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꼽은 "국공립어린이집 이래서 좋더라"

시민기자 강서희

발행일 2017.01.24. 16:57

수정일 2017.01.24. 16:59

조회 10,172

어린이집에서 눈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강서희

어린이집에서 눈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어린이집을 보내야겠다고 기자가 생각한 것은 아이가 만2세가 되었을 무렵이다. 세 살 까지는 부모가 키우는 것이 좋다는 말에 욕심을 내어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육아휴직이 끝나고 복귀를 해야 할 무렵, 서울시 보육포털서비스(iseoul.seoul.go.kr)에 접속해 집 근처에 있는 국공립어린이집에 입소대기신청을 했다. 다행히 우선순위 가점 덕분에 곧 자리가 났고 아이는 새학기 시작과 동시에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집 앞에 있는 가정형어린이집이 아닌 국공립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 이윤보다 아이를 먼저 생각할 것이라는 점, 직장맘으로서 아이를 늦게까지 맡겨도 안심할 수 있다는 점, 특별활동 비용이 과도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다른 국공립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들의 만족도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졌다. 주변 국공립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는 몇몇 엄마들을 만나 보았다.

아이가 만3세쯤 민간어린이집에서 구립어린이집으로 옮긴 김연희 씨는 우선 비용적인 면에서 국공립어린이집이 더 좋다고 말한다. 민간어린이집에선 특강비용과 차량비용으로 월 25만원을 넘게 냈지만, 구립어린이집에 오니 월 7만원 정도로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최고로 꼽았다.

“명절이나 스승의 날이 돌아와도 공연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돼서 좋더라고요. 이곳 선생님들은 선물도 철저하게 사양하셔서 마음이 편해요. 추운 겨울에도 애 손이 차가워서 오는 일도 없고요. 아무래도 민간어린이집이었다면 난방비 절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죠. 선생님들도 고용이나 급여 면에서 안정적이어서인지 아이들을 더 여유 있게 대하시는 것 같아요.”

믿을 수 있는 보육환경으로 만족도가 높은 한 국공립어린이집 교실 ⓒ용산구청

믿을 수 있는 보육환경으로 만족도가 높은 한 국공립어린이집 교실

쌍둥이 두 아이를 구립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는 정혜란 씨는 “우선 먹거리가 안심되고, 국가에서 운영하니 믿을 만하고 시설도 안전하다”고 만족감을 보인다. 또, “교사와 원장 선생님의 교육철학에 신뢰가 가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구립어린이집의 장점으로 “보육시간이 길어서 늦게 퇴근하고 아이를 찾으러 가는 날에도 안심”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딸 아이가 구립어린이집을 다닌지 만2년이 되었다. 늘 언제나 반갑게 맞이하는 선생님, 즐거운 얼굴로 하원해서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재잘대며 들려주는 아이를 마주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육아고민이 있으면 늘 함께 공감해주고 들어주는 담임선생님, 원장선생님 같은 든든한 외부 조력자가 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다.

서울시가 지난 12월 `서울시 보육비전 2020`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을 2,154개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머지않아 2명 중 1명이 국공립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참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국공립어린이집 수보다는 그 안의 콘텐츠일 것이다. ‘안심보육 환경’과 ‘맞춤형 돌봄지원 체계’ 그리고 ‘보육교사가 즐겁게 일하는 환경’ 등이 함께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 키우며 살기 행복한 나라를 꿈꾸며 ‘보육특별시’를 위한 서울시의 보육정책을 응원해본다.

성산여고 유휴교실을 리모델링한 용산 샘물어린이집 외관 및 내부 모습 ⓒ용산구청

성산여고 유휴교실을 리모델링한 용산 샘물어린이집 외관 및 내부 모습

■ 서울의 조금 더 특별한 국공립어린이집
1. 학교 내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한 ‘용산구립 샘물어린이집’

전국 최초로 학교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한 ‘비용 절감형’ 구립어린이집이다. 학교법인 성심학원은 성심여고 내 도서관동 1층 3개 교실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용산구가 리모델링 공사를 시행하여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구립어린이집을 신축하는 데 20~30억 원 가량이 소요되는 데 비해, 샘물어린이집의 총사업비는 8억 원(국시비 보조금 7억 원, 구비 1억 원)으로 그 비용이 절반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이다.

2016년 9월 개원한 샘물어린이집은 0~5세 영유아 65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5개 보육실, 별도의 놀이터와 텃밭도 갖추고 있으며, 장애아동통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 공동육아로 운영하는 국공립어린이집 ‘마포구립 성미어린이집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보내고 싶지만, 입학 시 내는 출자금이 부담스러워 망설였다면 국공립으로 운영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어떨까? 성미어린이집은 2009년 전국 최초로 공동육아 모델을 구립어린이집에 도입한 곳으로, ‘(사)공동육아와공동체육아’에서 위탁 운영하는 구립어린이집이다.

성미어린이집은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모와 함께 매월 텃밭 운영, 김장 담그기 등을 진행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도록 4~5세(만2-3세), 6~7세(만4-5세)를 통합반으로 운영한다. 계절변화에 따른 세시절기를 알아보고 세시절기 풍속과 놀이를 이해하는 활동, 풍물놀이과 숲놀이 등의 프로그램이 강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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