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부럽지 않은 ‘풍납동 도깨비시장’

시민기자 방윤희

Visit1,408 Date2017.01.16 17:26

명절을 앞두고 방앗간에 참기름 짜는 냄새가 그득하다. ⓒ방윤희

명절을 앞두고 방앗간에 참기름 짜는 냄새가 그득하다.

드라마 <도깨비>가 여심을 울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도깨비시장’이라고 불리는 전통시장이 있으니, 이름 하여 ‘풍납동 도깨비시장’이다. 도깨비시장이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것은, 한성백제의 역사를 품고 있는 풍납동토성 북성이 위치하기 때문이다.

풍납동 바람드리길 주변에 형성된 도깨비시장(서울 송파구 바람드리길 50)은, 2011년 10월에 전통시장으로 인정, 등록되어 180여개 점포가 있는 골목형 종합시장이다. 주민들 사이에서 불리는 ‘도깨비시장’에 대한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960년대 초부터 좌판을 벌리고 옷이나 먹거리를 파는 보따리 상인들이 낮에 잠깐 모였다가 저녁이 되기 전에 파장하는 ‘반짝 시장’의 형태로 시장이 형성된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도깨비 방망이처럼 없는 것이 없는, 시끌벅적하고 정겨운 시장 풍경을 도깨비에 빗대어 표현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럼, 유래만큼이나 특별한 우리 동네 풍납동 도깨비시장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도깨비시장은 시민을 위한 편의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쾌적한 ‘주차시설’이다. 고객주차장을 조성해 일반 주차요금은 30분에 500원, 1시간에 1,000원(오전 10시~오후 7시)으로, 야간 주차는 지정차량에 한해 오후 7시부터 익일 오전 9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시장에서 1만 원 이상 이용 시 무료주차쿠폰(30분용, 1시간용)을 증정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풍납동 도깨비시장에선 대형마트에서나 누릴 수 있는 장보기 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 ⓒ방윤희

풍납동 도깨비시장에선 대형마트에서나 누릴 수 있는 장보기 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른 하나는 ‘공동배송센터’이다. 공동배송센터는 장보기 배송서비스로,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무거운 장바구니 걱정 없이 원하는 물건을 마음껏 사고, 가볍게 집으로 돌아가서 시장의 배달서비스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배송서비스가 대형마트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반면, 전통시장에서는 확대 운영하고 있어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 편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쇼핑카트’도 눈에 띈다. 주차시설 내에 비치한 쇼핑카트로 편안한 쇼핑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이밖에도 상인회사무실을 마련하고, 방범용 CCTV 및 디지털 사이니지(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홍보시설물)설치 등으로 쾌적하고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을 위한 주차시설(좌), 쇼핑카트(우)ⓒ방윤희

고객을 위한 주차시설(좌), 쇼핑카트(우)

편리한 쇼핑환경만큼 풍납동 도깨비시장은 값싸고 질 좋은 상품들이 가득하다. 찬바람 불 때 생각나는 따끈한 만두와 찐빵을 3,000원에 맛볼 수 있고, 부산 어묵가게는 나란히 붙어 있어 골라먹는 재미와 함께 퇴근길의 배고픔을 달래준다.

겨울철 대표 간식 찐빵과 만두가 모락모락 익어가고 있다. ⓒ방윤희

겨울철 대표 간식 찐빵과 만두가 모락모락 익어가고 있다.

참새가 지나치지 못한다는 방앗간에서는 고소한 참기름 짜는 냄새가 그득하다. 명절 때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네 군데 떡집과, 감칠맛이 일품인 곱창가게는 도깨비시장의 명물이기도 하다. 갖가지 반찬을 팔고 있는 반찬가게는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에게 인기 만점이다. 이처럼 맛난 먹거리를 카드와 온누리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결제 가능한 상점도 많다.

갖가지 반찬들이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방윤희

갖가지 반찬들이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풍납동 도깨비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을 꼽으라면 다름 아닌 풍납동토성이다. 풍납동토성(사적 제11호)은 한성백제시대의 왕성 터로, 원래 길이는 3.5km에 달하지만, 집과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일부가 훼손되어 지금은 2.2km 정도의 언덕이 군데군데 잘려진 채로 남아있다.

그 중 도깨비시장 입구를 가로질러 천호역 부근으로 위치한 토성은 북성으로, 주변에 산책로를 조성해놓았다. 여름이면 얕은 언덕에서 푸르른 쑥과 풀이 돋아나고, 봄이면 토성 주변에 둘러진 문화재 보호 철책으로 개나리와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아름다움을 전한다. 가을에는 은행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눈 덮인 겨울 풍경은 마치 도심 속의 시골에 와 있는 듯 운치 있다.

풍납동토성 북성이 시장 입구를 가로질러 천호역까지 펼쳐진다. ⓒ방윤희

풍납동토성 북성이 시장 입구를 가로질러 천호역까지 펼쳐진다.

어렸을 적 풍납동토성이 문화재인 줄도 모르고, 동네 친구들과 토성을 놀이터 삼아 언덕에 올라 종이 썰매를 탄 적이 있었다. 종이 썰매를 타며, 바지 엉덩이 부분에 풀잎을 물들여가 엄마께 꾸중을 들었던 철없던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토성을 둘러싼 산책로를 걸으며 만나는 바람개비 조형물은, 마치 꽃이 핀 것처럼 바람을 타고 돌아가는 풍경이 이곳이 풍납동(이 마을에 바람드리성 즉 풍납토성이 있어 바람드리 또는 풍납리로 불린 데서 유래)임을 말해주는 것 같다.

볼거리, 즐길 거리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좋은 상품으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풍납동 도깨비시장. 후한 인심은 덤이고 천혜의 자연환경은 축복이다. 전통시장이 접근성이 떨어지고 편의시설이 없어 이용하기 불편했던 것은,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다. 앞으로 우리의 전통시장이 활기를 띄어 정을 팔고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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