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서울사람] “누군가의 스승이 된다는 것”

“저는 원래 교육을 했어요.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레고 같은 걸 활용해서 공학을 가르쳤어요. 과학상자 같은 거죠. 한번은 제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오늘은 수업 못 하겠다’라고 한 적이 있거든요. 저는 애들이 당연히 좋아할 줄 알았어요. 수업이 취소되면 놀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학생들이 ‘난 수업 기다렸는데 왜 안 왔어요?’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때 정말 행복했어요. 제가 애들한테 단순한 선생님 그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가르쳤던 아이들과는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요. 술자리를 갖기도 하고요. 저는 단순한 선생님보다는 인생의 멘토처럼 남고 싶거든요. 거의 모든 학생들이 다 잘 됐어요. 자기 꿈을 찾고 잘 나아가고 있죠. 그런데 딱 한 아이는 가정 문제도 있고, 게임에 빠져버리는 등의 문제가 있던 아이였어요.”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국 잡아주지 못했죠. 아직도 자기 길을 전혀 못 찾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학생이 가장 생각이 많이 나요. 어떻게든 좋은 길로 인도해주고 싶었는데… 언젠가는 절 찾아와 주길 바래요.” 이 글은 ‘휴먼스 오브 서울’(humansofseoul.net)이 쓴 기사입니다. 휴먼스 오브 서울은 신문과 방송에서 보고 듣는 유명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서울 사람을 위한, 서울 사람에 의한, 서울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서는 휴먼스 오브 서울이 길거리 섭외를 통해 시민 개개인이 가진 고유의 이야기를 발굴하여 전합니다. ...
`강서 보물을 찾아라` 특별전을 찾은 가족 방문객 ⓒ박분

강서구민이 함께한 진품명품 ‘강서 보물을 찾아라’

`강서 보물을 찾아라` 특별전을 찾은 가족 방문객 강서구 개청 40주년을 기념한 '강서 보물을 찾아라' 특별전이 허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관람객들은 숨어 있던 강서구의 보물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회 개최에 앞서 강서구는 ‘강서의 진품명품’을 주제로 구민 공모전을 개최했는데 묵죽화, 민화 병풍, 사군자화 등 수준 높은 고미술품과 서적, 도자기 등이 출품되었고, 그중 110여 점을 특별전에서 다시 선보인다. 출품작들은 KBS 감정단의 사전 감정을 받아 전시품으로서의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았다. 전시실 입구 전시 패널과 가벽에는 소장품을 출품한 이들의 명단과 전시 개최 의미를 담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지난 2월부터 구민들이 소장한 미술품과 수집품 등을 공개 모집하여 그 소장품으로 개최한 전시회로서 구민이 전시회의 주인공임을 강조했다. 문화해설사의 해설을 곁들여 전시물을 관람 중인 시민들 문화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이동하던 중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성종 7년(1476)에 간행된 다. 조선시대 문신 강희맹(1424~1483)을 비롯해 강희안, 신숙주, 최항 등 대가들의 행장, 서발, 시문을 수록한 원본으로 보물 제1290호로 지정되었다. 세종 23년(1441)에 간행된 도 있었다(보물 제1900호). 조선 초기의 도가사상과 장례 풍속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유일본이라고 한다. 학술적으로나 문화재적으로 가치가 매우 높은 보물을 가까이서 관찰하니 더욱 흥미로웠다. 1853년 황해도 관찰사가 철종에게 올린 상소문 1853년 황해도 관찰사(현 도지사)가 임금(철종)에게 올린 상소문(上疏文)도 보였다. 한지 군데군데 얼룩이 있지만 글씨는 또렷했다. 음력 3월에 기근이 심하여 먹을 게 없으니 구제해 달라는 내용이라고 한다. ‘알지 못해 말하지 않는 것도 죄지만 알면서도 말 못 하는 것은 더 큰 죄’라며 임금에게 쓴 소리를 담았다고 하는데 올곧은 선비정신이 느껴졌다. 광해군 5년에 초판이 간행된 동양의학 모든 ...
행사 참가자들이 얼음조각품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조시승

