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토리 호호] 성수동에서 새로운 '낡음'을 만나다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7.01.19. 17:32

수정일 2017.03.21. 15:33

조회 1,939

성수동

호호의 유쾌한 여행 (28) 성수동으로 떠나는 새로운 공간 여행

요즘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는 동네로 꼽히는 성수동에 갔습니다. 사실 성수동은 제게 특별하다 못해 각별합니다. 유년시절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한 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서로의 집을 몰려다니던 골목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 괜히 집에 일찍 들어가기 싫은 날이면 공장과 주택이 어우러진 거리를 한참 돌아서 집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에도 성수동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공간이었습니다. 요즘처럼 잘 갖춰진 교육환경을 있는 동네하고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웃 동네의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는 성수동으로는 거의 발걸음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공장이 더 늘어났고 일대에서 주거지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 동네가 되었습니다.

사진공장

오랜만에 가 본 성수동은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지만 분위기마저도 이색적인 동네가 되었습니다. 많은 공장들과 트랜디한 건물, 낡은 주택들이 공존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유니크한 동네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불리는 것이 괜한 수식이 아니었음을 실감하면서 낯선 여행자가 되어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렸습니다. 학교나 큰 길은 기억 속 남아있던 그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 되었지만 골목 안은 아직 옛 모습을 간직한 곳도 많았습니다. 요즘 트렌디한 곳으로 회자되는 곳들은 낡은 것이 보존되면서 새로운 것을 담고 있었습니다. 성수동은 이제 변화의 시작점에 놓여 있는 듯합니다. 색다른 비주얼로 아주 매력적인 동네가 되고 있었습니다.

카페 어니언

이미 대림창고, 자그마치, 사진창고 등 창고와 공장을 개조한 공간들은 인터넷 상에 많이 회자가 되었습니다. 한 두 번의 방문으로 성수동의 매력을 다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최근 주목받는 공간들을 통해 달라지는 성수동을 느껴봅니다.

대림창고

금속 공장의 변신 카페 어니언

대림창고 갤러리칼럼이 주도해온 성수동 열풍을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는 카페 어니언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70년대 지어져 오랫동안 금속 부품 공장으로 사용되어 오던 곳을 커피와 빵 향기가 가득한 곳으로 개조했습니다. 속된 말로 ‘분위기 깡패’라는 표현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인테리어 트렌드를 이 건물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장이 어떻게 변신했는 지 공간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이곳을 방문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카페

금속 냄새 가득했던 두 개의 공장 건물이 미로처럼 얽혀있는 곳을 건물 내부는 물론 외관, 지붕까지 버릴 공간 하나 없도록 바꿨습니다. 사실 구조는 과거와 똑같은데 버릴 곳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합니다. 건물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고 가구 등 집기만 현대의 것을 넣었습니다. 커피 한 잔 들고 어느 의자에 걸터 앉으면 마치 하나의 근대문화유산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패션쇼나 행사, 전시 등 문화 행사도 종종 열리고 있습니다.

책방이곶

주택가 낡은 건물 지하의 변신 책방이곶

성동세무서 부근에 골목 안에 위치한 동네 책방이자 사진 갤러리입니다. 여행과 책을 좋아하는 이와 사진 찍는 이가 함께 운영합니다. 주택가 낡은 건물 지하를 소박하게 꾸몄습니다. 간판도 눈에 띨 듯 말 듯 주변과 어우려져 있습니다.

책방이곶

이곳에는 여행과 사진이 주는 자유로움이 가득합니다. 숲이란 의미의 제주 방언인 ‘곶’을 넣어 책방 이름을 지을 정도로 두 주인장의 제주 사랑이 넘칩니다. 제주를 테마로 아예 한 코너를 따로 꾸몄습니다. 독립출판물과 여행서 등도 판매하지만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사진과 관련된 책과 화보집입니다. 또 애지중지하게 모은 절판된 헌책들이 눈길을 끕니다. 사진이나 독립출판물 출간 등에 대한 강좌와 모임도 열립니다.

성수동 수제화

성수동 수제화 장인 브랜드 프롬에스에스

성수동은 원래 수제화 거리로 유명해졌습니다. 90년대 경제위기 때 수제화 업체들과 관련 산업 종사들이 성수동에 자리를 잡음으로써 거대한 타운을 형성했습니다. 한국 수제화 제조업체의 약 70%가 성수동에 몰려있다고 합니다. 골목에 숨어 있는 매장들을 찾아가도 좋지만 성수역 1, 2번 출구 사이에 서울시와 성동구청의 평가를 통과한 구두장인 7개 브랜드가 모여 있는 프롬 에스에스(성동구 성수동으로부터)가 있습니다. 매장의 모양은 비슷하지만 구두의 개성은 7개 모두가 다릅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신발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여행 정보
○ 카페 어니언 : 성동구 아차산로9길 8 | 성수역 2번 출구 도보 3분 | 070-7816-2710
○ 책방이곶 : 성동구 광나루로9길 2 B1 | 2호선 성수역 2번출구 북쪽으로 도보 8분 (성동세무서 옆 골목 안쪽) 매일 13:00 ~ 20:00 (연중무휴) | 070-4610-3113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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