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과 숲길을 동시에 ‘구로 올레길’

시민기자 김종성

Visit3,223 Date2016.09.22 15:17

구로 올레길 산림형 3코스에서 만난 항동 철길. 간이역 간판은 인기 많은 포토존이다.

구로 올레길 산림형 3코스에서 만난 항동 철길. 간이역 간판은 인기 많은 포토존이다.

서울 구로구에는 ‘구로 올레길’이라는 명소가 있다. 산림형, 도심형, 하천형의 다양한 길로 총 28.5Km 거리로 이어진다. 이 가운데 가장 흥미를 끄는 코스인 산림형 3, 4코스를 걸어가 보았다.

구로구하면 산업단지가 먼저 떠올랐는데 직접 구로 올레길을 걸어보니 그건 선입견이었구나 싶었다. 산림형 3, 4코스엔 천왕산(구로구 항동)과 개웅산(구로구 오류동)이 이어져 있는데, 철길 따라 고즈넉하게 걸을 수 있는 이채로운 ‘항동 철길’과 요즘 같은 날씨에 산책하기 좋은 ‘서울 시립 수목원(혹은 푸른 수목원)’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걸었다.

산림, 하천, 도심 등 다양한 길로 이어지는 구로 올레길

산림, 하천, 도심 등 다양한 길로 이어지는 구로 올레길

산을 두 곳이나 걸었지만 천왕산(144m)과 개웅산(126m)은 높지 않은 언덕 같은 산이라 청정한 숲길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전철 7호선 천왕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걸어가면 차도에 웬 기차 건널목 풍경이 펼쳐진다. 항동 철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항동 철길은 과거 어느 회사의 화물운반용으로 쓰이던 철로였다. 구로구 오류동역에서 경기도 부천시 옥길동까지 5km 정도 단선 철길로 이어져 있다. 철길은 도시의 아파트와 주택 옆을 지나다 호젓한 숲길을 지나 푸른 수목원 옆을 지난다. 폐철로를 여유롭게 걷다보면 ‘여기가 서울 맞아?’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항동 철길이라 써 있는 간이역 간판은 놓치면 안 되는 포토존이다.

철길 위를 걸을 수 있는 이채로운 항동 철길 산책로

철길 위를 걸을 수 있는 이채로운 항동 철길 산책로

폐철로 옆으로 나무 간판과 함께 ‘푸른 수목원’이 이어진다. 푸른 수목원은 서울시 최초로 조성된 드넓은 시립수목원으로 갈대숲 무성한 호젓한 저수지도 품고 있어 폐철길에 이어서 여유롭게 거닐기 좋은 곳이다. 예쁜 들꽃 벌개미취에서 보기드문 반송 소나무까지 갖가지 꽃과 나무들이 살고 있어서 자연 공부하기도 좋다.

푸른 수목원의 호젓한 저수지

푸른 수목원의 호젓한 저수지

수목원 곳곳에서 인증 도장을 찍을 수 있는데 스탬프를 다 찍으면 꽃이나 나무 씨앗을 나눠 준단다. 이 외에도 쉬어가기 좋은 식물원, 작은 북카페가 있으며 정다운 정자들이 많아 도시락을 가지고 와서 맛있게 먹으며 여유를 즐겨도 좋겠다.

천왕산의 들머리는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이 만나는 지점에 안내판과 함께 나있다. 산 이름이 주는 느낌이 백두산 못지않지만, 등산화나 등산용 스틱이 없어도 되는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는 순한 산이다.

도심 속 동네 뒷산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요하고 깊은 느낌의 숲길이 이어졌다. 숲 길가에 피어난 예쁜 들꽃과 나비들 구경에 발길은 더욱 느려졌다. 소나무 외에 때죽나무, 개암나무, 팥배나무 등 수목도 다양했다. 천왕산은 서울시 ‘5대 숲’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자연적인 가치가 높다고 한다. 한껏 청정해진 날씨와 머리 위 파란 하늘과 그 위로 떠다니는 하얀 구름을 바라보며 걷는 숲길이 참 상쾌했다. 서울 북한산이나 남산과 달리 주말에도 한적해서 여유롭게 걷기 좋았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편안한 천왕산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편안한 천왕산

천왕산에서 이어지는 개웅산은 정상에 전망 좋은 팔각정이 있어 좋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앉으니 어디 풍광 좋은 정자에서 있는 것 같아 참 편안했다. 팔각정에 앉아 천왕산과 양지산, 도덕산 등을 한 눈에 감상했다. 해발 126m의 낮은 산이 믿어지지 않게 주변 경치가 발 아래로 시원스레 펼쳐졌다. 조선시대에는 이 산에서 봉화를 올렸다 하여 봉화대라고도 불렀다는데 그럴 만했다.

개웅산은 숲속 근린공원으로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한껏 받고 있었다. 개웅산에서 내려올 때는 1호선 전철 오류동역이나 7호선 광명 사거리역이 가깝다. 구로 올레길은 어느 코스나 대중교통편으로 접근성이 좋아 찾아가기 좋다.

청정하고 경치 좋은 숲길과 전망 좋은 쉼터가 있는 개웅산

청정하고 경치 좋은 숲길과 전망 좋은 쉼터가 있는 개웅산

이채로운 철길과 아름다운 수목원에 이어 청정한 숲길까지 이어진 다채로운 풍경의 길을 걷느라 힘든 줄 모르고 걷게 된 구로 올레길. 햇살이 따사로운 가을에 잘 어울리는 길이었다.

올레길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구로 올레길` 인터넷 카페에서 더 찾아볼 수 있다. 주요 코스는 ‘7호선 천왕역 – 항동 철길 – 푸른 수목원 – 천왕산 – 개웅산 – 1호선 오류동역’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총 4시간 소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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