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덜덜 누진제’ 전기요금 둘러싼 소문의 진실은?

시민기자 이현정

Visit6,615 Date2016.08.17 16:50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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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서울 착한 경제 (54) 전기요금 폭탄 피하는 꿀팁

‘폭염보다 무서운 전기요금’이란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십만 원은 기본, 이십만 원이 넘었다거나, 오십만 원대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았다는 주변의 한숨 섞인 소리를 듣다 보면, 가슴이 철렁한다. 그래 설까? 에너지효율 1등급 에어컨이라 걱정할 필요 없다느니, 제습으로 틀면 괜찮다느니, 한 달 사용량이 500kWh만 넘지 않으면 누진세가 붙지 않는다느니 하는 얘기에 혹하게 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카더라 소문만 믿고 따라 하다 보면 자칫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이에 전기요금에 관한 제대로 된 정보와 함께, 전기 절약 노하우를 알아보았다.

‘전기요금 누진제’라 쓰고, ‘에어컨 사용 능력제’라 읽는다?

일반 가정에서의 ‘여름철 전기요금 폭탄’ 주 원인은 누진제와 에어컨이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전기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순차적으로 높은 단가를 적용하는 요금제다. 1차 석유파동을 계기로 과도한 전력 사용을 억제하고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로 도입, 1974년부터 시행되었다. 현재 주택용 6단계 누진 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저압으로 공급받는 주택의 경우 킬로와트시(kWh) 당 요금 단가는 1단계 60.7원, 2단계 125.9원, 3단계 187.9원, 4단계 280.6원, 5단계 417.7원, 6단계 709.5원이다. 100kWh 구간마다 요금이 차등 적용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월평균 사용량인 223kWh를 쓴 경우, 처음 100kWh에 대해서는 kWh당 60.7원이, 다음 100kWh는 125.9원, 나머지 23kWh에 대해서는 187.9원이 각각 적용돼 총 22,981원의 전력량요금이 나온다. 실제 전기요금은 이처럼 차등 적용된 전력량요금에 기본요금과 부가가치세, 전력산업기반기금이 더해져 27,930원이 부과된다. (‘전력량요금과 기본요금’표와 ‘한전 사이버지점 전기요금 계산기’를 이용한 전기요금 비교 참고)

이처럼 1단계와 6단계의 요금 단가 차이가 무려 11.7배에 달하는 요금 체계로 인해 주택용 전기요금은 전기사용량이 많아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월사용량에 따른 전기요금 참고)

주택용 전력(저압) 전력량요금과 기본요금

그런데 문제는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자칫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에어컨의 높은 소비전력 때문인데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스탠드형 에어컨의 소비전력은 1,800W~2,000kW에 달한다. 벽걸이형 에어컨이 650W, 선풍기가 60W, 세탁기 500W, 냉장고 100W와 비교하면, 몇 배에서 몇십 배에 이를 정도로 높다. 즉, 1,800W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5시간씩만 사용해도 월 270kWh (1,800W× 5시간 × 30일), 하루 12시간씩 가동하면 648 kWh을 더 사용하게 된다. 223kWh 27,930원을 내온 평균 가정의 경우, 매일 5시간만 사용해도 126,950원을, 12시간을 사용하면 435,960원을 전기요금으로 내게 된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전기요금 누진제란 에어컨 사용 능력제라 봐도 무방할 듯싶다.

전기요금 카더라 소문의 진실은?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여름철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을까? 최근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는 전기요금 관련 카더라 소문의 진위를 가려 믿을 수 있는 전기 절약 방법을 알아보았다.

소문 1 > 한 달 사용량이 500kWh만 넘지 않으면 누진세가 붙지 않는다?”

앞서 설명한 대로 주택용 전기요금은 사용량 얼마 이상이면 누진세가 붙는 개념이 아니라, 전기 사용량에 따라 단계별로 높은 요금 단가를 적용하는 누진 요금제다. 전기요금이 걱정이라면, 100kWh당 전기 요금을 보며, 전력사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10만원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사용량을 436kWh (789월은 478kWh) 이하로, 20만원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578kWh (789월은 624kWh) 이하로 사용하면 된다. 또한 매일 같은 시간대에 전기계량기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일일 전력 사용량과 세탁기 같은 특정 가전제품에 대한 전기사용량도 가늠해볼 수 있어 보다 합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전력사용량에 따른 전기요금은 한전 사이버 지점 사이트의 ‘요금계산’을 이용하면 가장 정확하고, 각 가전 기기별 전기요금은 한전 전기요금체험관 에서 알아볼 수 있다.

전기요금체험관

소문 2 > 1등급 에어컨이라 펑펑 써도 문제없다?

물론 같은 시기에 생산된 동일 가전제품의 경우, 1등급에 가까울수록 전기요금이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이 5등급 대비 30~40% 전기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스탠드형 에어컨은 소비전력이 가장 높은 전기제품으로, 1등급이라 해도 1,800W에 달한다. 선풍기 30대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과 같은 수준. ‘전기요금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길래 샀는데, 펑펑 쓰다 속았다, 날벼락 맞았다.’는 얘기가 들리는 건 바로 이처럼 높은 소비전력 때문이다. 또한, 같은 1등급 에어컨이라 해도 냉방효율이 높은 제품이, 구형보다는 인버터 에어컨이 전력 소비가 적다 하니 참고하자.

소문 3 > 제습이나 약풍으로 틀면 요금 적게 나온다?

