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찬바람' 환절기에 딱 좋은 약초차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6.11.29. 17:46

수정일 2016.11.29. 18:04

조회 3,085

간편하게 우려 마실 수 있는 이풀약초협동조합의 약초차 ⓒ이현정

간편하게 우려 마실 수 있는 이풀약초협동조합의 약초차

함께 서울 착한 경제 (61) 안전하고 건강한 약초차 ‘이풀약초협동조합’

높은 일교차에 미세먼지까지 환절기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조금만 돌아다녀도 목이 칼칼하고 으슬으슬한데, 이럴 땐 약초차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약초를 어떻게 마셔야 할지 몰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중국산은 아닌지, 안전한 재료인지 의심스럽고, 끊여 먹는 과정도 번거로울 것만 같아 망설이게 된다.

이에 믿을 수 있는 농가에서 정직하게 재배한 약초를 간편하게 차로 즐길 수 있도록 공급하고 있는 ‘이풀약초협동조합’을 찾아가 환절기 건강을 보호하는 약초차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이맘때 딱 좋은 약초차는?

영상과 영하로 널뛰기하듯 오르내리는 기온에, 미세먼지 농도까지 높은 요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단, 농촌진흥청에서 추천하는 도라지, 맥문동, 모과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도라지에는 기관지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는 동시에 가래 배출에도 효과적인 사포닌 성분이 들어있어, 미세먼지로 손상되기 쉬운 폐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맥문동 뿌리는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삭이며, 감기 예방 및 환절기 면역력 강화에 좋다. 모과 또한, 기침, 가래 등 기관지 관련 증상과 감기 예방,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모과에는 유기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해 소화기능을 좋게 하고, 타닌 성분이 설사를 막아주고, 설사 뒤 오는 갈증을 가라앉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생강과 자소엽도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 순환을 좋게 하며, 감기로 인한 오한, 발열, 기침은 물론, 소화 불량, 식욕부진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소엽차는 물 온도에 따라 색상이 변해 기분 전환에도 좋다. 우아한 보랏빛으로 즐기고 싶다면 찻물에 우리면 된다.

연말연시 야근과 잦은 술자리로 건강이 염려된다면, 알코올 분해 능력이 탁월해 숙취 해소와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헛개열매’, 해독작용을 하는 ‘칡’, 활성 산소를 제거해주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구기자’, 피로회복과 감기 예방에 좋은 ‘진피(말린 귤껍질)’ 등을 추천할 만하다.

이들은 동의보감이나 향약집성방, 향약구급방 등에도 그 효능이 기록되어 있어 오랜 세월 임상적으로도 검증된 약초다. 하지만 지난해 논란이 되었던 가짜 백수오 파동을 생각하면, 일단 의심부터 하게 된다. 실제 약초시장에는 저렴한 중국산이 급증하고 있고, 유통과정에서 불량 수입 약재가 국내산으로 둔갑하거나 혼용 유통되는 사례도 적지 않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일반 소비자들이 이를 구별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왕이면 땅에도 몸에도 이로운 풀로, ‘이풀약초협동조합’

정직한 약초를 차로 공급하는 이풀약초협동조합이 핸드메이드페어에 참여하고 있다. ⓒ이현정

정직한 약초를 차로 공급하는 이풀약초협동조합이 핸드메이드페어에 참여하고 있다.

“약초 재배 생산자 단체인 ‘한국생약협회’에서 20년 가까이 일해 오면서, GAP인증 사업도 했었어요. 그런데 기준을 지켜 힘들게 인증 받으면 관행 재배 농가보다 좋은 가치, 좋은 값으로 인정받고 판매될 수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구조가 아니었어요. 반면 소비자들은 약초시장에 가면 다 중국산이고, 믿고 살 수 없다 하고…. 중간에서 유통하는 사람들이 좀 더 싼 것, 보기에 좋은 것만 유통하니, 소비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안 만들어졌던 거죠. 그래서 정직하게 생산된 것이 제대로 유통될 수 있는 채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풀약초협동조합 문정희 상임이사의 설명이다.

이풀약초협동조합은 정직하게 재배한 약초를 가공해 소비자와 이어주는 상품으로 개발해 선보이는 사회적기업이자 협동조합이다. 2013년 9월 설립했는데, 소비자의 건강과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약초 재배농가 17곳이 조합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무농약이나 적어도 GAP 인증 농법으로 재배하도록 정관에 기재되어 있어요. 사실 약초 같은 경우는 유기농 인증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동일 작물을 이듬해 또 심으면 잘 안 되기 때문에 밭을 계속 옮겨가며 농사지어야 하거든요.”

