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줄이고 건강 올리는 확실한 방법 '덜 달달 9988', 이제라도 함께해요!
“지금 제일 던져버리고 싶은 것, 제일 버리고 싶은 것에 공을 던져 넣어 보세요.”말이 끝나자마자 시민이 손에 들고 있던 공을 바구니로 던져 넣었다.“빼자, 허리둘레!”주변에 있던 시민들도 응수했다.“맞아, 허리둘레 좀 뺐으면 좋겠어.” 11월 5일 ‘덜 달달 9988 프로젝트’ 캠페인이 진행된 청계광장에는 마침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들도 찾아와 왁자지껄했다. 지난 9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덜 달달 9988 프로젝트’는 ‘저당 실천 식생활 캠페인’으로 알게 모르게 익숙해진 과도한 당 섭취를 인식하고 이를 개선해 나가자는 정책이다. 식습관의 변화로 비만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99세까지 팔팔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10월부터는 찾아가는 시민 캠페인을 진행해 학원가와 청소년 수련관 등에서 저당 식생활을 안내하기도 했는데, 이날은 도심 한복판 청계광장에서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 [관련 기사] 나의 당 섭취량은? '덜 달달 9988' 캠페인 5일 청계광장에 뜬다! ‘대사증후군 오락(5樂) 프로젝트’ 부스에서는 건강 요소에 대해 서로가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다섯 개의 바구니에 공을 잘 넣으면 소소한 선물도 주었는데, 집에서 허리둘레를 재볼 수 있는 줄자도 있었다. 여성은 85센티미터 이상, 남성은 90센티미터를 넘으면 복부비만이라고 볼 수 있다.
시민들은 공을 바구니에 던지면서 다들 구호를 외치듯 목소리를 높였다. “빼자! 허리둘레”, “잡자! 높은 중성지방”, “내리자! 높은 혈압”, “막자! 높은 혈당”, “높이자! 좋은 콜레스테롤”, 한 번씩 읽어내려가는 것만으로도 마치 목표에 가까워지는 것처럼 힘을 얻는 기분이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높은 혈압과 혈당, 높은 중성지방과 낮은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같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를 세 가지 이상 가지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평소에 이를 잘 관리하면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보건소에 가셔서 대사증후군을 검사하고 상담도 받을 수 있어요.” 아무래도 주변에서 많이 듣는 질병이다 보니, 중장년 세대들의 관심이 많았다. 물론 허리둘레를 빼고 싶은 마음은 다들 원하는 바였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그리고 많이 먹고 있는 많은 식품에 당류 함량이 얼마나 되는지 모형으로 보여주는 부스에서는 끊임없이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어머나! 마이구미 하나가 케이크보다 당이 더 많네요? 아이들이 많이 먹는데…”“하지만 케이크는 보통 디저트로 먹지, 그것만 먹는 게 아니잖아요.”시민들이 각각의 음식과 함량을 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당류를 줄일 수 있는 섭취 방법도 제안되었다. 오렌지 주스보다는 그냥 오렌지를, 바나나맛 우유보다는 흰우유를, 커피를 마신다면 당연히 카라멜마끼아또보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편이 낫다. 샐러드를 먹을 때에는 드레싱을 부어 먹기보다는 찍어 먹는 편이 좋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단순히 설탕 자체를 줄이는 것만 아니라 음료수나 차 종류 등에서도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류 섭취를 줄이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물을 마시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습관이 되어버린 음료수와 커피, 차 대신 물을 잘 마시는 것만으로도 건강에는 도움이 된다고 한다. 청계광장에서는 ‘깨끗하고 안전한’ 아리수 홍보도 이어졌다. “식품을 사실 때도 영양 표시를 확인해 보세요. 대부분 이렇게 표시를 하고 있거든요?” 함께 보던 시민들도 평소에 꼼꼼히 챙겨본 적이 없다며 앞으로는 확인을 해봐야겠다고들 했다. 지나친 당류 섭취가 건강에 끼치는 영향 때문에 이를 개선하려는 제품들도 계속 출시되고 있다. 자주 먹게 되는 잼류도 선보였다. 일반 요리당이나 시럽보다 칼로리와 당 함량이 낮은 알룰로스 요리용 제품도 있었다.
“이 잼은 칼로리와 당 함량이 낮은 알룰로스를 넣은 제품이고요, 이쪽은 설탕을 적게 넣었어요.”
“그런데 이 제품을 시중에서도 살 수 있나요?” 한 시민이 물었다.
“그럼요. 지금 마트에서도 사실 수 있어요.”
“그걸 몰랐네. 잘 찾아서 사먹어야 되겠군요.” ‘덜 달달 9988 프로젝트’ 캠페인에서는 근육량과 체지방률, 악력 등을 검사하는 인바디 검사도 할 수 있었다. 마침 줄이 길지 않아서 시도해 보았다. 체내의 수분과 지방, 단백질, 무기질 등 영양성분을 분석해 비만을 비롯한 영양 상태와 몸이 부어있는지, 뼈가 튼튼한지를 확인하는 검사인데,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여러 가지 상태를 알 수 있었다. 결과지를 보고 중요한 부분들을 설명해 주어서 더 도움이 되었다. 다행히 크게 문제되는 건 없었지만 근육량은 시급히 늘려야 했다. 나이 들면 약화되는 근력이지만 눈앞에 결과를 놓고 보니 더 실감이 났다.
직장인들이 여럿 대기하고 있었다. “난 이런 거 하면 바로 병원 가라고 할까 겁나.” 조금 통통한 젊은 여성이 동료들에게 얘기하고는 같이 웃었다. 사실 건강 문제는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일이어서 늘 염려가 있기 마련이다. 최근 우리나라 사람의 기대수명은 약 85년 정도로 늘어났다. 하지만 건강수명은 거의 15년 정도 격차가 있다. 그만큼 건강을 잃은 채 살아야 하는 기간이 길다는 말이다. 여러 요인 가운데 음식 섭취 문제도 클 것이다. 사실 최근의 식습관을 보면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와 달리 집밥을 먹는 횟수는 줄어들고 패스트푸드부터 달달한 디저트와 음료가 어린이와 청년들을 유혹한다.
어쩌다 한 번이면 모르지만 그런 식습관이 건강에 좋을 리는 없다. 서울시도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와 함께 저당 실천을 위한 환경 조성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한다. 단체 급식용 저당 요리법을 보급하고, 학교 매점에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매금지 점검 강화 등 맞춤형 정책을 추진한다. 청계광장에서는 주사위 던지기 이벤트도 있었다. 진행자가 ‘덜 달달’이라고 하면 시민은 ‘9988’을 외치며 주사위를 던졌다. 견과류부터 에코백까지 선물도 덤으로 받을 수 있었다. ‘손목닥터9988’ 홍보도 계속됐다. 아직 모르는 시민들도 많아 보였다. 쌀쌀해진 광장에 핑크핑크 해치가 뒤뚱거리며 온기를 나눠주었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당류 섭취 줄이기를 해봐야겠다. ‘일당! 오십! 실천해요’는 충분히 실천 가능한 일로 보였다. “당류 함량 영양성분 표시 확인, 가당음료 대신 물 마시기, 커피에 시럽은 빼기, 간식은 자연식품으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건강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때다. ‘덜 달달’ 작은 변화로 모두가 더 건강한 삶을 누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