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탈 수 있다

1. 서울에 올라와선 자전거를 탄 적이 없다. 길도 낯설고, 버스나 지하철 노선이 참 편하게 닦여있기도 하고, 자전거보단 컴퓨터나 술자리 따위에 내 취미의 방향이 쏠린 탓이기도 하지만, 그 모든 걸 떠나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 자전거가 없다. 간단한 논리과정이다. 자전거가 없으면 자전거를 탈 수가 없다. 사실 자전거가 없다는 사실에 그리 큰 아쉬움을 느낀 적은 없었다. 길도 낯설고, 버스나 지하철 노선이 참 편하게 닦여있기도 하고, 자전거보단 컴퓨터나 술자리 따위에 내 취미의 방향이 쏠리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날씨가 갑자기 풀려서, 또 서울 살이 몇 년에 제법 주변 길들이 눈에 익어서, 더불어 게임이나 술 약속이 점차 지겨워져서 나는 문득 생각하고 말았던 거다. 어디어디 정도는 나갈 때 자전거 타기 딱 좋겠다고, 동네 여기저길 돌아다닐 때 자전거가 있으면 참 편하겠다고, 저녁 시간엔 운동도 할 겸 자전거가 있으면 꽤나 멋지겠다고 말이다. 그러니까, 나는 자전거가 타고 싶었다. 자전거를 타려면 자전거가 있어야지. 주말엔 본가에 내려가 예전에 타던 자전거를 찾았다. 몇 년을 아파트 복도에 묶어놨던 내 파란 자전거는 어느새 경비 아저씨의 손에 이끌려 주차장 뒤편 창고로 옮겨져 있었다. 안장 위의 먼지를 걷어내며 기대에 부풀었던 나는, 그러나 페달에 발을 올려놓으며 빠르게 좌절했다. 페달이 움직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페달만 움직이지 않는 건 아니었다. 차체는 묘하게 휘어 있고, 상큼함을 자랑하던 파란 도색은 여기저기 녹이 슬었으며, 브레이크는 헐렁하고, 벨은 온데간데없다. 놈은 더 이상 탈 수 있는 자전거가 아니었다. 가까스로 몇 년 전 자전거를 타다 가벼운 교통사고를 내고, 그대로 녀석을 아파트 복도 끝에 처박아 둔 과거가 생각났다. 몇 년 전의 업보가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자전거 대신 허망함만 가지고 돌아온 서울에서 나는 여전히 자전거가 없다. 2. 자 그럼 이제 어떡할까. 마땅한 수입도 없는 처지에 자전거를 새로 사는 건 ...

취업 돕는 착한 카페! ‘서울시일자리카페’를 가다

서울시일자리카페 1호점 `후`의 모습 서울시에서는 청년 구직자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민간, 대학시설 등을 활용해 ‘서울시일자리카페’를 조성하고 있다. 미디어 카페 ‘후(Hu:)’는 서울시일자리카페 1호점인데, 기자는 홍대입구 2번 출구에 있는 이 카페에 글쓰기 강좌를 듣기 위해 들렸다가 우연히 ‘서울시일자리카페’를 알게 되었다. 기자가 청년 일자리에 관심이 먼 연령대인지라, 서울시에서 이렇게 청년들의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한 공간을 만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가득 찬 책장과 커다란 테이블이 눈길을 끄는 `후` 일자리카페 서울시 1호점 일자리카페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카페는 여느 카페와는 다르게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있었다. 많은 이들이 각자 자리에서 책을 읽거나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소소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다양한 청년 구직자들이 각자의 활동들을 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청년 대상 취업 지원 프로그램(특강, 멘토링)도 운영 지원하고 있었다. 필자는 카페 내에 키오스크가 설치된 테이블에서 청년들이 어떤 정보를 받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취업클리닉, 채용공고, 기업정보, 서울시 일자리정보, 우리 카페 소식 등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터치 한 번으로 청년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보였다. 키오시스가 설치된 테이블, 다양한 정보습득이 가능하다. 서울시일자리카페 공지사항을 클릭해보니 일주일 단위로 서울시와 대기업의 채용설명회, 특강으로 채워져 있었다. 서울시일자리카페에는 면접 메이크업특강, 취업클리닉 상담, 해외취업특강, 이력서 사진촬영, 마케팅직무 멘토링, 금융권 전략 멘토링, 인·적성특강 등 각종 특강과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날짜와 시간까지 빼곡히 적혀있었다. 집에서 혼자 취업준비를 하는 것보다 이렇게 밖에 나와서 같이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친구들과 스터디모임을 통해 서로를 응원할 뿐 아니라, 상담을 통해 도움도 주는 것이 서울시일자리카페 프로그램...

