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토리 호호] 이보다 저렴할 순 없다! 남대문시장 나들이

여행스토리 호호

Visit1,467 Date2017.01.12 09:44

남대문 시장 히트 상품

남대문 시장 히트 상품

호호의 유쾌한 여행 (27) 남대문시장

어린 기억 속의 남대문 시장은 언제나 추웠습니다. 설을 앞두면 설빔해준다는 엄마의 꼬임에 빠져 남대문 시장 부르뎅 아동복을 찾았던 기억이 납니다. 부르뎅은 삼십여 년 전, 최초로 기억하는 고급 아동복의 대명사였습니다. 설빔을 구매하는 미션을 클리어하면 다음 코스는 만두가게. 뜨끈뜨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를 호호 불어가며 먹는 맛이라니! 남대문 시장은 엄마, 설, 부르뎅, 만두로 추억되는 곳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일곱 살이 되던 겨울, 볼에 차가운 바람의 감촉이 닿았습니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지낸 삼십 년 전 남대문시장의 추억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좁은 골목을 누비던 기억을 더듬어가며 아이와 함께 남대문 시장 길에 오릅니다. 아이를 꼬실(?) 수 있었던 것은 단 한마디.

“우리 시장에 가자. 시장에서 예쁜 옷도 사고, 맛있는 것도 먹자.”

이 얘기에 배시시 웃는 걸 보니 영락없는 여자아이입니다.

남대문 시장의 대표 메뉴, 갈치조림 골목

쇼핑하기 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갈치조림 한 상

쇼핑하기 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갈치조림 한 상

쇼핑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따라나선 아이는 어느새 시장에 도착하자마자 “엄마, 배고파.”를 외치며 더 이상 못 걷겠다고 합니다. 얼른 갈치조림 골목으로 향합니다. 갈치조림은 남대문 시장의 대표 메뉴입니다. 1인분에 8,000원. 조금 비싼 것 아닌가 싶지만, 갈치조림에 갈치 튀김, 계란찜, 김이 포함된 알짜배기 구성입니다. 계란이 비싼 최근에도 계란찜을 계속해서 제공해줍니다. 괜찮으시냐고 묻자, 계란 가격이 조금 비싸졌다고 어떻게 계란찜을 뺄 수 있느냐고 하십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사장님들의 인심에 마음이 더욱 따뜻해집니다. 아이랑 둘이서 1인분을 시켜 사이좋게 나눠 먹습니다. 공깃밥 사이즈 자체가 커서 두 명이 먹고도 기분 좋게 배부른 양입니다. 갈치 튀김과 김은 원하는 만큼 더 내어줍니다. 갈치는 크진 않지만 싱싱해서 맛있습니다. 집에서 밥 떠먹이느라 바쁜데 이곳에서의 아이는 서툰 젓가락질로 밥을 연신 떠먹습니다. 너무 맛있다는 얘기와 함께 말이죠!

남대문 시장은 역시 쇼핑이지!

오천원, 만원으로 예쁜 옷을 득템할 수 있는 남대문시장

오천원, 만원으로 예쁜 옷을 득템할 수 있는 남대문시장

꿀맛 같은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시장 구경에 나섭니다. 아이의 눈을 사로잡는 예쁜 인형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허니버터 아이템들과 김, 홍삼 등이 보입니다. 할머니가 좋아할 것 같은 반짝이는 핀들과 뽀로로에 열광하는 어린 동생을 위한 우산 선물도 고릅니다. 아이는 엄마가 쓸 모자를 골라주고는 아주 예쁘다고 마음에 들어 합니다. 설에 입을 예쁜 드레스도 사고,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토끼 귀마개도 삽니다.

지금 남대문 시장의 아동복 마켓은 한창 세일 중입니다. 기모 레깅스를 하나에 5,000원에 득템할 수 있고, 예쁜 기모 티셔츠도 만 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세일 품목을 따라 한참 쇼핑에 열을 올립니다. 그러다 아이는 가방에 달고 다니고 싶은 인형을 발견하고는 만지작거리며, 엄마 눈치만 살핍니다. 인형을 사주겠다고 말하자 아이 얼굴에는 웃음꽃이 핍니다.

쇼핑 후, 군것질

만두 먹으며 에너지 충전!

만두 먹으며 에너지 충전!

남대문시장을 정신없이 돌아다녔더니 금세 허기집니다. 칼국수를 먹을까 닭곰탕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따끈한 만두로 메뉴를 결정했습니다. 아이랑 둘이서 만두 5개를 먹기에는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할까 망설입니다. 인심 좋은 만두가게 사장님께서 흔쾌히 만두 하나를 서비스로 주십니다. 아이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는 얘기와 함께요. 만두는 어릴 적 먹었던 바로 그 맛입니다. 추운 겨울, 손은 시리고, 배는 고프고, 만두는 뜨겁습니다. 만두를 호호 불다가 추운 손을 녹이며 정신없이 만두를 먹습니다. 아이와 함께 예전 만둣집을 찾으니 그 맛이 묘하게 느껴집니다.

만두를 먹고도 뱃속에 여유가 있다면 남대문 야채 호떡을 맛봐야 합니다. 남대문 호떡은 평일 낮에도 10~20분은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인기 아이템입니다. 호떡 안에는 잡채가 한가득 들어 있습니다. 피는 쫄깃쫄깃하고, 안에는 내용물이 알차게 들어있어 이색적입니다.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

“벌써 집에 가?”

남대문 시장 쇼핑을 마치고 집에 갈 채비를 하자 아이가 묻습니다. 아쉬워하는 아이와 함께 숭례문을 찾아 나섭니다. 숭례문은 남대문시장에서 걸어서 5분 정도 내려오다 보면 금세 도착합니다. 숭례문 관리소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책자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린이용 책자는 만화, 그림, 게임으로 되어 있어 숭례문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따뜻한 버스 안에서 아이는 곧 잠에 들었습니다. 저도 함께 잠이 들었습니다. 아주 달콤한 잠입니다.

아이가 커서 언젠가 엄마가 되면 오늘 이 순간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엄마와 남대문 시장을 구경하고, 맛있는 것을 먹었던 추억이 지금의 저처럼 불현 듯 언젠가는 닿게 될까요? 운 좋게도 그런 순간이 다시 돌아온다면, 훗날 엄마가 된 아이는 오늘의 추억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쁜 옷도 구경하고, 맛있는 것도 먹었던 반짝이는 오늘을 말이죠.

■ 여행정보
○ 남대문시장 :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4길 21 | 02-753-2805
 – 영업시간 : 00:00 ~ 23:00 [영업점에 따라 다름]
 – 홈페이지 : namdaemunmarket.co.kr
○ 숭례문 : 서울 중구 세종대로 40 | 02-779-8547
 – 영업시간 : 09:00~18:00 (단, 여름(6~8월) 18:30까지 개방 | 겨울(12~2월) 17:30까지 개방 매주 월요일 휴무
 – 파수의식 : 화~일(10:00~16:30) 숭례문 광장 앞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