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다 히트" 방배동 사이길 골목 여행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6.08.18. 17:05

수정일 2016.09.22. 15:53

조회 4,235

동네 사람들로 한가로운 방배동 사이길 모습

동네 사람들로 한가로운 방배동 사이길 모습

호호의 유쾌한 여행 (7) 서초구-서래마을과 몽마르뜨공원, 방배동 사이길

하루쯤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여름엔 무더위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자로 살고 싶은 바람입니다. 외국에 온 듯 조금은 이색적이고 무더위에 무장 해제된 예술 감성을 톡 건드려 줄 서초 서래마을과 방배동 사이길로 서울 골목여행을 떠나봅니다.

방송에서 종종 등장하는 서래마을. 굳이 한국의 작은 프랑스라는 타이틀을 꺼내지 않아도 유명세를 타고 구경을 많이 오는 카페거리가 있습니다. 서래마을에 비하면 덜 알려졌지만 아기자기한 공방과 갤러리가 많은 방배동 사이길도 이곳에서 걸어서 몇 분이면 닿을 수 있습니다.

두 골목길 모두 제2의 가로수길이라 불리며 촉망(?)받는 거리이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서래마을 카페거리가 하늘하늘한 블라우스라면 방배동 사이길은 손뜨개로 한 땀 한 땀 뜬 뜨개옷 같은 느낌이랄까요? 닮은 듯 다른 두 골목을 함께 즐기면 만족감은 더 커집니다.

보통 서래마을에서 입을 즐겁게, 방배동사이길에서 눈을 즐겁게 하는 데이트 코스가 기본입니다. 여기에 서래마을에서 5분 정도만 걸으면 잔디밭이 펼쳐진 몽마르뜨 언덕과 서리풀 공원까지 이어져 차 소리, 사람소리는 줄어들고 자연의 길을 만날 수 있으니 강남 한복판에서 이만한 조합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녹음이 무성한 몽마르뜨공원과 서리풀공원을 연결하는 서리풀다리

녹음이 무성한 몽마르뜨공원과 서리풀공원을 연결하는 서리풀다리

지하철 고속터미널역 5번 출구로 나와 햇살이 달궈지기 전 누에다리와 몽마르뜨 공원부터 가볍게 산책을 합니다. 수풀이 무성한 길을 따라 오르니 누에다리와 소원을 들어준다는 누에 조각상이 나옵니다. 누에 조각상 입에 손을 대고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풀벌레와 벌들이 제 집처럼 쓰고 있어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몽마르뜨 공원에는 불어로 번역된 시들을 볼 수 있습니다. 넓게 펼쳐진 잔디밭에는 곳곳에 벤치가 놓여있는데 시를 곱씹으며 사색을 하기에 좋습니다.

마을 앞의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서래마을. 거리 입구부터 한국과 프랑스 국기가 줄지어 걸려 있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1985년에 이곳으로 주한프랑스학교가 이전하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프랑스인 중 절반가량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글로벌 빌리지가 만들어진 서래마을은 지금은 서울의 핫한 데이트 장소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맛집과 멋집이 즐비한 이국적인 서래마을

맛집과 멋집이 즐비한 이국적인 서래마을

어느 동네에나 있을 법한 브랜드도 서래마을에 있으면 색다르게 보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카페거리에는 프랑스 레스토랑과 와인 바와 이웃해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자카야, 커피숍과 디저트숍 등 유명 맛집들이 거리 양 옆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코끝을 스치는 고소한 빵 냄새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요. 골목마다 숨은 맛집들이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오시기 바랍니다.

서래마을 길 끝에서 큰 길을 따라 함지박사거리 방향으로 걸어 가다보면 사거리 바로 직전 골목이 방배동사이길이 나옵니다. 도로명 주소 ‘방배동 42길’에서 유래한 이 골목은 유심히 보지 않으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거리입니다.

방배동 42길 도로명 주소를 딴 방배동 사이길

방배동 42길 도로명 주소를 딴 방배동 사이길

외관이 화려하진 않지만 막상 구경하다보면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젊은 작가의 아틀리에, 갤러리, 공방, 다채로운 디자인 숍이 이웃한 짧은 길을 구석구석 들여다보면 반나절도 부족할 수 있습니다. 주말 오후, 자전거를 타고 나온 가족이나 편한 옷차림의 동네 주민 외에 외지인들은 뜸해 보입니다. 계속 지켜보니 공방과 강좌를 진행하는 숍들로 소리 소문 없이 사람들의 발길이 오고 갑니다. 마치 자신들만 알고 싶은 비밀의 장소처럼 말이지요.

예술 감성을 톡 건드려 줄 갤러리토스트

예술 감성을 톡 건드려 줄 갤러리토스트

빵집 리블랑제 2층에 자리한 갤러리토스트는 이 동네 구심점이 되는 곳입니다. 중견 작가와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소개하며 아트로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향수 공방과 도자기 공방은 특별한 날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곳입니다. 굳이 서래마을까지 가지 않아도 마카롱 디저트집, 빈티지한 분위기의 빵집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기자기한 모습의 커피숍 등이 있어 골목 구경을 하는 도중에 쉬어가기에 좋습니다.

방배동사이길의 도자기공방과 향수박물관

방배동사이길의 도자기공방과 향수박물관

활기찬 방배동 사이길이 궁금하다면 매달 둘째 주 토요일 길가에 가게와 공방들이 일제히 파라솔을 펼치고 할인 상품을 내놓는 ‘사이마켓데이’에 방문하는 것도 좋습니다. 9월 3일부터 11일까지는 방배동사이길 축제도 열립니다. 재충전이 필요할 때 멀리 가지 않고 아트로드를 걸으며 나만의 비밀 아지트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 여행정보

○ 서리골 서리풀공원길 코스

▷추천코스 : 고속터미널역–서래공원-서리골공원-누에다리-누에조각상-몽마르뜨공원–서리풀공원–청권사쉼터–방배역

▷거리 : 3.9km(예상 소요시간 : 1시간 30분)

○ 서래마을 찾아가는 길

지하철 이수역이나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서초13번 마을버스를 타고 10~20분 정도 가서 서래마을,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 또는 반포중학교에서 하차 / 반포역에서 간선 142번 버스 타고 서래마을 정류장에서 하자

○ 방배동사이길 찾아가는 길

내방역 7번 출구에서 ‘함지박사거리’ 방향으로 5~10분 소요, 내방역 2번 출구나 방배역 4번 출구에서 148번, 142번, 406번 타고 방배프라자역에서 하차

○ 방배동 사이길 페이스북 : www.facebook.com/42gil

○ 갤러리토스트 운영시간 : 월~금 10:00~20:00 / 토 11:30~20:00 / 문의 02-532-6460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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