛과 풍광이 맑고 수려한 우이천을 따라 벽화가 쭉쭉 이어지고 있다. 빨강, 파랑, 노랑, 주황의 화사한 빛깔로 채색된 벽화 앞에 서니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온 듯했다. 졸졸 흐르는 냇물 소리와 벽화 속 둘리와 그 친구들의 재잘댐이 봄을 손짓하고 있다.

■ 둘리뮤지엄 안내
○ 위치 : 서울특별시 도봉구 시루봉로 1길 6
○ 관람 시간 : 오전 10시~ 오후 6시 (입장마감 오후 4시 20분)
○ 휴관일 :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 관람료 : 4,000원(주말, 공휴일은 5,000원) / 단체 및 도봉구민 3,000원(주말, 공휴일 4,000원)
※ 단체 15명 이상(단체인솔자 무료), 도봉구민은 주소지 증명이 가능한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으로 확인
○ 문의 : 02-990-2200, www.doolymuseu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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