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 개화산 정상에서 소원을 외치다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7.01.02. 16:03

수정일 2017.01.02. 17:49

조회 990

새해 첫 날, 개화산 해맞이 공원에 빼곡히 모인 시민들ⓒ최용수

새해 첫 날, 개화산 해맞이 공원에 빼곡히 모인 시민들

“내 엄마여서 고마워, 엄마 사랑해”, “새롬이, 학교 입학 축하한다”, “서연아, 올해는 논문 꼭 통과하길 빌게”, “명절에 고향 갈 수 있도록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어 주세요”, “회사 일, 운수대통 했으면 좋겠습니다”, “봉사자 여러분, 감사와 행운을 빌어요”, “우리 아들, 올해는 꼭 장가 가야된다!”…. 정유년 첫 날, 개화산 해맞이 발언대에서 외친 시민들의 새해 소망들이다.

“해방이 되던 날 새벽, 닭 울음을 들으며 일어나서 새로운 희망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하늘을 우러러 기도했다”던 수필가 한흑구의 말처럼 ‘붉은 닭’의 해, 새 희망을 염원하는 첫 날이다.

극심한 교통체증을 무릅쓰고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매년 동해안을 찾곤 했었는데 올해는 계획을 바꿨다. <내 손안에 서울>의 `정유년 반갑닭! 서울 해돋이 명소 21곳`이란 기사가 마음을 돌려놓았다. 개화산도 서울시 추천 해맞이 명소 21곳 중 하나로 입소문이 난 명당이란다.

개화산 해맞이 명소는 겸재정선이 한강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을 만큼 전망이 좋은 곳이다.ⓒ최용수

개화산 해맞이 명소는 겸재 정선이 한강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을 만큼 전망이 좋은 곳이다.

개화산 ‘해맞이 공원’은 3년 전에 조성되었다. 이후 서울 서남권의 대표적 해맞이 명소로서 각광 받고 있다. 공원에 올라서면 멀리 북한산과 한강은 물론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마곡지구 개발현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옛날 겸재 정선이 왜 이곳에서 진경산수화를 그렸는지 알 수 있는 빼어난 풍광이다.

하여 ‘개화산 해맞이 행사’에는 강서, 양천 등 서울과 인근의 김포 시민들까지 다양하게 몰린다. 2017년 해맞이 행사는 아침 6시 30분부터 8시까지 다채롭게 펼쳐졌다. 길놀이, 대북, 사물놀이, 합창단 공연, 신년 메시지, 소망엽서 보내기, 희망의 박 터트리기, 가훈 써주기, 해오름 카운트다운, 떡국 나눔 행사 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다.

가훈 써주는 코너(좌), 소망엽서 보내기 코너(우), 소망엽서는 두 달 후에 배달된다. ⓒ최용수

가훈 써주는 코너(좌), 소망엽서 보내기 코너(우), 소망엽서는 두 달 후에 배달된다.

정유년 첫 날, 서울의 해돋이 시간은 오전 7시 47분이었다. “5-4-3-2-1”, 일출시간에 맞춰 모두가 하나 되어 외친 카운트는 힘찬 울림이 되었다. 낮게 깔린 구름 탓에 떠오르는 해를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구름 뒤의 붉은 태양을 보며 저마다 소원을 빌었다.

옛날 선조들은 동짓날에 해맞이를 했다고 한다. 밤의 길이가 서서히 짧아지고, 해가 커지기 시작하는 동지를 새해 첫날이라 생각해서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새해를 맞이하여 소원을 비는 정성됨은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화산 해맞이 행사. 시민들이 각자의 소원 메시지를 말하고 있다.ⓒ최용수

개화산 해맞이 행사. 시민들이 각자의 소원 메시지를 말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일까, 차가운 겨울 새벽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해맞이 행사’에 참여했다. 멀리 지방으로 가지 않고 서울에서 해맞이를 한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의 해맞이 명소 21곳, 매년 새로운 곳을 찾아도 족히 20년은 더 걸린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닭은 새날을 알려주는 신비한 음향을 상징해 왔다. 정유년은 하루하루가 새날이 되고, 저마다의 다짐과 소망이 차질 없이 이루어지길 빌어본다.

새해 첫날 가양대교 위쪽으로 떠오르는 일출 모습 ⓒ최용수

새해 첫날 가양대교 위쪽으로 떠오르는 일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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