‘단 하루’ 광화문 눈 조각전을 다녀와서

행사 참가자들이 얼음조각품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서울 문화의 밤’ 부대행사로 지난 8월12일(토) 오후 6시부터 광화문 광장 역사물길 옆에서 한 여름밤의 눈 조각전이 열렸다. 평화의 선율과 광복의 물결 그리고 평창올림픽 성공을 주제로 한여름에 펼쳐진 대규모 눈 조각전이다. 가족과 친구들, 연인과 함께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무더운 여름밤 대신 300개의 한여름 눈 조각 예술품이 주는 여름철의 낭만을 만끽하였다. 2인 1조로 팀을 구성하여 모형대로 눈 조각을 하였다. 오후 1시경부터 역사물길을 따라 좌·우편으로 나누어 만들기 시작한 조각 작품은 오후 6시가 되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역사물길 700m를 따라 완성된 작품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있는 예술품이었다. 광화문 역사물길에서 한여름 밤의 눈 조각전 작품들이 조명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광복은 맞이했지만 상처받은 우리 민족의 아픔을 ‘깨진 벽돌’로 표현한 작품은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메달을 받는 장소를 표현한 ‘시상대’도 단아한 모습을 드러냈다. 강원도의 상징동물이자 올림픽 성화 속의 반달곰 ‘반비’의 귀엽고 당당한 모습도 눈에 보였다. 또한 태아를 온몸으로 감싸 안고 오열하는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해 해방의 기쁨을 표현한 ‘감격(신이시여)’ 에 숙연해지기도 했다. 태아를 온몸으로 감싸 안고 오열하는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해 해방의 기쁨을 표현한 `감격(신이시여)` 이날 세계 최초로 시도된 300개 대규모 눈 조각 전시회는 KRI한국기록원에 한국 최고(최초)기록으로 인증됐다. 또한 기네스북에 ‘여름철 단일 장소 최다 눈 조각 작품 제작 및 전시’ 부문 세계 최고기록 인증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기록원 관계자는 “새로운 기록이라는 희소성과 함께 시민들과 나누는 한여름 밤 시원한 힐링의 시간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좋은 취지까지 더해져 더욱 의미 있는 기록”라고 평가했다. 눈 조각 작품을 감상하며 인증샷을 남기는 시민들과 아이들 광화문광장의 행사장은 밤늦은 ...
아트센터 앞 물놀이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박은영

도심 속 여유 찾아 ‘북서울 꿈의 숲’으로

아트센터 앞 물놀이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강북에는 숲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산책로가 있다. 월드컵공원, 올림픽공원, 서울숲에 이어 서울에서 네 번째로 큰 ‘북서울 꿈의 숲’이다. 바람 끝에 가을이 묻어나는 오후, 강북구 월계로에 위치한 그곳을 찾았다. 북서울 꿈의 숲은 강북과 도봉 등 6개구에 둘러싸여 있는 초대형 공원이다. 2009년 과거 테마파크 드림랜드가 있던 자리를 대단위 공원으로 조성하며 단숨에 강북 명소로 떠올랐다. 북서울 꿈의 숲 동문 입구에 있는 방문자센터에는 서울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갤러리와 도시숲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동문에 위치한 방문자센터에는 숲 내 공원의 시설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서울디자인갤러리와 120다산콜센터, 그린웨이, 상상어린이공원 등 정보와 도시 숲의 중요성, 아파트 열린 녹지, 주머니텃밭 가꾸기 등의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수유실과 유모차 대여소도 있으니 아이와 함께 나들이한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방문자센터 뒤쪽 숲에는 사슴방사장이 있다. 당근이나 오이를 준비해 가면 틈새로 고개를 내미는 귀여운 꽃사슴에게 먹이를 줄 수 있다. 북서울 꿈의 숲에 위치한 고택인 창녕위궁재사는 한일 강제 병합 때 김석진이 순국 자결한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다 방문자센터를 지나 조금 걸으면 멋스러운 전통 한옥인 창녕위궁재사(昌寧尉宮齋舍)를 볼 수 있다. 조선 시대에 장대석기단(長臺石基壇, 장방형 돌을 층층히 쌓아 만든 기단)으로 만들어진 전통 한옥식 목조가옥으로, 2002년 9월 등록문화재 제40호로 지정됐다. 고택 뒤쪽에는 대형연못 월영지를 중심으로 월영대, 월광폭포 등이 조성돼 운치를 더한다. 월영지를 지나 더 위쪽으로 오르면 공원 내 전망 포인트 중 하나인 청운답원이 있다. 그야말로 드넓은 초록빛 잔디언덕이다. 한여름 뙤약볕이 아니라면, 어린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동화 같은 언덕을 배경으로 멋진 인생사진을 남기기 좋은 곳이다. 상상...
안중근 의사 대형 좌상 ⓒ김수정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이다’ 남산 안중근의사기념관