한양도성 돈의문~인왕산 구간을 가다

길게 늘어서 있는 한양도성길 가까이 있으면서도 무심히 지나쳤던 길, 시원하게 뻗어있는 한양도성이 보인다. 지난 주말, 한양도성을 걸으며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났다. 노랑과 파랑 옷을 입고 다정하게 걸어 내려오던 노부부와 손을 꼭 잡고 내려오는 사이좋은 부부,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성곽 탐방을 하는 가족도 만났다. 한양도성 성곽길은 조선을 세운 태조가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후 전쟁을 대비하고,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거나 도적을 방지하기 위해 쌓은 시설이다. 시원하게 뻗어있는 한양도성 현재 한양도성은 흥인지문에서 시작해서 낙산과 백악, 인왕산을 거쳐 사직터널에 이르는 구간과 남산 구간에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요즘 봄기운이 완연하니 퇴근길이나 무료한 주말에 가벼운 차림으로 봄나들이하기에 좋다. 인왕산 구간은 등산을 좀 해야 한다.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를 때는 숨이 가빠졌고, 내려올 때는 힘 조절이 필요했다. 하지만, 산세를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한양도성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 충분히 보상되었다. 왼편 성곽을 끼고 걷다 보면 서울시를 북쪽에서 바라보는 형상이 되어 광화문 거리, 남산 주변이 잘 보이고, 약 1시간 정도 등반을 하면 인왕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억새에 가려진 서울 도심 인왕산은 종로구와 서대문구 홍제동 경계에 위치해 있다. 높이는 338.2m이며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서울의 진산(鎭山) 중 하나이다. 가파른 경사길 때문에 산을 오를 때는 다소 힘은 들지만, 정상에 도착하면 발아래 서울이 한눈에 들어와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경사진 길옆으로 쌓여있는 한양도성은 오랜 시간의 흐름을 말해주고 있다. 경사진 길옆으로 쌓여있는 한양도성은 오랜 시간의 흐름을 말해주고 있다. 하산 길에는 노선의 선택폭이 많다. 먼저 통인동으로 가는 수성계곡 방향이 있고, 약 30분 더 가면 윤동주문학관이 있는 창의문 쪽으로도 갈 수 있다. 창의문에서 북쪽으로는 부암동 카페거리가 있고, 남쪽으로는 광화문 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서울사람] “10년에 한 번씩” 특별한 가족사진

“우리 가족은 10년마다 덕수궁 앞에서 똑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는데, 오늘이 세 번째 날이에요. 처음에는 세 명이었지만 지금은 네 명이 됐고, 키가 요만하던 아이들도 이만큼 컸어요. 없던 건물들도 생기면서 세상도 많이 바뀌었고요.” “다음 사진은 또 다르겠죠. 우리 딸들이 아이를 낳아 사진에 다 담지 못할 정도로 사람이 많아질 수도 있겠고, 제가 나이가 들어 지팡이를 짚게 돼서 딸들이 저보다 키가 커질 수도 있겠고요. 그렇게 가족과 세상이 변화하는 기록을 남기는 거예요. 순간 순간을 기억하고 싶거든요. ”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덕수궁은 변하지 않을 거잖아요. 그걸 기준으로 삼는 거죠.” 이 글은 ‘휴먼스 오브 서울’(humansofseoul.net)이 쓴 기사입니다. 휴먼스 오브 서울은 신문과 방송에서 보고 듣는 유명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서울 사람을 위한, 서울 사람에 의한, 서울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서는 휴먼스 오브 서울이 길거리 섭외를 통해 시민 개개인이 가진 고유의 이야기를 발굴하여 전합니다. ...

