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게 휴식을...27일은 대중교통 이용의 날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6.07.26. 16:43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64) 주차장 폐쇄는 교통수요관리의 중요한 시책
대중교통을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적으로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이 개인교통에 비해 적다. 또한 도로의 차들을 줄여주므로 혼잡에 따라 공회전으로 무의미하게 없어지는 연료와 시간을 절약시켜준다. 또한 대중교통 활성화로 차량 이용량이 줄면 최근 우리나라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중교통 활성화는 개인입장에서도 도움이 된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높은 차량운행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교통사고의 위험도 줄어든다. 교통혼잡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시성이 있는 통행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서 서울시에서는 매달 넷째 수요일을 `대중교통 이용의 날`로 정하고 다양한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7월 27일은 올해 하반기 첫 대중교통의 날이며, 서울시에서는 이날 시와 산하기관의 주차장을 모두 폐쇄하는 강력한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장애인차, 긴급차 제외)
‘도로를 늘리는 것도 아니고 주차장을 없애는 게 무슨 교통대책이냐, 탁상행정 좀 그만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놀랍게도 이것은 ‘교통수요관리’라고 불리는 중요한 교통 정책이다. 오래전 산업화시대에는 차가 막히면 도로를 짓는 공급 위주의 정책이었다. 이런 정책에 따라 서울시내 곳곳에 고가도로가 들어서고 심지어는 청계 고가나 서울역 고가처럼 도심 한복판을 지나는 흉물 고가도로가 생겼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보화시대에 들어서면서 무작정 도로를 공급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울에만 등록자동차가 305만대가 넘는 상황에서 아무리 도로를 지어봤자 곧바로 잠재수요가 이를 채워버려서 혼잡은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도로를 지을 때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사실 도로를 지을 땅도 없다.
그래서 나온 새로운 교통정책이 바로 교통수요관리다. 교통수요관리란 시민이 자가용을 이용하려는 수요를 조절하는 정책들이다. 사람들이 자가용을 애초에 타지 않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자가용이 줄어들면 혼잡도 줄어든다. 도로를 짓지 않고도 혼잡을 줄였으니 훌륭한 교통정책이다.
이중에서 도심지 주차장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교통수요관리 정책이다. 자가용 이용자가 도심지에 주차를 하기 어려워지면 자연스럽게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며, 도심내 진입 자가용이 줄어 교통혼잡비용이 감소한다. 도로는 무한한 자원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써야할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면 아껴 쓰고 나눠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중교통의 날에 주차장이 폐쇄되면서 서울시 직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는 것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사실 대중교통정책을 만들고 시행해야 할 서울시 직원들이 대중교통에 대해 잘 모르면 대중교통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본 만큼만 행동할 수 있는 법이다. 이번 기회에 많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보고 문제점을 파악하여 개선의 기회로 삼아주었으면 한다.
한편 예전에 주차장을 폐쇄했더니 직원이나 민원인들이 이용하라는 대중교통은 이용하지 않고 자가용을 끌고 와서 폐쇄된 주차장 인근에 불법주차를 하느라 주변이 아수라장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자가용을 줄이려고 주차장을 폐쇄한 것인데, 이렇게 돼버리면 교통난 발생과 교통안전 저하로 안하느니만 못한 정책이 된다. 따라서 서울시는 폐쇄된 주차장 주변의 주차단속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며, 직원들과 민원인들이 좀 더 확실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 보완을 꾸준히 시행해주었으면 한다.
실제로 사전에 스마트교통복지재단(www.stwfoundation.or.kr)에 교통카드를 등록하고, 27일 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00명을 추첨하여 교통비 5만 원(티머니 마일리지)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전체 통행량에 비하면 100명은 너무 적은 인원이므로 좀 더 현실적인 대중교통 이용 유도 대책도 필요할 것이다.
대중교통의 날은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려는 게 아니다. 대중교통 업체의 수입을 늘리자는 것도 아니다. 하루만 시행하고 잊어버리는 전시성 행사도 아니다. 대중교통 활성화야말로 서울시의 가장 효과적인 교통정책임을 시와 시민 모두가 함께 깨닫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험과 습관을 쌓자는 것이다. 이번 27일 대중교통 이용의 날에는 이러한 취지가 잘 실현되기를 바란다.
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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