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향교 가을제사 ‘추기석전’

시민기자 최용수

Visit769 Date2016.09.09 15:10

양천향교에는 이황, 이이 등 우리나라 성현 18명의 위패도 모셔져 있다

양천향교에는 이황, 이이 등 우리나라 성현 18명의 위패도 모셔져 있다

겸재 정선이 즐겨 찾아 진경산수화를 그리던 궁산, 그 기슭에 양천향교가 있다. 매년 9월이 되면 이곳에서는 색다른 제례(祭禮)가 거행된다. ‘추기 석전대제(秋期 釋奠大祭)’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9월 2일 ‘추기 석전’에 참여하기 위해 직접 양천향교를 찾아갔다. 전통 제례 복장을 갖춘 제관들이 제의(祭儀) 순서에 따라 엄숙하게 행사가 진행되었다. 원래 ‘석전’이란 말은 ‘놓을 釋(석)’과 ‘드릴 奠(전)’을 합한 것으로서 공자(孔子)를 기리는 제사의식을 일컫는 말이라 한다.

양천향교 추기석전에 참가한 제관들의 전통 제례복장

양천향교 추기석전에 참가한 제관들의 전통 제례복장

이번 행사는 공기(孔紀) 제 2567년 ‘추기석전(秋期釋奠:가을제사)’이다. 향교에 모셔진 성현들의 제단 위에 음식을 차려놓고 절을 하고 술과 차를 드리는 의식이다. 미리 준비한 음식을 차리고 촛불과 향을 피운 다음 제관들이 절을 한다. 이때 남성 제관은 술을 따라 올리고, 여성들은 정성껏 차를 달여 찻잔을 올린다. 이렇게 ‘추기 석전’은 엄격한 예법에 따라 한 시간이나 넘게 진행되었다.

9월마다 양천향교에서는 가을제사 `추기석전`’이 열린다. 제사를 진행하는 제관들

9월마다 양천향교에서는 가을제사 `추기석전`이 열린다. 제사를 진행하는 제관들

양천향교 대성전(大成展)에는 총 27명 성현의 위패(位牌:죽은 사람의 혼을 대신하는 나무패)가 모셔져 있다. 공자·맹자 등 성인 5명(五聖)과 송(宋)나라의 현인 4명(宋朝四賢) 그리고 신라 설총, 고려 정몽주, 조선의 퇴계와 율곡 등 우리나라 현인 18명이 그들이다.

‘석전(釋奠)’을 통해 성현(스승)들의 학문과 인격, 덕행과 사상은 물론 스승을 존경하며 학문에 정진했던 옛 선비들의 배움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서울에서 유일한 향교이다.

이곳 양천향교의 전교(典校, 향교의 책임자)는 “교권이 무너지고 스승과 제자 사이에 사랑이 메말라 가는 요즘이라는 뉴스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옛 선비(학생)들은 자기 조상이 아닌 학문의 스승에게까지 제사를 올리며 존경해 왔었는데…”라며 씁쓸해 했다.

이번 석전행사에 처음으로 봉사를 왔다는 한 시민은 “행사 봉사를 하면서 선생님을 대하는 선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며 아이들에게 오늘 이야기를 꼭 해줄 거라고 말했다.

정성껏 차를 달여 찻잔을 올리는 여성 제관들 모습

정성껏 차를 달여 찻잔을 올리는 여성 제관들 모습

쾌청한 가을이 시작되었고 며칠 후면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짬을 내어 아이들과 함께 양천향교를 둘러보며 옛 선비들의 배움의 자세를 자녀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면 색다른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향교 관람 외에도 연중 계속되는 다양한 교육 강좌와 자원봉사캠프에도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와 문의는 양천향교 사이트(www.hyanggyo.net)나 전화(02-2659-0076)로 하면 된다.

○ 오시는 길 :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2번 출구, 직진 도보 10분
○ 관람시간 : 10:00시~16:00시(월요일은 휴관)
○ 홈페이지 : www.hyanggyo.net
○ 전화 : 02-2659-0076, 02-2658-9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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