도심 속 옹기의 정취 ‘옹기테마공원’

화약고가 있던 부지에 조성된 중랑구 옹기테마공원 지난 3월 5일, 중랑구 신내동 777일대에 옹기테마공원이 개장했다. 옹기테마공원(규모 9,000㎡)에는 옹기와 초화류가 어우러진 휴식공간인 ‘옹기정원’, 휴식과 야외 체험활동 공간인 ‘데크광장’, 기존 화약고 창고 및 잔재 등을 전시하여 공원으로 변모한 모습을 비교할 수 있는 교육 공간인 ‘흔적의 정원’, 공원 정상에 위치해 공원과 배밭 전경을 감상하고 북카페에서 독서를 할 수 있는 ‘전망대’ 및 옹기·목공예·한지 체험장이 있다. 봉화산 옹기테마공원 입구(좌), 과거 화약저장소 중 한 곳만 철거하지 않고 보존되어 있다(우). 옹기테마공원이 들어선 곳은 ‘봉화산 화약고’ 부지였던 곳이다. 1971년 총포 및 화약류 도매업체가 봉화선 중턱 1만5000㎡ 부지에 화약류 저장고로 사용했던 곳으로, 29톤가량의 폭약과 도화선 등 창고 건물이 있던 곳이다. 화약고 부지 인근에 주택이 들어서면서 안전을 걱정하는 민원이 많이 발생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랑구에서 화약고 부지를 매입하여 옹기테마공원을 조성하였다. 지역의 상징성은 살리고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현재 화약저장소 6동 중 5개 동은 모두 철거했지만, 한 곳은 예전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설명과 함께 보존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신내동 일대는 옛날부터 옹기생산지로 유명해 990년대 초반(初盤)까지 8기에 옹기가마가 있었다”며 “지금의 중화초교, 중랑구청, 신내교회 터가 이에 해당된다”고 이야기했다. 중부지방의 특징, 옹가마 형태로 복원한 봉화산 옹기가마 대형 옹기가마, 매달 가마에서 옹기 굽는 시연을 할 예정이다. 옹기테마공원에 들어서면 길옆에 늘어선 많은 옹기와 길이 15m, 폭 3m의 대형 옹기가마가 눈에 들어온다. 매달 가마에서 옹기 굽는 시연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형 가마 앞에는 가마를 굽는 장인의 모습을 담은 조각상이 시민들을 반겨준다. 옹기테마공원에서 운영 중인 옹기·목공예 체험...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 ‘자전거서비스센터’ 먼저

강동구 자전거 서비스센터에서는 자전거 대여와 수리 등 종합 서비스가 가능하다.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 봄이 왔다. 따사로운 햇볕과 날이 적당한 어느 날, 자전거를 끌고 강동구 고덕역에 위치한 자전거 서비스센터에 방문했다. 자전거 서비스센터는 사회적기업 (주)더 좋은 자전거(bike-station.asadal.com)가 마포구와 강동구 두 곳에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더 좋은 자전거는 서울시 공공 자전거 ‘따릉이’(Seoul bike)도 운영 관리 중이다. 자전거 서비스센터는 자전거 대여뿐 아니라 수리 서비스를 함께 하고 있어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체인이 엉키거나 브레이크가 말썽을 일으키는 등 자전거를 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게 되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말이다. 대여소 내부에 다양한 형태의 대여 자전거가 말끔하게 놓여있다. 자전거 서비스센터에서는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자전거를 대여해 주기도 한다. 대여를 위해서는 본인 확인이 가능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대여 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자전거 안전수칙 숙지 및 확인 후 이용할 수 있다. 시민들이 자전거 대여를 위해 센터를 방문했다. 자전거를 안전하게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자전거 이용 전 타이머, 브레이크, 체인, 안장 조임 등 자전거 점검을 한다. 자전거 이용 시 안전장비를 꼭 착용한다. 자전거 서비스센터에선 안전모를 무료대여해 주고 있다. 둘째, 자전거는 차(車)이다. 차와 같이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 자전거 도로가 있는 곳에서는 자전거도로로,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서는 도로 우측 가장자리로 통행한다. 2대 이상 나란히 통행하지 않는다. 셋째, 보행자의 통행에 방해가 될 때는 정지하거나 끌고 보행한다. 횡단보도에서는 자전거를 끌고 보행한다. 넷째, 주행 시 핸들을 놓거나 이어폰, 핸드폰, 음주운전, 과속 등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정비실에서 자전거 수리에 ...

서울 날씨, 어떻게 측정되는지 궁금하다면?

