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뉴스

"어린이가 있는 모든 곳은 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

박은영 2020-01-16

서울시 '희망광고'에 어린이들이 등장했다. ‘희망광고’란 비영리민간단체의 공익소재를 선정, 지하철 내부와 구두수선대, 가판대 등에 홍보를 진행하며 시민의 공익활동 활성화와 영세소상공인 등의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서울시의 사업이다. 

그리고 여기 ‘아동들의 보행 안전권 확보’를 위해 희망광고에 출연한 어린이들이 있다. "어린이가 다니는 곳은 모두 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자신이 그린 교통 표지판을 들고 있는 광고 속 주인공들을 만나기 위해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다. 

서울시_희망광고에_선정된_사업을_진행중인_정릉종합사회복지관
정릉종합사회복지관 외관 ⓒ박은영

 

성북구 정릉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진이)의 ‘반짝반짝 빛나는 사업’은 높고 가파른 위치에 있는 정릉 지역 어린이들의 보행환경개선 및 방과 후 놀이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아동들이 안전하고 정답게 뛰어놀 수 있는 마을을 그리며 2017년 처음 시작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사업'을 담당하는 송희 사회복지사에게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청덕초_정문_앞의_가파로_도로

  청덕초등학교 정문 앞의 가파른 도로, 어린이 보호구역 ⓒ박은영

"2017년 학교 앞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도로에 그림을 이용해 차량운행 속도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도로 트릭아트’와 보행하는 아동이 자신의 존재를 운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불빛을 반사시키는 옐로카드를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며 진행된 사업에 이어, 2018년엔 어린이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어린이들이 동네에서 느끼는 위험이 무엇인지 어린이들의 시각으로 진단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했으면 좋겠는지 어린이들이 생각을 들어보고 어린이들의 언어로 표현해 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자신들이 등장한 영상을 보고 있는 '반짝 반짝 빛나는 쉼표구간'의 어린이들

자신들이 등장한 영상을 보고 있는 '반짝 반짝 빛나는 쉼표구간'의 쉼표위원들 ⓒ박은영

정릉지역 초등학생 15명이 참여하는 ‘반짝반짝 빛나는 쉼표구간’은 그렇게 탄생했다. 청덕초 6학년 송연서 어린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쉼표구간을 ‘어린이와 어르신들, 지역 주민의 보행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아동 단체’라고 소개했다.

보행안전을 위해 어린이들과 함께 준비하기 시작한 캠페인은 어린이들의 시선을 담아 어린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갔다. “몸이 불편한 어른들이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너는 경우는 주민들이 조금 기다려줬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이 무단횡단 할 때 초등학생들이 따라서 지나가는 경우가 있으니 어른들의 그런 부분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등 쉼표위원들의 의견은 문구로 만들어졌고, 표지판이나 팻말을 제작하고 캠페인을 준비했으며 이는 지역주민들과 함께해 가능했다. 

어린이들의 보행환경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반짝 반짝 빛나는 쉼표구간'의 쉼표위원 어린이들
어린이들의 보행환경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반짝 반짝 빛나는 쉼표구간'의 쉼표위원 어린이들 ⓒ박은영

2018년 쉼표구간 쉼표위원들이 제작한 표지판과 포스터는 1년 간 동네에 있는 한국전력의 전봇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의 보행안전메시지가 담긴 캠페인 그림을 붙이자 각종 광고 전단지로 지저분했던 전봇대가 깨끗해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2019년 아이들은 활동 범위를 넓혔다. 지역주민들에게 보행안전문을 직접 제작하여 배부하기도 하고 어둑어둑한 골목길에는 밤길조심표지판을 붙이기도 하고 무단횡단이 잦은 곳에서는 무단횡단예방캠페인등을 진행하며 동네 곳곳에서 활약했다.

