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생생한 역사를 전하는 '진관사'의 봄

시민기자 최병용

발행일 2021.04.15. 09:50

수정일 2021.04.15. 16:18

조회 1,664

예로부터 서울 근교의 4대 명찰로 유명한 진관사는 2009년 칠성각 해체·복원 과정에서 벽 속에 숨겨져 있던 1919년 3.1운동 당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태극기가 최초로 발견돼 더욱 유명세를 탔다. 태극기와 더불어 신대한신문 3점, 독립신문 4점, 조선독립신문 5점 등 3.1운동 당시의 생생한 역사를 증명하는 사료가 발견됐다.
3.1 운동당시 태극기와 독립신문 등 사료가 발견돼 진관사 칠성각(우측)
3.1 운동당시 태극기와 독립신문 등 사료가 발견돼 진관사 칠성각(우측) ⓒ최병용

대한불교 조계종 진관사는 고려8대 현종 재위 시기인 1011년에 진관대사에 의해 창건됐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6.25당시 공습으로 파괴됐다가 다시 복구돼 현재에 이른다고 전해진다. 진관사에 들어서면 북한산 응봉이 사찰을 감싸 고요하고 아늑한 느낌을 받는다. 진관사 가운데를 따라 흐르는 계곡물은 북한산에서부터 내려오는 물이라는데, 물멍을 때리며 힐링의 시간을 갖기도 좋은 곳이다.
가운데로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진관사 전경
가운데로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진관사 전경 ⓒ최병용

진관사는 태극기와 문서를 보관, 은닉했던 장본인으로 여겨지는 백초월 스님의 이름을 따 명명한 '백초월길'을 따라 은평 한옥마을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들어오면 만날 수 있다.

진관사 정문에 우뚝 서 있는 일주문은 일직선의 두 기둥 위에 지붕을 얹는 독특한 형식을 갖추고 있다. 사찰에 들어가는 첫 번째 문을 독특한 양식으로 세운 것은 신성한 가람(승려가 살면서 불도를 닦는 곳)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털어내고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다.
일주문은 문을 통과하며 세속의 번뇌를 씻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일주문은 문을 통과하며 세속의 번뇌를 씻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최병용
부처님이 계신 극락을 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극락교
부처님이 계신 극락을 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극락교 ⓒ최병용

일주문을 지나면 진관사 가운데를 흐르는 계곡을 건너는 극락교를 만난다. 극락교는 부처님이 계신 극락을 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다리라 극락교라 이름 붙여졌다. 극락이 온통 수정으로 장식되어 수정교, 부처님이 계신 저쪽 언덕이란 뜻의 피안교, 번뇌를 벗어나야 부처를 볼 수 있으므로 해탈교라는 이름을 붙인 사찰도 있다. 
진관사 연지원의 지붕 풍경이 이채롭다.
진관사 연지원의 지붕 풍경이 이채롭다. ⓒ최병용
보현보살을 봉안하고 산사음식연구소가 있는 향적당
보현보살을 봉안하고 산사음식연구소가 있는 향적당 ⓒ최병용

진관사를 오가는 중생들이 맛있는 대추차와 국산 팥으로 끓인 팥죽을 사서 먹으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연지원'이라는 곳도 있다. 초가지붕의 형태와 테이블의 차양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이 보인다.

보현보살님을 봉안하고 있는 향적당에는 산사음식연구소가 있어 1700년 동안 이어진 사찰의 음식문화와 그 정신을 계승함과 동시에 사찰음식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관사를 찾은 수많은 외국인들에게 산사음식을 직접 배우고 맛보게 함으로써 한국의 깊은 마음과 불교의 정신을 알리는 장소로 의미 있다.
진관사 대웅전의 삼세불
진관사 대웅전의 삼세불 ⓒ최병용
진관사 범종이 달려 있는 동정각
진관사 범종이 달려 있는 동정각 ⓒ최병용

사찰에서 가장 중심 전각인 대웅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는 곳으로 대웅전 안의 불상은 석가모니불(현세불)을 중심으로 좌에 제화갈라보살(과거불), 우에 미륵보살(미래불)의 삼세불 모시고 있다. 

이어 동정각은 진관사의 범음을 전달하는 범종이 걸려 있는 곳으로 1974년에 조성됐다. 범종은 높이 160㎝, 구경 91㎝, 300관의 대형범종이다. 범종은 새벽에 28번, 저녁에 33번을  타종하는데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우주 모든 중생의 영혼을 제도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석조관음보살좌상과 아미타후불홍탱이 봉안되어 있는 나가원
석조관음보살좌상과 아미타후불홍탱이 봉안되어 있는 나가원 ⓒ최병용

대웅전을 둘러보다보면, 우측에 있는 정면 7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의 모양을 한 건물 '나가원'이 눈에 들어온다. 콘크리트로 쌓은 낮은 기단 위에 원형초석을 두고 그 위로 두리기둥을 세워 다포를 받친 모습이다. 건물 외부에 동자도와 화훼도 같은 단청이 칠해져 단정한 멋이 느껴진다. 건물 내부에는 석조관음보살좌상과 아미타후불홍탱이 봉안되어 있다.
소조 석가삼존상, 소조 16나한상, 영산회상도 등 서울시 유형문화재가 봉안된 나한전
소조 석가삼존상, 소조 16나한상, 영산회상도 등 서울시 유형문화재가 봉안된 나한전 ⓒ최병용

나한은 부처님의 깨달은 제자들을 의미하며 ‘공양을 받을 자격이 있는 분’ 이라 하여 응공이라고도 한다. 독성전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나한전에는 소조 석가삼존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43호), 소조 16나한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44호), 영산회상도(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45호)등이 봉안되어 있다.
계곡을 끼고 조성된 진관사 산책로
계곡을 끼고 조성된 진관사 산책로 ⓒ최병용

활짝 핀 진달래, 개나리, 벚꽃 등 진관사의 봄을 느끼러 찾았지만 오히려 진관사를 한바퀴 돌면서 속세의 번민과 고통을 다 내려 놓고 마음이 차분해진 기분이 든다. 진관사 계곡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는 연등과 계곡물의 흐르는 소리가 어울려 머릿속이 맑게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곧 떠나갈 봄을 찾아 망설이지 말고 진관사로 떠나보자. 기쁨과 함께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진관사

○ 위치 : 서울 은평구 진관길 73(진관사)
○ 교통편 : 셔틀버스(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출발_08:30, 09:00, 09:00, 10:20)
홈페이지 바로가기
○ 전화 : 02-359-8410

시민기자 최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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