서울 기상관측소의 모습 봄이 성큼 왔지만 잿빛 하늘에 외출하기가 망설여진다.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씌워 주지만 답답해 벗어버리기 일쑤라 걱정이다. 3월 23일 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종로에 위치한 서울 기상관측소를 방문했다. 서울 기상관측소는 기온, 습도, 기압, 일사량, 강수량, 황사, 지진 및 계절별 꽃 피는 시기와 첫눈, 한강 결빙 같은 계절관측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 눈이 내려야 비로소 서울에 첫눈으로 온 것으로 간주한다. 종로구 송월길을 따라 서울 교육청을 끼고 경사진 길을 올라가면 서울 기상관측소가 나온다. 계단을 오르니 진달래와 매화, 120년 된 단풍나무 등이 보였다. 모두 계절관측 표준목이라는 팻말이 세워있다. “며칠 전 여기 진달래가 발아하고 매화가 개화했습니다. 평년과 비슷하게 피고 있어요.” 김성중 소장이 가리키는 곳에는 작은 매화가 피어 있었다. 기상관측소의 김성중 소장이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 기상관측소의 역사는 오래됐다. 1933년 경기도립 경성측후소 청사로 지어져 지금까지 서울 날씨를 관측하고 있다. 1998년 신대방동으로 기상청이 이전할 당시 그동안 관측된 기상의 연속성을 위해 남겨졌다고 한다. 오랜 역사만큼 건물에서 풍기는 느낌이 다르다. 2014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으며 2020년 기상박물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등록문화재로 남아있는 기상청 터의 모습 건물밖에는 백엽상을 중심으로 강수량계, 각종 온도계 등을 포함한 관측장소가 자리하고 있다. 김 소장은 지하 우량계실이 1933년부터 디지털 방식으로 변하기 전인 1999년까지 빗물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었던 역사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왼쪽 끝에 있는 철관지중온도계가 눈에 띄었다. 0.5m에서 5m까지 다섯 개의 온도계가 묻혀서 땅속 온도를 재는 것인데, 예전에는 직접 넣어서 재었다고 하니 번거롭고 힘들었을 것 같았다. 적설량을 재는데 3가지 종류 적설판이 있다. 계속 재는 것, 0~24시까지 재는 것, 3시간마다 재는 것이다. 눈이 오면 강수량으로 판단...

‘창덕궁’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 모습 봄이 시작되는 계절, 3월의 주말이다. 마침 하늘빛은 나쁘지 않고 바깥 기운도 그리 차갑지 않다. 어제 생일을 챙겨주지 못한 막내를 위해 함께 집을 나섰다. 막내가 특별히 오늘은 창덕궁으로 가자고 한다. 분명 뭔가 사심이 깔려있는 것 같은데 아무튼 지난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는 창덕궁으로 출발했다. 여기서 잠깐, 조선의 정궁은 경복궁 아닌가? 창덕궁은 1405년 태종 때 제2의 왕궁으로 창건되어 임란 이후 불타버린 경복궁을 대신해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 때까지 약 270여 년간 정궁 역할을 한 곳이다. 그나마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궁궐이다. 비밀의 정원인 후원을 비롯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과 전통의 조경미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 바로 창덕궁이다. 낙선재로 향했다. 낙선재는 경복궁의 건청궁과 닮아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단청을 하지 않은 점, 그리고 뭐랄까? 여인의 ‘비운’ 같은 게 서려 있다고 할까? 낙선재는 볼모나 다름없이 끌려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고국으로 돌아온 고종의 외동딸, 덕혜옹주가 말년을 보낸 곳(정확히는 낙선재의 우측 끝 수강재)이다. 화려할 수가 없었던 타고난 운명이지 않았을까? 요즈음의 궁궐 나들이 때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은 무엇일까? 바로 한복을 입고 출입하는 젊은 세대가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저렴한 입장료 때문인지, 한복 마케팅이 통하는지, 외국인들도 많이 방문하였다. 좋은 현상 중 하나이다. 오래전 일본 교토에 갔을 때 기요미즈데라(청수사, 교토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방문지) 앞에서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고 얼굴엔 회칠한 여성과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그녀들은 관광객들과의 사진촬영을 은근히 기대한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생각난다. 창덕궁의 회정당 전경,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창덕궁 희정당은 왕의 생활공간이다. 즉, 편전으로 활용된 곳이다. 1917년의 화재로 복구할 때 경복궁의 강녕전을 이건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명소 ‘다산마을’

