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토리 호호] 대나무 숲에서 예술 바람을 맞다!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7.02.02. 17:04

수정일 2017.03.21. 15:32

조회 2,374

전남 담양 향교리 동네를 장식하고 있는 할머니 화가들이 그린 타일 그림

전남 담양 향교리 동네를 장식하고 있는 할머니 화가들이 그린 타일 그림

호호의 유쾌한 여행 (30) 전남 담양 향교리

2월입니다. 아직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지만 곧 꽃바람이 불어오겠죠? 봄방학도 있는 2월에 가족과 함께 여행가기 좋은 곳으로 가봅니다. 전라남도 담양 향교리. 죽녹원과 전남도립대학교가 위치하고 있으며 남쪽으로 관방천이 흐르는 작은 마을입니다. 작은 마을지만 죽녹원이 인기를 끌면서 공휴일에는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곳으로 꼽힙니다.

대숲이 마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곳은 옛날부터 대나무 공예품과 참빗을 만들던 공예마을이었습니다. 지금도 참빗 장인, 죽공예가 등이 모여 사는 진정한 예술인 마을이기도 합니다.

향교리 대담아트센터 전경

향교리 대담아트센터 전경

거기에 2010년 대담미술관이 마을 한 켠에 들어서며 또 다른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광주교대 교수 정희남 관장이 생활 속의 미술, 소통하는 미술을 모티브로 미술관을 지으며 동네 주민들과 소통부터 시작했습니다.

동네 어귀에 모여 시간을 보내던 마을 할머니들에게 스스로 자기 얘기를 하게 하고 붓을 쥐어주었습니다. 그림의 ㄱ자도 모르던 할머니들은 이런 저런 활동을 통해 3년 만에 화가가 되어 마을을 직접 꾸미고 전시회도 열었습니다.

대담미술관 옆 골목 안쪽에 폐가를 개조해 기성작가들과 주민들이 참여하여 사랑방과 전시실 역할을 하는 ‘예술가의 집’도 만들었습니다. 마을을 상징하는 대나무 공예와 참빗을 응용한 작품들과 향교리 할머니 아티스트들이 마을을 표현한 작품이 걸려있습니다.

대문을 장식하고 있는 할머니 화가의 그림

대문을 장식하고 있는 할머니 화가의 그림

향교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자신의 집 문간과 담벼락에 걸려있는 할머니들이 그린 타일 그림들입니다. 평생 남편 이름만 붙어 있던 문패 아래 꾹꾹 눌러쓴 자신의 이름과 그림이 들어있는 타일 문패를 달았습니다. 타일에는 할머니들이 그린 대나무 숲이 있고 자신의 얼굴이 담겨있습니다. 마을 입구 벽면에 여러 명의 작가들이 타일위에 그린 마을 지도와 진시영 작가의 조명 설치미술이 옥상에 올려진 마을회관도 돌아볼만 합니다.

담양 향교리 예술가의 집. 빈집을 이용해 전문 예술가와 할머니 화가들이 꾸몄다

담양 향교리 예술가의 집. 빈집을 이용해 전문 예술가와 할머니 화가들이 꾸몄다

2010년도에 설립된 대담미술관은 지역 문화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소통하며 지역 작가들을 소개하는 한편 서울에서도 하지 못하는 좋은 전시를 기획하기도 합니다. 전국의 아름다운 미술관으로도 선정될 만큼 현대적 건물과 옛 건물이 조화를 이룹니다. 큰 창으로 큰 은행나무가 서있는 미술관 마당이 한눈에 들어오는 뮤지엄 까페는 젊은이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공간이 됐습니다.

전문 예술가들이 꾸민 향교리 마을회관. 죽녹원 돌아보고 난 후 마을 여행도 함께 해보자

전문 예술가들이 꾸민 향교리 마을회관. 죽녹원 돌아보고 난 후 마을 여행도 함께 해보자

향교리의 영향 덕분일까요. 죽녹원 안에도 이이남 아트센터가 문을 열어 한국화와 비디오 아트를 접목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이웃마을인 객사리에도 오랜 창고를 개조해 전시장과 까페로 만든 담빛예술창고가 문을 열었습니다.

담양은 워낙 조선시대부터 송강 정철을 비롯한 가사문학이 발달해 정원과 정자문화가 근간을 이루는 고장입니다. 거기에 현대 예술까지 어우러집니다. 담양으로의 여행이 더욱 흥미로워집니다.

대담미술관 카페. 큰 창이 인상적이다

대담미술관 카페. 큰 창이 인상적이다

대나무 숲이 시원하게 뻗어있는 담양 죽녹원

대나무 숲이 시원하게 뻗어있는 담양 죽녹원

■ 여행정보
○ 대중교통으로 가는 법
- 논산천안 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이용 백양사 IC에서 15번 국도 이용. 광주송정역까지 KTX로 이동 후 담양행 버스나 시티투어를 이용해 둘러보는 방법도 있다.
○ 대담미술관 이용 정보
- 담양읍 언골길 5-4(향교리 352-1), 9~18시 오픈. 까페는 10~23시.연중 무휴.
○ 담양에서 함께 가볼만한 곳
- 대숲의 정취를 느끼려면 죽녹원을 빼놓을 수 없다. 메타세콰이어길도 향교리에서 가깝다. 담양의 진짜 예술의 역사를 느끼려면 가사문학을 꽃피운 소쇄원, 식영정, 면앙정 등을 함께 돌아보자. 문인들이 모여 시와 예술을 논하던 담양은 그 자체가 예술고장의 원조이다. 창평의 슬로우시티는 나지막한 돌담길이 예쁘고 저렴한 가격에 숙박이 가능한 곳이 많아 들러볼만 하다. 담양은 떡갈비, 대통밥, 국밥, 국수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왠만한 집이든 기본 이상의 맛을 낸다.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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