안중근 의사 대형 좌상 “나는 천국에서도 국권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사형 집행을 앞두고 뤼순감옥을 찾아온 동생들에게 남긴 안중근 의사 유언 중 일부이다. 도마 안중근 의사(安重根 義士, 1879.09.02~1910.03.26.)는 대한제국 말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제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여 조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밝힌 민족의 영웅이다. 안중근의사기념관은 2010년 유품과 자료 전시를 통해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평화 사상을 널리 알리고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기념관이다. 안중근의사기념관, 12개 기둥 형태는 단지동맹을 결성한 12명의 독립투사를 상징한다 우윳빛 유글라스(U-glass) 12기둥 형태의 독특한 건물 외양은 안 의사와 함께 대한독립을 맹세하고 단지동맹(斷指同盟)을 결성한 12인을 상징한다. 12개 기둥 중 하나는 투명 유리로 되어 있는데, 이는 안중근 의사를 상징한다. 아이들과 함께 기념관을 찾는다면 이 투명 기둥을 찾아보는 것도 뜻 깊은 관람이 될 것 같다. 기념관은 제1, 2, 3전시실, 기획 및 체험전시실, 추모실 그리고 광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 1층 제1전시실부터 지상 2층까지 차례로 관람하는 것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안중근 의사 대표적 유묵(遺墨, 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과 단지동맹회 동지 혈서 내용을 새긴 벽을 따라 내려가면 입구가 나온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만날 수 있는 것은 안중근 의사 대형 좌상이다. ‘대한독립(大韓獨立)’이란 혈서 아래 홀 중앙에 자리했다. 도마 안중근 의사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곳은 입장 시 참배하는 곳으로, 거대한 안중근 의사 앞에서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시대적 배경 제1전시실에는 안중근 의사 생애와 반동학군 투쟁, 빌렘 신부와 천주교 입교, 교육운동과 국채보상운동 등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어떻게 의사가 ‘도마(Thoma...
아리랑시네센터 3층의 독립영화관은 다양한 장르의 독립영화와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박은영

나만 알고픈 도심속 피서지 ‘아리랑시네센터’

아리랑시네센터 3층 독립영화관은 다양한 장르의 독립영화와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폭염이 한창일 땐 극장이 최고다. 시원한 곳에서 영화에 몰입하며 더위를 잊을 수 있으니 말이다. 어딘가 떠나기 좋은 봄, 가을과 달리 여름은 덜 움직이고 집중하기 좋은 계절이다. 이 때문에 도서관에서 독서는 최고의 바캉스가 될 수 있다. 여름 영화와 독서, 이 바람직한 조합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성북구에 위치한 아리랑시네센터와 아리랑정보도서관이다. 성북구 공공영화관 '아리랑시네센터' 국내 최초 공공영화관으로 출발한 아리랑시네센터는 자치구로서 유일하게 개봉 영화관을 운영하는 곳이다. 미디어센터를 함께 운영하며 지역영상문화 발전을 위한 주민들의 거점 공간으로써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총 5층으로 구성된 아리랑시네센터는 모두 3개의 상영관이 있고, 총 472석의 좌석이 마련됐다. 개봉영화 포토존과 아이들을 위한 정글짐, 독서 공간 등이 위치한 지하 1층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았다. 영화 상영시간까지 서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매표소와 매점이 있는 지상 1층 입구엔 여성 안심 택배 보관함이 있었다. 곳곳에 개봉 영화의 홍보물과 시네센터에서 열릴 행사들을 소개하는 게시물들을 볼 수 있었다. 아울러 공간 활용을 통해 작품전시회 등 의미 있는 행사들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었다. 마을방송 스튜디오가 있는 2층에서는 성북구 주민들이 직접 영상, 라디오, 영화, 신문, 잡지 등을 제작할 수 있었다.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 입구에 설치된 여성 안심 택배 보관함 아리랑시네센터는 단순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이 아니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없애고 더 나아가 전문가로 육성하는 기능까지 하고 있었다. 3층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분위기는 고급스럽고 아늑했다. 서울에서 몇 안 되는 독립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이다. 대기 공간과 카페, 야외 테라스는 여유와 낭만이 넘치는 공간이다. ...
옛 돌조각에 담긴 애환과 예술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우리옛돌박물관` 야외정원ⓒ김수정

아름다운 돌조각 ‘우리옛돌박물관’