얘기를 듣고 보니, 3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땅에서 재배해야 하는 유기 농산물로 인증 받는다는 게 쉽지 않을 듯싶다. 대신 농산물의 생산부터 수확 후 포장단계까지 잔류 농약, 중금속 또는 유해 생물 등 위해 요소를 관리하는 GAP 인증을 받았다 하니, 믿음이 간다.

간편하게 즐기는 ‘이풀약초협동조합’의 약초차

하지만 약초차 하면 말려서 달여 먹거나, 꿀이나 설탕에 재어두었다 타 먹어야 하는 등 번거롭다는 생각부터 든다. 무엇보다 한약재 같은 맛일 거란 생각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알고 보면 허브 못지않게 향긋하고 기호성 면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차로 마실 수 있는데 모르는 분이 많죠. 그래서 트렌디하게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세련된 상품, 문화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이풀약초협동조합에선 소포장 약초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현정

이풀약초협동조합에선 소포장 약초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풀약초협동조합에선 도라지, 맥문동, 모과, 건강(말린 생강), 헛개열매, 갈근(칡뿌리), 구기자, 백수오, 황기, 당귀, 대추, 산수유, 복분자, 오미자, 홍화씨, 둥굴레 등을 각각 50~120g 단위로 소포장해 담은 상품뿐 아니라, 간편하게 우려 마실 수 있는 티백 2종, 약초의 원료 형태를 그대로 살려 로스팅한 리프차 7종(우엉, 도라지, 구기자, 당귀, 황기, 자소엽, 귤피)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약초의 원료 형태를 그대로 살려 로스팅한 리프차 7종 ⓒ이현정

약초의 원료 형태를 그대로 살려 로스팅한 리프차 7종

리프차는 로스팅해 은은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간편하게 끊는 물만 부어 우려먹으면 된다. 티백차 ‘지친 일상 그대를 위한 2g의 휴식’은 도라지, 귤피, 대추, 생강, 자소엽을 섞어 만든 제품이라 목감기나 미세먼지로 목이 칼칼할 때 마시면 좋다. ‘까칠해진 엄마를 위한 2g의 휴식’은 백수오, 황기, 도라지, 귤피가 들어있어 갱년기 여성들에게도 좋지만, 다이어트, 피부미용에도 좋다.

“약초라는 게 한 종류만 단품으로 먹는 것보다 같이 섞어서 먹으면, 맛도 그렇고 효능 면에서도 서로 조화를 이뤄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아요.” 문정희 상임이사의 설명처럼 티백차는 상큼하면서도 고소하거나 단맛이 살짝 묻어있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핸드메이드페어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있는 문정희 상임이사(가운데) ⓒ이현정

핸드메이드페어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있는 문정희 상임이사(가운데)

이풀약초협동조합은 여전히 협동조합답게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지 건강한 고민을 잊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설립 시기에나 하고 마는 이런 질문을 꾸준히 스스로에게 던지는 모습이 오히려 협동조합답게 느껴진다.

“요즘 이러려고 협동조합 했나, 갑자기 일하다가, 늦은 밤 퇴근하면서도 우리가 협동조합답게 가는 게 맞나 수없이 생각해요. 살아온 방식이 협동하는 문화와는 친숙하지 않고 몸에 밴 그런 게 없다 보니, 사람들과 함께 의견을 제대로 모아낸다는 것도 생각보다 훨씬 어려워요. 정말 협동조합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림을 완성해나갈 수 있을까 그런 걱정, 고민은 늘 있죠. 처음에는 교육받은 대로 이상적으로 해야 한다는 각방증이 너무 심했어요. 그러다 보니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거예요. 작은 조직이고 힘도 없고,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앞으로 나가지지 않으니까 딜레마가 있었죠.”

이풀약초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약초 생산지에 따라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더욱더 의견을 모으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 협동조합과 같이 이익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은 늘 가치와 시장성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건강한 약초를 생산하는 농가가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소비자들의 취향과 필요에 맞는 시장성 있는 상품을 만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민하게 될 듯싶다.

적합한 약초들이 섞여 하나하나 조화를 이룰 때 더 큰 시너지를 낸다는 약초차처럼, 이풀약초협동조합 또한 조합원들이 서로 각자의 역할에 맞게 조화를 이뤄 협동조합의 꿈을 제대로 실현해 나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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