에어컨은 실외기가 돌아갈 때, 냉방 기능이 작동할 때 가장 많은 전기를 소비한다. 설정 온도에 따라 30% 이상 차이가 난다 하니, 실내 온도 대비 희망온도를 너무 낮추지 않는 것이 좋다. 여름철 실내 건강 온도인 26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며, 30도가 웃도는 요즘 같은 땐 28도 정도로 맞추는 것이 효율적이다.

반면 송풍 기능만 작동할 때는 전기가 적게 소모되며, 강풍과 약풍의 차이 또한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그러므로 희망온도를 너무 낮추지 말고, 처음에는 강풍으로 설정해 공기가 빨리 퍼질 수 있도록 하고 온도가 맞춰지면 약풍이나 절전모드 등을 활용해 전기소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선풍기를 같은 방향으로 틀어 놓으면 빨리 시원해져서 냉방 시간도 줄고, 전력 사용량도 약 20~30% 줄일 수 있다.

에어컨의 제습 기능은 냉방기능과 작동 방식이 유사해 특히 요즘처럼 폭염이 이어지며 습한 날엔 전력소모량에선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쾌적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선 주기적으로 제습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소문 4 > 올해만 유독 누진제 때문에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온다?

올해는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며 1994년 이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다. 이처럼 외부온도가 상승하면 에어컨은 물론, 냉장고나 김치냉장고의 전기 사용량이 평소보다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에어컨은 실외기 위치에 따라 전기소모량이 달라진다.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설치하는 것이 좋은데, 실외기 차양막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최대 10%까지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실외기에 먼지가 쌓여도 냉방 효율도 떨어지고 화재 위험도 있으니 연 1회 청소해주는 것이 좋다. 에어컨 필터 또한 2주에 한 번꼴로 청소해주면 약 5%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커튼이나 블라인드 등으로 직사광선을 차단하면 15% 이상 냉방효과 향상시킬 수 있다. 문을 열고 가동하면 3배 이상 전기를 더 소모한다고 하니 참고하자.

둥근 해가 뜰 때마다

소문 5 > 1등급 가전제품을 사면, 구매금액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다?

7월 1일부터 9월 30일 사이, 에어컨(전기냉방기), TV(101.6cm 이하), 일반냉장고, 김치냉장고, 공기청정기 중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살 경우, 품목별 개인별 20만원 한도 내로 구매금액의 10%를 지원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친환경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시행하는 제도로, `에너지효율 1등급 가전 인센티브 환급 시스템` 사이트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제조사명과 모델명, 구매제품의 제조번호, 명판 등이 확인 가능한 사진, 구매자성명과 모델명이 포함된 거래명세서, 영수증 (전자세금계산서, 현금영수증, 카드매출전표 중 하나), 구입처 상호명과 사업자등록번호, 구입일시 정보, 구입 가격 등의 신청 서류를 꼼꼼하게 챙겨야 하니, 반드시 해당 사이트에서 신청방법을 숙지한 후 구입하도록 하자. 재원 소진 시 조기 종료될 수 있다 하니, 이왕이면 서둘러 신청하는 것이 좋겠다.

냉장고 설정 온도를 한단계만 높여도 5% 전기 절약

선풍기는 약풍으로, 실내보다 바깥이 더 시원할 경우 창 바깥을 향해 트는 것이 좋다. 냉방기구를 틀 때 열이 발생하는 가전기기나 불필요한 조명기구 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자레인지, 진공청소기, 전기밥솥, 다리미, 헤어드라이기 등은 소비전력이 1,000W 이상 높은 제품이다. 토스트기나 비데도 800W로 소비전력이 높은 제품군에 속한다. 큰 쓰레기는 미리 줍고 청소기를 돌린다거나, 손수건 등은 남은 미열을 이용해 다린다거나, 전기밥솥 대신 압력밥솥을 사용하고 보온기능 사용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비데는 24시간 시트나 온수를 데우는데 많은 전기 사용하므로 평소에는 꺼두도록 하자.

냉장고는 설정 온도를 한단계만 높여도 5%의 전기가 절약된다. 냉장실은 60%만, 냉동실은 가득 채우고, 냉장고 문을 자주 열지 않는 것이 좋다.

LED 전구를 사용하면 같은 밝기의 백열등과 할로겐보다 90%, 형광등보다 50% 이상 전기가 절약되며, 전구 자체의 수명도 10년 이상 길다. 사람이 있을 때만 자동으로 켜지는 디밍시스템을 함께 사용하면 67%까지 절약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무엇보다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뽑아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실생활에서 낭비되는 대기전력은 가정 전력 사용량의 10%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셋톱박스, 인터넷모뎀, 오디오 기기 등의 대기전력이 특히 높고, 스탠드형 에어컨의 대기전력도 월 4kWh가 넘을 정도로 높다.

계약종별 전기요금 계산

최근 들어 누진 요금제에 대한 여론이 심상치 않다. 789월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조치가 있었지만, 불만은 사그라 들 줄 모른다. 누진율 격차가 무려 11.7배에 달할 정도로 크다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이를 가정용에만 적용하고 있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향후 TF를 구성해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방향을 논의한다는데, 국민이 납득할만한 개선안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아울러 누진제 문제와 함께, 에어컨과 같은 전자제품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 에어컨은 소비전력도 높지만, 냉방병 등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주변 온도를 상승시킨다. 실제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필자는 되레 아랫집에서 가동하는 에어컨 실외기 열기의 영향을 받는다. 물론, 요즘 같은 폭염에 에어컨 사용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화력발전소,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가져온 재앙을 생각한다면 전자 제품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건강과 환경을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실천도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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