정릉사회복지관에서 아동 보행권을 위해 진행한 도로 트릭아트 사업

2017년 정릉종합사회복지관과 지역기관들이 연대하여 아동 보행권을 위해 진행한 반짝 반짝 빛나는 쉼표구간(도로 트릭아트) ⓒ정릉종합사회복지관 

송서현 어린이(6학년, 청덕초)는 “저희들이 캠페인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은 연세가 있는 어르신이나 어린이를 위해 횡단보도에서 몇 초 기다려달라는 내용이었는데, 운전자분이 저희를 보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기분 좋게 호응해 주셨습니다"라고 말했다.

보행안전을 위한 어린이들의 이러한 다채로운 활동은 주민평가회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송연수 어린이(6학년, 청덕초)는 주민들이 많이 평가회에 참여해 해주셔서 보행안전에 관해 참여한 주민들이 동참하시도록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고 했다

교통약자보호캠페인
교통약자 보호 캠페인에 참여중인 쉼표위원들 ⓒ정릉종합사회복지관 

송희 복지사는 “평가회를 통해 주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시간이 맞으면 쉼표위원들이 활동할 때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주민들도 있었고, 대다수의 주민들은 '지역 안전을 위해서 이러한 활동이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여주어 어린이들이 활동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캠페인 영상과 여러 사업을 펼치며 이미 많은 자체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희망광고를 신청한 이유가 궁금했다. 어린이의 모습과 어린이의 목소리를 통해 '어린이가 다니는 곳은 모두 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 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또한 저희가 경험한 이러한 성과들을 서울시 희망광고를 통해 알리고, 더 많은 시민 분들이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어린이들의 보행안전권을 위해 함께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정릉종합사회복지관 '반짝 반짝 쉼표구간' 쉼표위원들이 참여한 서울시 희망광고

송희 복지사는 쉼표위원들이 등장한 희망광고를 보여주기 위해 희망광고가 진행되는 현장을 찾기도 했다. 4호선에서 등장하는 지하철 내의 희망광고를 보기 위해 여러 차례 지하철을 타며 자신들의 모습이 부착된 광고를 찾았을 때 쉼표위원들이 참 좋아했다고 전했다.

또한, 지하철 광고를 보고 지인들이 연락을 해 오는 경우가 있어 광고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지역복지관이 서울시 전역에 광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서 참 감사하다고 전한 송 복지사는 끝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쉼표위원들이 자신들의 활동이 의미 있고, 가치가 있다고 느끼기 시작하자 부모님들에게도 변화가 있었어요. 자신의 아이가 이런 활동을 하니 운전을 하면서 정지선에서 한번쯤 더 생각하고 멈추게 된다며 일상에서 일어난 변화를 말씀해주십니다. 쉼표위원들의 활동을 통해 변하기 시작하는 이러한 생각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씩 퍼져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구두 가판대에 게재된, 자신들이 직접 참여한 '어린이 보호구역' 희망광고를 기념하고 있는 아이들

구두 가판대에 게재된, 자신들이 직접 참여한 '어린이 보호구역' 희망광고를 기념하고 있는 쉼표위원들 ⓒ정릉종합사회복지관 

마지막으로 쉼표구간 회원으로 활동을 해 온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손채은 어린이(숭덕초 4학년)는 “어른들이 좀 아이들을 보호해 줘야 하는데 아동보호구역에서만큼은 쌩쌩 달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했고, 한혜민 어린이(숭덕초 5학년)는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따라 하는 게 있기 때문에 어른들이 먼저 규칙을 잘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스쿨존임에도 보행로가 없는 길, 사각지대, 불법주차로 인한 어린이 보행 확인 불가 등 동네에는 어린이의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희망광고를 통해 접하게 되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어린이가 있는 모든 구역이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생각이 우리 어른들 모두에게 더 확실하게 심어지길 기대해 본다.

성북구립 정릉종합사회복지관

- 장소 : 서울시 성북구 솔샘로 5길 92(정릉3동 산1-293)

- 문의 : 02-909-0434

- 홈페이지 : http://jnwelfare.or.kr

페이스북  : www.facebook.com/jeongneung.bo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