다산성곽길에서 만난 성곽마루 정자 장충체육관을 지나 올라가면 마을과 가까이 있는 다산성곽길이 나온다. 성곽을 따라 조금 걷다 보면 왼쪽으로 ‘다산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다산성곽길 끝에는 ‘성곽마루’라는 정자가 있다. 아는 사람은 즐겨 찾는다는 숨은 명소다. 확 트인 정자에 앉으니 앞에는 웅장한 모습을 자아내는 남산이, 뒤로는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다산마을이 보인다. 이 한 곳에 자연과 마을, 우리가 사는 서울이 다 담겨 있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다산마을활동가 김은영 씨는 “소나무가 무척 많죠? 예전 이곳은 아카시아와 산수유 꽃이 뒤덮인 향기로운 곳이었다고 해요. 이곳에서 서울을 둘러보면 머릿속이 맑아지거든요”라고 전한다. 정자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으며 산을 내려다보니 마치 여행을 온 것 같다.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다산성곽길, 유독 소나무가 많다. 성곽길을 걷다 보면 꼭 마을 주민과 만나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김은영 씨와 걷는 동안 여러 주민들이 반갑게 인사했다. 성곽길에는 작은 아치문처럼 만들어져 일명 ‘토끼굴’이라 불리는 곳이 있는데, 마을 주민들은 종종 이곳에서 친목을 다진다. 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을 만큼 시원해 과일을 나누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다 보면 더위도 잊는단다. 성곽길을 걷다보면 다양한 마을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동네에서만 40년이 넘게 살았다는 신복단 씨는 마을이 무척 마음에 든단다. “시내 한복판에 이런 곳이 어디 있어? 여기저기 가기도 편하지. 성곽길로 남산을 다니다 보니 이제 우리집 양반은 시도 써. 이 동네에서만 40년 넘게 살았어. 큰 애가 아주 어릴 때 왔는데 50살이 넘었거든.”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건 성곽길만이 아니다. 예술놀이터 ‘꼬레아트’ 및 문화창작소 1, 2, 3, 4호, 그리고 아기자기한 갤러리들이 모여 있다. 이곳에 입주되어 있는 도예공방, 갤러리에서는 전시와 함께 주민을 위한 체험 행사도 열고 있다. 성곽길에 자리한 ‘꼬레아트’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문화예술체험이 준...

쌍문동 ‘둘리테마거리’로 떠나는 봄나들이

둘리 캐릭터로 단장한 버스정류장, 숭미초등학교 정문 도봉구 쌍문동 일대가 문화의 향이 가득한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 ‘아기공룡둘리’의 배경이 되었던 서울 도봉구 쌍문동이 둘리 벽화와 조형물로 마을 곳곳을 단장해 생기를 불어넣었다. 1983년 만화잡지 ‘보물섬’에 연재돼 한국 만화의 획을 그은 아기공룡 둘리와 말썽 군단 친구들의 기상천외한 모험담을 만나기 위해 쌍문동을 찾았다. 서울지하철 4호선을 끝에 있는 쌍문역은 역사에 들어서자마자 놀이동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확 든다. 삭막하던 역사가 온통 알록달록한 아기공룡 둘리의 캐릭터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역사 내 기둥에는 회전목마와 자이로드롭 등 둘리와 함께하는 다채로운 콘셉트가 시선을 붙든다. 쌍문역 출입구(좌), 쌍문역사 내(우) 등에 조성된 다양한 `둘리`조형물 ‘쌍문 둘리테마역사’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바로 역사 중앙에 마련된 휴식공간인 이른바 ‘쌍문역 둘리쉼터’다. 친숙한 초록빛깔 둘리는 물론이고 젖꼭지를 입에 문 희동이, 도우너, 고길동 등 둘리에 등장하는 개성 있는 다양한 캐릭터가 한꺼번에 다가와 반긴다. 편안한 의자가 마련된 이곳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진을 찍는 포토존 역할도 하고 있다. 쌍문역사의 둘리쉼터 쌍문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20분 정도 되는 근거리에는 ‘둘리뮤지엄’도 있다. 2015년 개관한 둘리뮤지엄은 어른들에겐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게는 둘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 `둘리뮤지엄`에 있는 빙하 속 둘리의 모습이 담긴 조형물 ‘둘리뮤지엄’에 들어서자 빙하 속에서 쿨쿨 자고 있는 천진난만한 둘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거대한 빙하 속 둘리 모습은 신비감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둘리뮤지엄’은 지하 1층과 지상 3층의 규모로 각 공간마다 만화 속 에피소드를 주제로 꾸며져 있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설명해주는 도슨트 해설도 있어 둘리의 세상을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다. 아기공룡 둘리가...

