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거 달리던 서울 옛 풍경, 만화로 추억하다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16.11.03. 14:22

수정일 2016.11.0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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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11월 11일까지 김광성 화백의 `그리다, 옛 서울` 전이 열리고 있다. ⓒ김윤경

서울역에서 11월 11일까지 김광성 화백의 `그리다, 옛 서울` 전이 열리고 있다.

“저 자리가 신신백화점이 아니었어?”
“에이 아니지, 저기는 화신백화점이었지”

오가는 시민들로 분주한 서울역 역사에 옛 추억을 꺼내며 담소 중인 어르신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삐 지나가던 시민들은 소리가 나는 방향을 흘깃 쳐다보다 시선이 벽에서 멈췄다. 벽에는 현재와 색다른 옛 서울 풍경들을 그린 그림들이 걸려있었다. 가다 멈추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시민도 보였다.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이 자연스레 옛 서울 풍경을 담은 김광성 화백의 작품으로 향한다. ⓒ김윤경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이 자연스레 옛 서울 풍경을 담은 김광성 화백의 작품으로 향한다.

지난 10월 14일부터 11월 11일까지 서울역 1,4호선 환승 통로에는 김광성 화백의 '그리다, 옛 서울' 만화전이 열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1930~60년까지 서울역 고가를 중심으로 한 서울 모습을 김광성 화백의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 이희재, 김광성, 박재동 3인 릴레이 전시로 진행돼, 첫 번째로 만화가 이희재의 ‘서울만화경’전이 지난 9월 시청 로비에서 열린 바 있다.

사라진 전차와 인력거 등 정겨운 서울 옛 거리의 모습을 담은 김광성 화백의 작품. ⓒ김윤경

사라진 전차와 인력거 등 정겨운 서울 옛 거리의 모습을 담은 김광성 화백의 작품.

그 때 이희재 화백의 작품들이 서울역 일대의 삶의 모습을 담았다면 이번 김광성 화백의 전시는 옛 거리 모습을 흥미롭게 그렸다. 지금은 사라진 전차와 인력거 모습이 눈에 띈다. 종로 앞을 지나가는 여인은 자신의 몸보다 더 큰 짐을 이고 활보한다. 자세히 보면 사람들 표정이 저마다 살아있다. 한복을 입은 여성이 스쳐 지나가는 신여성을 바라보는 눈길은 어떤 마음에서였을까.

옛 서울은 단조로우면서도 사람 사는 냄새가 정겨운 이런 곳이었는지 궁금해졌다. 자세히 보고 있으니 분위기 속에 압도 돼 그 시대에 사는 느낌이 들었다.

큰 아들과 함께 보러 온 한 시민은 어렸을 때 서울로 올라왔다고 했다. “현재는 왕십리에 살지만 예전에는 서울역 근처도 자주 왔었다”며 “아들에게 우리가 살던 그 때 모습을 보여주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1970년에 시집와서 후암동에서 살고 있다는 또 다른 시민은 그림을 그린 시기는 지방에 살아 세세한 것까지는 잘 모르지만 서울은 이랬구나 싶고 옛 생각이 나서 아련하다고 했다.

살풋이 그림을 바라보고 있던 46년생인 시민은 서울에서 살다가 10년 전에 경기도로 가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실감나게 그린 그림을 보니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들이 떠올라 가슴 뭉클해서 발길을 뜨지 못하고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옛 서울 생활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 향수를 자아낸다. ⓒ김윤경

옛 서울 생활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 향수를 자아낸다.

전시 안내를 맡은 김혜림씨(학생)는 “5~60대 분들이 가장 흥미롭게 보세요, 학창 시절과 어릴 때 추억을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색감이 예뻐서 그런지 젊은 분들도 많이 좋아하세요. 호기심을 갖고 물어보시고 관심 있게 보세요”라며 특히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품은 ‘미몽-1936년 택시 안에서’라고 했다.

“다른 작품도 좋지만 특히 이 작품은 보자마자 눈에 쏙 들어왔어요. 어두워야 할 것 같은 택시 안이 밝고 택시안 검은 차 시트와 흰 한복이 대비되어 마음에 들었어요. 가능하다면 사고 싶을 정도에요.”

작년 마지막 서울역고가 개방 때 많은 시민들이 걷고 있는 모습을 담은 작품. ⓒ김윤경

작년 마지막 서울역고가 개방 때 많은 시민들이 걷고 있는 모습을 담은 작품.

이번 전시를 담당한 서울역 종합 발전 기획단 김은주 씨는 서울역고가 보행길 ‘seoullo 7017(서울로 7017)’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서울역 일대를 활성화 하는 다양한 사업 중에 하나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모든 그림이 하나하나 살펴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작년 마지막 고가 개방 때 그린 서울역 고가 그림을 꼭 보기를 추천했다.

원래 전시장을 시민이 자주 이용하는 회현역, 서울역, 충정로역으로 할 생각이었지만, 아쉽게도 회현역이 여건이 맞지 않아 첫 전시는 시민청 로비로 옮겼다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 박재동 화백의 전시는 충정로역에서 열 예정이다. 이번 김광성 화백의 전시는 11월 11일까지며 서울역 1번 출구와 9번 출구 지하철 환승로 사이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만리동에 ‘서울역도시재생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인근 주민들과 여러 간담회와 행사 등을 진행 해왔다. 내년 4월 완공을 앞둔 서울역고가 보행길 ‘seoullo 7017(서울로 7017)’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주민과 전문가 사이의 소통과 협력이 어우러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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