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 '서울안전체험관'

시민기자 방윤희

발행일 2016.11.03. 16:10

수정일 2016.11.03. 17:27

조회 1,087

소방복장을 한 어린이들이 안전체험을 하고 있다 ⓒ방윤희

소방복장을 한 어린이들이 안전체험을 하고 있다

얼마 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사태를 지켜보며 안타까움이 컸던 터라, 지진을 비롯한 각종 재난 상황에서 재난대처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에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을 찾았다.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은 광나루안전체험관보라매안전체험관에 위치해 있다. 그 중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위치한 광나루안전체험관을 방문해 보았다.

광나루안전체험관은 2003년도에 건립된 최초의 재난안전체험관으로, 시민 스스로 재난에 대처할 수 있는 행동을 배울 수 있도록 지진·태풍·화재대피·소화전·건물탈출·응급처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광나루안전체험관 입구에서 ‘출동! 어린이소방대’ 체험에 참가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만났다. 소방복을 착용해서일까? 아이들이 늠름해 보였다.

오리엔테이션홀을 지나 물품보관함에 소지품을 보관하고, 안전교육 시간에 맞춰 소방대원의 안내를 받아 체험시설로 이동하였다.

첫 체험시설 장소는 ‘소화기·소화전 체험’이었다. 화재발생 시 행동요령은 “불이야!” 하고 큰소리로 외쳐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대피 후에 119에 신고를 한다. 여기서 잠깐!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119에 신고하기 전에 신속히 대피를 먼저 하라는 점이다. 이유는 아이들만 있던 가정에서 화재 신고전화가 접수되었는데, 출동해 보니 아이들이 신고 후 대피를 하지 못해 사망한 사고가 있어 순서를 바꾸어 어린이들에게 교육한다고 했다.

참가자들이 소화기를 사용해 직접 불을 끄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방윤희

참가자들이 소화기를 사용해 직접 불을 끄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소화기 사용 체험’은 직접 불을 끄는 체험이었다. 소방대원의 설명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소화기 앞에 섰다. 긴장된 마음으로 소화기의 안전핀을 뽑고 노즐을 스크린 화면 속 불쪽으로 향했다. 손잡이를 힘껏 움켜쥐고 물을 골고루 쐈다. 실제 소화기는 물이 아닌 분말이 들어있지만, 이곳은 체험용으로 물이 들어있었다.

두 번째 체험은 ‘화재대피 체험’이었다.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연기가 가득한 실내에서 연기를 뚫고 유도등을 보면서 대피할 수 있는 요령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참가자들은 손수건으로 연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코와 입을 막은 채 화재가 난 건물로 들어갔다. 이때, 손수건을 물에 적셔 사용하면 열기를 식힐 수 있어 폐의 손상 등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연기가 자욱해진 공간을 낮은 자세로 걸으려니 유도등의 위치도 잘 보이지 않았고, 당장 발밑에 무엇이 있는지 한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중간 중간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어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화재 발생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화재대피체험 이용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는 소방대원 ⓒ방윤희

화재대피체험 이용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는 소방대원

탈출에 성공한 이후 ‘방화셔터’를 체험해보았다. ‘방화셔터’는 화재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연기를 감지하고 그 다음 열을 감지하여 서서히 개폐된다. 가끔 영화 속에서 셔터가 내려지는 사이로 주인공이 가까스로 몸을 날려 탈출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는데, 이건 잘못된 장면이라고 한다. 닫힌 방화문도 쉽게 열고 탈출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미시오’라고 쓰인 부분을 손으로 밀고 나오면 된다.

화재대피체험이 끝나자 이번엔 ‘건물탈출체험’을 했다. 화재 시 건물이 고립되었을 때, 완강기 등 피난기구를 사용하여 탈출하는 체험을 하는 곳이었다. 완강기 설치에서부터 착용과정에 이르기까지 소방대원은 탈출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완강기는 허리에 착용할 경우 뼈가 부러지면서 내장 등을 찔러 위험에 이를 수 있으니, 뼈를 보호해주는 가슴에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다.

한 참가자가 건물탈출 체험을 하기 위해 가슴에 완강기를 착용하고 있다. ⓒ방윤희

한 참가자가 건물탈출 체험을 하기 위해 가슴에 완강기를 착용하고 있다.

한 사람씩 소방대원의 도움으로 완강기를 가슴에 착용 후 2층 높이에서 건물 밖으로 뛰어 내리는 순서였다. 하지만 막상 뛰어내리려고 하자 발이 쉽게 떨어지질 않는다. 가상의 상황인데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실제 상황이라면 어땠을지 생각만으로도 아찔했다. 몇 번 시도 끝에 뛰어내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한 참가자가 피난용 승강기로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 ⓒ방윤희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한 참가자가 피난용 승강기로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

안전하게 착지한 후 피난사다리로 올라가 승강식 피난기를 이용해 바깥으로 탈출했다. 하지만 탈출에 성공한 기쁨보단 참가자들의 완강기를 잡아주느라 땀을 뻘뻘 흘린 소방대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규모 7.0의 강력한 지진을 체험하며 참가자들이 식탁 밑에 몸을 숨기고 있다. ⓒ방윤희

규모 7.0의 강력한 지진을 체험하며 참가자들이 식탁 밑에 몸을 숨기고 있다.

다음 장소는 ‘지진체험’을 할 수 있는 주방이었다. 얼마 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가 6.5였다고 하는데, 그보다 강력한 규모 7.0의 지진을 체험해 보았다. 식탁에 앉아 있다가 지진이 발행하자 “지진이야!” 하고 알린 후에 식탁 밑으로 숨었다. 식탁 밑으로 숨은 이유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건에 머리를 맞지 않도록 안전 확보를 하는 것이다.

강력한 진동에 가스레인지 위에 있던 냄비가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가스레인지에 불이 켜져 있다면 가스 불을 끄기 위해 무작정 가스레인지가 있는 곳으로 진입하지 말고, 대피를 먼저 하라고 했다. 끓고 있던 냄비가 몸에 떨어져 큰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진을 직접 체험해보니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인식할 수 있었고, 체험 교육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경주 지진 발생 이후 지진 체험교육을 확대 운영 하고 있다고 한다. 체험은 인터넷사전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마지막 체험은 ‘태풍체험’이었다. 초속 30m/s의 강한 태풍으로, 선풍기 60배에 해당하는 세기였다. 참가자들은 모두 보호경을 착용했고, 소방대원의 뒤를 따라 이동했다. 강력한 바람이 불어오자 철제로 된 난간을 붙잡는데도 몸의 중심을 잡기가 힘들었다. 태풍이 불면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다.

어느새 한 시간 반여의 체험교육을 모두 마쳤다. 체험을 마치며 평상 시 안전의 생활화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현실에서 각종 사고의 위험성을 사전에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는 ‘서울시안전체험관’을 찾아 안전교육을 받는 것도 재난대처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재난 상황을 가상으로 만들어 체험할 수 있게 해준 소방대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광나루안전체험관 이용안내
○ 이용방법 : 사전 인터넷 예약제
○ 이용대상 : 6세 이상부터(2011년생부터)
○ 운영시간 : 10시,13시,15시
○ 이용요금 : 무료
○ 문의전화 : 02-2049-4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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