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으로 되살린 옷! 도봉환경교육센터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1.04.12. 13:30

수정일 2021.04.12. 16:29

조회 3,545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천연염색 통한 의류 리폼 강좌 진행

올해 정부의 탄소중립 2050 선언을 계기로 각계각층에서 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 도봉구의 경우 올 한해 온실가스 5만톤 이상을 줄이겠다고 밝히며 세부사업을 수립했다. 총 7개 부문으로 구성된 사업 추진 계획을 살펴보면, 녹색건물 조성, 녹색에너지 실현을 비롯해 생애주기별 녹색 교육이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도봉구 환경교육의 허브인 도봉환경교육센터를 찾아가 구민을 대상으로 하는 녹색 교육의 단면을 살펴보았다.
도봉환경교육센터 환경 프로그램 강좌 모습
도봉환경교육센터 환경 프로그램 강좌 모습 ⓒ강사랑

“이번 봄에는 입지 않았던 옷과 에코백에 자연의 색을 담아보면 어떨까요?” 

4월 9일 금요일 오전, 센터 교육실에서 ‘알아두면 쓸모있는 환경이야기, 자연의 색’ 강좌가 진행되었다. 이번 강좌는 일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천연염색 강좌다. 참가자들은 준비물로 집에서 흰색 헌 옷과 흰 수건을 가져왔다. 무분별하게 버려진 옷이 썩을 때나 소각될 때에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의 가스가 배출된다. 자칫 버려지기 쉬운 옷들이 천연염색을 통해 재탄생하는 시간이다.
입지 않은 옷이나 수건으로 천연염색을 시도해보자.
입지 않은 옷이나 수건으로 천연염색을 시도해보자. ⓒ강사랑

‘천연염색’은 자연 속에서 채취한 꽃, 나무, 풀, 흙, 벌레, 조개 등의 자연재료로 염색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식물성 염료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서 가장 많이 사용하며, 주로 즙을 내거나 달여서 얻는다. 재료에 따라 함유된 색소의 양이 일정하지 않은데, 같은 염재라도 품종이나 재배지, 지리적 환경 등에 따라 색상에서 차이가 난다고 한다. 또한 어떤 매염제를 쓰느냐에 따라 색상의 농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천연염색은 작업 과정이 힘들고 번거롭지만 친환경적이고 피부에도 좋다. 실제로 염료식물은 주로 약으로 쓰인다.
염색에 사용할 염료식물은 애기똥풀이다.
염색에 사용할 염료식물은 애기똥풀이다. ⓒ강사랑

해당 강좌에서는 염료식물로 애기똥풀을 사용했다. 약재명은 백굴채이며 한약방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줄기를 자르면 애기똥처럼 노란 즙이 나온다. 

먼저 선매염을 하고, 애기똥풀을 2시간 정도 끓여서 채취한 염료에 선매염한 원단을 넣고 30분 정도 골고루 주물러준다. 약 40여분가량 천연염색 과정에 대한 이론을 충분히 습득한 참가자들이 본격적으로 염색 작업에 들어갔다.

염색 작업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자니, 과연 노고가 만만치 않다. 선매염한 원단을 애기똥품 염료에 넣어서 정성껏 주물러주고, 바람에 말리는 ‘바람 치기’ 작업을 거친 다음 다시 중매염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한 염액에 세 번 담궈서 주무른 다음 짜서 바람에 말리는 것이 1회 염색을 한 것이다. 모든 염색은 5회 이상 반복해서 염색해야 좋은 색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연한 색을 얻고 싶다면 염약을 묽게 하여 염색하고 반복 횟수는 줄이지 않는 것이 좋다.
옷을 염액에 넣어 천연 염색하는 모습
옷을 염액에 넣어 천연 염색하는 모습 ⓒ강사랑

햇빛과 바람 속에서 건조되며 완성되는 색이 너무나도 예쁘다. 몇 번만 입어도 헌 옷 티가 나서 쉽게 버리게 되는 흰색 티셔츠가 천연 염색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자연의 색이기에 보면 볼수록 담백한 멋이 있다. 한 참가자는 집에서 직접 염색한 손수건을 선보이며 필자의 부러움을 샀다. 이처럼 천연 염색의 기본기만 잘 배워도 일상 속에서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을 구사할 수 있다. 

한편 ‘알아두면 쓸모있는 환경이야기, 자연의 색’ 강좌는 환경부가 선정한 우수환경교육지정 프로그램으로서 매달 색다른 환경 주제를 가지고 진행된다.
노랑색으로 물든 옷과 수건들
노랑색으로 물든 옷과 수건들 ⓒ강사랑

도봉환경교육센터는 도봉구 환경교육의 발전을 위해 2003년부터 지역주민에게 필요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 중이다. ‘계절을 담은 발바닥공원 자연체험’, ‘찾아가는 환경교실 그린스쿨’ 을 비롯한 정기 프로그램이 있고, ‘절기를 아는 꼬마농부’, ‘자연관찰 그리기’, ‘에너지 톡!톡!톡!’ 등 개별신청 프로그램이 있다. 

도봉환경교육센터는 또한 청소년 특별활동과 지역단체 환경교육 활동, 진로직업체험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도봉환경교육센터의 환경교육프로그램은 도봉구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https://www.ecoclass.or.kr)를 통해서 확인 및 신청 가능하다. 
도봉환경교육센터 외관 모습
도봉환경교육센터 외관 모습 ⓒ강사랑

서울시는 시민이 일상 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이를 확산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책자 ‘생애주기별 기후변화교육 프로그램 활용서’를 발간했다. 이는 도봉구와 도봉환경교육센터에서 개발, 운영하던 콘텐츠를 활용한 것으로서 유아부터 성인까지의 6가지 생애주기별 대면·비대면 13개 프로그램을 담아낸 것이다. 

유아프로그램의 경우 그림 그리기 등 놀이, 창작, 체험활동 프로그램(2019 개정 누리교육과정)을 소개한다. 청소년프로그램은 견학과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 성인프로그램은 기후인문학 강좌 수강, 에코트레킹 등 시민들의 여가 문화와 접목할 수 있는 실천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학생과 청소년 중심이던 환경 교육의 울타리를 넓혀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주체인 성인들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한 점이 눈길을 끈다.

시는 활용서를 자치구와 서울기초환경교육센터(9개소)를 중심으로 서울 전역에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책자는 PDF형태로 제작되어 누구나 서울시 홈페이지>환경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서울시에서 '생애주기별 기후변화교육 프로그램 활용서'를 발간해 배포했다.
서울시에서 '생애주기별 기후변화교육 프로그램 활용서'를 발간해 배포했다. ⓒ서울시

코로나19 이후 환경과 기후위기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구체적으로 대응하며 사회적 움직임에 참여하는 일은 아쉽게도 드물다. 시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친환경적인 생활을 고수하면서 기후위기 인식 확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꾸준한 지원을 기대해본다. 

■ 도봉환경교육센터

○ 주소 : 서울시 도봉구 시루봉로 6길 33 발바닥공원 내
○ 운영시간 : 화~토요일, 09:00~18:00
○ 홈페이지 : www.ecoclass.or.kr
○ 문의 : 02-954-1589, 02-2091-6483

시민기자 강사랑

늘 새로운 서울을 만나기 위해 오늘도 길 위에 섭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