22일 세계 물의 날 맞아 우리가 해야 할 일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는 팔당댐에서 잠실수중보 사이 한강물을 원수로 사용하고 있다. 함께 서울 착한 경제 (69) 4대강 사업을 통해 본 물 관리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수질 오염과 물 부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유엔이 정한 날이다. 서울 시민이 느끼는 생활 속 체감도는 낮을지 모르겠지만, 전 세계 인구의 7명 중 1~2명이 깨끗한 물 없이 살아가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19초마다 1명씩 물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미래 물 전망은 더욱 암울한데, 많은 전문가는 향후 10년 이내에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극심한 물 부족에, 3분의 2가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한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수자원을 보호하고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4대강 사업 이후, 녹조 등 수질 오염 문제가 해마다 더해가고 있기 때문. 이에 상수원인 4대강 오염 실태와 해법과 함께, 생활 속에서 수질 오염을 줄이고 물을 절약하는 방법도 알아보았다. 물 위기 극복? 녹조라테 4대강엔 독성물질이! 물은 생명의 근원이라 한다. 실제 물은 우리 몸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5%만 부족해도 혼수상태에 빠지고 12%가 부족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푸른 지구는 물이 풍부해 보이지만 주로 바닷물이라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담수는 고작 2.8%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빙하수(77%)와 지하수 (22%)이고, 강과 호수는 전체 담수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와 같은 물이 인구 증가와 무분별한 개발, 지구 온난화 등에 의해 오염되어 줄어들고 있다. 이에 국제연합(UN)과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세계기상기구(WM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은 물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매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도 물 위기에 대해 해마다 거론하고 있다. 올해도 발생 가능...

“아는 만큼 보여요” 정동 한바퀴 해설 프로그램

정동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구러시아공사관에선 정동일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서울 정동은 대한제국의 가슴 아픈 역사가 배어있는 곳이자 근대 역사의 문화유산이 모여 있는 곳이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건물을 편안하게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그곳에 있는 문화유산에 깃든 역사를 알면 더욱 뜻깊은 곳이다. 이 같은 이유로 주말에 정동 일대를 돌아보는 문화관광 해설 프로그램인 ‘정동 한바퀴’는 인기가 많다. 얼마 전까지는 주말에만 해설사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지만, 더 많은 시민이 접할 수 있도록 규모를 확대해 평일에도 역사 해설을 들으며 정동 일대를 돌아볼 수 있게 됐다. 해설사가 을사늑약이 체결된 장소인 중명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좌), 경청 중인 참가자들(우). ‘정동 한바퀴’ 참여를 위해 중구청 홈페이지에 예약하고, 약속장소인 정동극장 앞으로 갔다. 봄나들이하기 좋은 날씨여서인지 평일 낮인데도 20명이나 모였다. 참가자들은 두 명의 해설자와 함께 두 팀으로 나뉘어 정동을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탐방코스는 정동극장부터 덕수궁 중명전, 구러시아공사관, 이화백주년기념관, 정동제일교회,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을 거쳐 시립미술관까지 총 1.5㎞ 1시간 코스였다. 러시아공사관은 한국전쟁 때 소실되고 현재는 탑만 남아있다. 을사늑약의 현장인 중명전을 지나 언덕길을 오르니 아관파천의 슬픈 역사가 깃든 구러시아공사관 탑이 보였다. 대한제국 당시 해외공관 중 가장 규모가 컸다는 러시아 공사관은 정동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었다. 시야가 탁 트여 경운궁은 물론 멀리 남산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위치였다. 한 참가자는 “현장에 와 보니 당시 러시아의 힘이 어느 정도 컸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며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유관순 열사의 장례식이 치러졌던 정동제일교회 3.1운동 때 파이프오르간 속에 몰래 들어가 독립선언서를 등사했고, 유관순 열사의 장례식이 치러진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회 정동제일교회에서는 그 역사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