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청 옥상에 고양이들이 모인 까닭은?

시민기자 김종성

Visit1,168 Date2017.03.15 15:50

길고양이들과 사람들이 자연스레 어울려 노는 구청 옥상 쉼터 ⓒ김종성

길고양이들과 사람들이 자연스레 어울려 노는 강동구청 옥상 쉼터

지난 달 서울 강동구청(강동구 성내1동 540)에서 특별한 현판식이 있었다. 바로 구청 별관 건물 옥상에 ‘길고양이 어울쉼터’를 지은 것이다. 2013년 전국 최초로 공공건물과 공원에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소를 설치했던 강동구가 이번에는 현대건설의 지원에 힘입어 길고양이 쉼터를 마련했다.

길고양이 어울쉼터는 겨울철 추위와 배고픔으로 고통 받는 유기묘 및 길고양이 보호를 위해 조성됐다. 서울 지역 내 길고양이가 20만 마리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길 위의 생명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다.

강동구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동물복지팀까지 신설했다고 하니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더불어 ‘동물복지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 조례’를 마련하고 ‘동물복지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동물 보호 복지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양이 쉼터 입구의 필독 안내판(좌), 난방이 되는 쉼터의 내부 모습(우) ⓒ김종성

고양이 쉼터 입구의 필독 안내판(좌), 난방이 되는 길고양이 어울쉼터의 내부 모습(우)

이곳에 작게나마 고양이 쉼터가 처음 생긴 것은 5년 전이다. 당시 당직근무를 하던 구청 직원이 “길고양이 좀 처리해 달라”는 민원전화를 받으면서부터였다. 민원전화를 받은 구청 직원들은 옥상 한편에 직접 판자와 스티로폼으로 길고양이를 위한 집을 만들어 임시로 살게 해주어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주인을 잠시 잃은 반려견과 달리, 길고양이는 주인이 없어 동물보호센터에 보내면 보름 정도 있다가 안락사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강동구의 길고양이 어울쉼터는 구조나 보호가 필요한 고양이들이 임시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다. 약 15마리 정도의 고양이를 수용할 수 있다. 강동구 지역 ‘캣맘’들의 모임인 미우캣보호협회 같은 동물보호단체에서 매주 자원해서 찾아와 고양이와 시설물을 관리해 주고 있다.

또한, 고양이들의 진료와 예방접종, 중성화 시술 등은 강동구 수의사회가 담당해 믿음이 간다. 강동구에서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을 통해 쉼터에 머무른 고양이의 입양 및 분양 공고도 낼 계획이다.

길고양이 어울쉼터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개방된다고 한다.

고양이들과 즐겁게 놀이 중인 동네 아이들의 모습 ⓒ김종성

고양이들과 즐겁게 놀이 중인 동네 아이들의 모습

최근 우리 사회에는 ‘펫밀리(Pet과 Family의 합성어)’라고 부르는 반려동물 가족이 늘어나면서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가 줄어든 것 같다. 길고양이 어울쉼터에는 아이들과 함께 찾아온 동네 주민들이 많이 보였다. 고양이 사료를 가지고 온 사람과 장난감으로 고양이와 노는 사람, 그리고 고양이 배변 장을 청소해 주는 착한 아이들까지 있어 보기 좋았다.

이곳에 자주 온다는 아이 몇 명은 저마다 사연을 품은 고양이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저 하얀 고양이는 낯선 사람이 오면 잘 안 나타나는데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받아서란다. 학대를 받았는지 한쪽 눈을 다쳐 실명한 고양이도 있어 마음을 짠하게 했다.

고양이 배변장을 치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김종성

고양이 배변장을 치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반면, 유기묘들을 안락사하지 않고 보호해준다는 것을 알게 된 일부 시민이 고양이를 구청에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심효힐 주무관은 전화로 “고양이를 받아줄 수 없느냐”고 문의하는 것은 물론 구청 앞에 고양이를 놓고 그냥 가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하며, “측은함이나 호기심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길고양이 어울쉼터에 가면 출입문에 있는 안내판을 꼭 읽어보고 들어가도록 하자. 고양이의 습성, 고양이와 친해지는 방법 등 유익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더불어 쉼터 입구에 쓰여 있는 마하트마 간디의 명언이 눈길을 끈다.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

문의 : 02-3425-6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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