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안전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문제

서울시 식품안전뉴스

발행일 2016.10.04. 11:04

수정일 2016.10.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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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얼마 전 항생제 내성이 식품 안전에 미치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총회에서 선출된 항생제 내성 특별위원회 의장국이기도 하다. 항생제 내성 문제의 개념과 세계적으로 논의되는 이유, 향후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알아본다.

항생제 내성 문제의 개념

항생제는 쉽게 말해 세균이나 효모, 곰팡이를 죽이는 약이다. 이때 유해균만 없애는 게 아니라 인체 건강에 필수적인 유익균도 함께 죽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잘못 사용하거나 남용하면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꼭 필요할 때만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

항생제를 꾸준히 먹게 되면 몸 안에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서 병을 치료할 때 항생제의 효능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항생제를 약으로 복용했을 때만 내성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 처방하는 항생제와 축수산물에 쓰이는 항생제 성분이 같기 때문에 음식물을 통해서도 항생제의 내성이 길러질 수 있다. 돼지고기, 닭고기 같은 육류와 우유, 계란과 같은 식품에는 특히 항생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축에 항생제를 먹이면 쉽게 병에 안 걸리고 잘 자라기 때문이다. 안전한 식재료를 선택하는 것도 약 성분을 살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다.

항생제

항생제 유래와 항생제 내성의 출현

스코틀랜드 출신 알렉산더 플레밍이 1928년 항생제(페니실린)을 발견한 덕분에 감염질환의 치료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페니실린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부상으로 패혈증에 걸린 수많은 군인은 물론이고 급성폐렴이나 기관지염에 걸린 무수한 환자들의 생명을 구했다. 이후 빠른 속도로 2세대, 3세대 항생제들이 개발되면서 인류의 건강과 수명은 획기적으로 연장되었다. 그런데 항생제 발견 100년을 지나면서 감염질환의 역습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항생제의 공격을 이길 수 있는 항생제 내성균이 출현한 것이다. 출현 속도가 새로운 항생제 개발보다 10배나 빠르다. 영국 정부가 2014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70만 명이 항생제 내성균에 의해 목숨을 잃고 있다.

항생제 내성은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뿐 아니라 가축 사육이나 어류 양식 시 사용한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생긴 내성균을 육류, 수산물을 통해 섭취하거나 환경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므로 항생제 내성 관리는 사람들에 대한 항생제 사용 규제만으로는 어려우며, 식품과 축산물에서의 항생제 오남용 관리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항생제에 대한 정부의 노력

정부는 2008년부터 항생제 내성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WHO 기준인 일일사용량지수(DDD, Defined Daily Dose)를 도입, 항생제 사용량을 정확히 측정하고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있게 했다. 또 항생제 사용 실태와 인지도 조사로 적정 사용에 대한 중요성을 제고시키고, 항생제 내성균 검사법을 표준화했다. 식품 및 축·수산에서 항생제 내성균 모니터링과 지속적 실태조사로 동물용 항생제 사용을 줄이도록 했다. 그 결과 축·수산에 사용하는 항생제 판매량은 2003년 1439t에서 2015년 910t으로 급감했으며, 유통 쇠고기에서 분리된 대장균의 테트라사이클린 내성률이 2003년 80%에서 2015년 30%로 감소했다.

이러한 정부의 항생제 내성 저감 노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우리나라는 2007년 국제식품위원회(Codex Alimentarius Commission)내 항생제특별위원회 의장국으로 선출되어 ‘식품 기인 항생제 내성 위해평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회원국들의 항생제 내성 위해 평가에 기여했다. 코덱스 총회에서 의장국으로 재선출된 우리나라는 그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장국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 항생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항생제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항생제가 들어간 식품

계란

계란은 취약계층의 영양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영양식품이다. 계란은 싼 값에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해주며,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메티오닌, 트립토판 등 사람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총 43종의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되어 있다. 또 계란은 완전식품이라고 할 정도로 좋은 식품이지만, 항생제가 들어있는 계란도 있으므로 무항생제라는 표기를 확인 후 계란을 구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닭고기

한 여름 더위로 몸이 허약해 질 때쯤 해서 장만해 먹는 복(伏)날 음식이 있다. 다양한 보양식이 있지만 닭고기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되는 복날 음식이다. 닭고기는 복날 음식으로 제격이지만 닭에게 항생제를 먹이면 닭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도 있어 구입 시 무항생제 닭고기를 구입해서 섭취하는 것은 권하고 싶다. 닭고기는 조리 과정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열에 강한 내성균일 경우에는 안 죽을 수도 있다. 항생제의 내성은 식품검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기 때문에 무항생제 닭고기를 추천한다.

소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우유

소고기는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과 비타민 A, B1, B2 등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가가 높다. 국민들의 영양식으로 사랑을 받아온 돼지고기는 어린이 성장 발육에 매우 좋다. 또 오리고기는 어른들이 보양식으로 많이 먹는다. 우유는 삼국시대에도 있었고, 고려시대에 귀족층에서는 우유를 음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 말기에는 소의 증식이 활발해져 유우소(乳牛所)까지 두었고 그 제도가 조선시대까지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 우유의 생산량이나 소비량이 극히 제한되어 있어 희귀식품으로 취급되었다. 1960년대에 들어와서야 우유의 생산량이 증가하였고, 유제품이 개발되어 대중화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인체에 필수적인 영양소인 칼슘 성분이 풍부하고 인체에 잘 흡수가 되기 때문에 식품 중 계란과 함께 최고의 완전식품으로 평가된다.

소고기, 돼지고기, 우유는 자신에게 맞게 적절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무항생제 제품도 있기 때문에 매일 항생제를 먹어야 하는 사람은 꼭 무항생제 제품을 섭취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무항생제 식품만을 먹을 수는 없지만 항생제 섭취를 줄이도록 노력한다면 이는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항생제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 외에도 무항생제를 원료로 만든 식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글 홍수진(미생물학자)

출처 : 서울시 식품안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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