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 따라 고즈넉한 겨울 산책

시민기자 김종성

Visit1,319 Date2017.01.20 17:28

고즈넉하게 산책하기 좋은 겨울 탄천변 ⓒ김종성

고즈넉하게 산책하기 좋은 겨울 탄천변

얼마 전 멸종위기 1급 동물인 수달 가족이 탄천에서 발견됐다는 뉴스가 크게 보도됐다. 한강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수달이 다시 나타난 건 무려 43년 만이란다.

한강의 제1지류인 탄천은 천변에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나있어 종종 가는 곳이다. 중대백로, 해오라기, 원앙새 등 텃새는 물론 요즘 같은 겨울엔 많은 철새들이 찾아오는 좋은 서식지로, 수달이 나타날 만한 하천이다.

‘탄천(炭川)’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법화산에서 발원해 흐르다가 성남시 분당구와 수정구를 지나 계속 북류하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서 양재천과 합쳐진 후 한강으로 유입되는 유로연장 35.6㎞의 긴 하천이다.

옛날에는 순우리말로 ‘숯내’, ‘검내’라고 불리기도 했다. 탄천의 이름과 관련된 여러 유래 가운데, 조선시대 때 강원도에서 한강을 통해 목재와 땔감을 싣고 내려와 뚝섬에다 부렸는데, 이 땔감으로 숯을 만드는 곳이 바로 탄천 가까이에 모여 있어 물줄기가 검게 변했다는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합수부 ⓒ김종성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합수부

한강 남단에 이어진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리다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합수부에서 탄천변 자전거도로로 들어섰다. 추운 겨울날 시민들의 발길이 뜸한 탄천은 휴식을 한껏 즐기는 듯 고요했다. 경기가 열릴 적마다 관중들로 시끌시끌했을 잠실야구장이 천변에 얌전히 자리하고 있었다. 천변에 버스와 차량들이 꾸물거리며 움직이는 운전면허시험장이 있는 것도 다른 하천들과 다른 점이다.

탄천에서 함께 겨울을 나는 철새와 텃새 ⓒ김종성

탄천에서 함께 겨울을 나는 철새와 텃새

다른 계절엔 산책로에 북적였을 시민들 대신 겨울 철새 물닭과 민물 가마우지, 고방오리, 흰뺨검둥오리 등이 ‘꽥꽥’ 소리를 내며 하천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었다. 겨울이 찾아와 한껏 한산해진 도심 속의 하천은 이제 새들의 휴식처다.

물속으로 잠수해 물고기를 사냥하는 민물가마우지는 중국북쪽에서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였는데, 머물기가 좋고 먹을거리가 풍부해서 한강과 지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텃새가 되어가고 있었다. 특히 텃새와 철새들이 싸우지 않고 섞여서 모여 사는 모습이 기특하고 사람보다 낫구나 싶었다.

탄천은 한강처럼 강폭이 아주 크지 않아 새들을 마주하며 바라볼 수 있어서 좋고, 그렇다고 강폭이 좁지도 않아 새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서 좋다. 사람들과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새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서다. 새들 가운데 해오라기, 중대백로, 왜가리 등은 특이하게 외다리로 서있어 재밌다. 알고 보니 추운 날 체온을 최대한 빼앗기지 않기 위해 두 다리보단 한 다리로 서 있는 거라고 한다.

자연하천에서 물살이 세계 흐르는 곳인 여울 ⓒ김종성

자연하천에서 물살이 세계 흐르는 곳인 여울

탄천에선 ‘돌돌돌’ 특유의 경쾌한 소리를 내는 여울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순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 여울은 ‘강이나 바다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을 말한다. 수심이 얕은 여울의 바닥은 굵은 조약돌이 깔려 있다. 그래서 여울에서는 물살이 조약돌에 부서지면서 경쾌한 소리가 난다. 여울은 못과 함께 하천을 정화하고 풍성하게 하는 자연하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탄천에 사는 씨알 굵은 잉어들(좌), 똘망똘망한 눈빛의 매도 탄천에 찾아왔다.(우)ⓒ김종성

탄천에 사는 씨알 굵은 잉어들(좌), 똘망똘망한 눈빛의 매도 탄천에 찾아왔다.(우)

천변에 서있는 안내판을 통해 탄천2교(강남구 대치동)에서 대곡교(강남구 세곡동) 사이 6.7km 물길이 ‘탄천생태·경관보존지역’임을 알게 됐다. 한강지천 중 모래톱과 수변습지가 발달된 자연형 하천으로 겨울철 철새 도래지란다. 천변에 철새 조망대도 갖춰져 있었다. 어쩐지 여울들이 보이고 씨알 굵은 잉어들과 철새들이 많이 사는구나, 했다. 게다가 눈빛이 똘망똘망한 게 시력이 무척 좋을 것 같은 매도 날아오는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곳이 탄천이다.

탄천은 형뻘인 한강에 비하면 야생의 분위기가 완연했다. 삭막한 도시 속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고 정서적 안정감을 즐길 수 있는 휴식처로 그만이다.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