옛 돌조각에 담긴 애환과 예술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우리옛돌박물관 야외정원 역사가 깊은 성북동 꼭대기에는 우리옛돌박물관이 있다. 옛 돌조각의 아름다움과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자 2015년 북악산과 한양도성으로 둘러싸인 곳에 문을 열었다. 옛 돌조각에 담긴 선인들의 수복강녕과 희로애락을 이해하고, 우리 소망도 기원해 보는 공간이다. 우리옛돌박물관에는 전문 안내원과 함께 박물관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며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 1층 환수유물관에는 장군석, 석수와 함께 능묘를 지키기 위해 세워진 문인석이 가득했다. 천 년간 능묘를 지켜온 문인석은 일제강점기를 거쳐 다수가 일본으로 밀반출됐다가 환수된 것으로 한국 돌의 힘과 위엄을 보여준다. 신하가 왕을 찾아뵐 때 조복에 맞춰 손에 쥐던 `홀` (좌), 홀을 들고 한 바퀴 도는 체험중인 시민 (우) 문인석이 손에 지닌 물건을 ‘홀’이라 하는데, 이는 신하가 왕을 찾아뵐 때 조복에 맞춰 손에 쥐던 것이다. 수복강녕이 적혀 있는 홀을 들고 장군석을 한 바퀴 도는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2층에는 동자관과 벅수관이 있다. 동자관은 16~18세기 중반까지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지물을 들왕실가족과 사대부 묘역에 조성된 동자석들이 전시되어 있다. 쌍상투를 틀고 천의를 입고 고 있는 어린아이 모습으로 공손히 시립하여 엄숙한 묘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존재이다. 동자관에서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벅수관이 나타난다. 옛 사람들은 마을 입구나 길가에 사람 얼굴을 한 벅수가 서 있으면, 전염병을 옮기는 역신이나 잡귀들이 겁을 먹고 마을로 들어오지 못 한다고 믿었다. 또, 재화를 막고 복을 가져다주는 신비스러운 힘이 있다고 여겨 마을의 벅수에게 크고 작은 소원을 정성스레 빌기도 했다. 무덤 수호신, 마을 지킴이 역할을 한다는 동자석들 우리옛돌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도 소원을 빌 수 있다. 전시장 밖에 종이가 마련되어 있어 소원을 적은 후 동자석을 돌며 자신의 메신저...
서울로7017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서울로7017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나무에 달린 메시지를 읽고 있는 연인 서울로 7017이 분홍빛 꽃길로 물들었다. 광복절을 기념하여 서울로 7017에서는 지난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우리의 꽃, 무궁화 축제’가 열렸다. 광복절 의미와 역사를 기억하는 자리에 850여 점의 다양한 무궁화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그동안 푸른 야경을 연출했던 서울로 7017 조명이 분홍색으로 바뀐 점이다. 시간별로 프로그램이 달라 아침과 저녁, 두 차례에 걸쳐 서울로 7017을 방문했다. 8월13일 아침은 바람이 살짝 불어와 고가를 걷기에 좋은 날씨였다. 쾌적한 기분으로 서울로 7017에 오르자 여기저기 ‘무궁화축제’를 알리는 포스터가 보였다. 알기 쉽게 바닥에 붙여진 무궁화 시트들을 따라가면 행사 장소에 도착한다. 소원을 적는 시민들 행사 장소는 서울로 전시관부터 만리동광장에 이르는 구간이다. 구간에 들어서자 ‘꽃길만 걷게 해줄게’라는 현수막이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안전 난간 유리에는 랩핑한 무궁화 꽃이 무리지어 피어 행사의 의미를 전달했다. 시민들의 염원이 적힌 메시지가 달린 무궁화나무는 더욱 생기 있어 보인다. 행사장에서는 ‘안녕, 무궁화’라는 스탬프 투어 이벤트를 벌여 인기를 끌었다. ▲무궁화 희망나무 소망달기 ▲무궁화 꽃길 스티커 붙이기 ▲무궁화와 함께 인증샷 찍기를 하면 스탬프를 받게 된다. 스탬프를 모아 만리동광장으로 가면 일 선착순 750명에 한해 무궁화 묘목과 부채, 책자를 증정한다. 시민들은 성실하게 이벤트를 참여하느라 여기저기서 무궁화 인증샷을 찍고 소원을 적느라 분주했다. 고가를 내려가면 만리동광장이 나온다. 아이들은 무궁화로 장식된 꽃 카트를 보자 환호성을 질렀다. 체험프로그램도 인기였다. 무궁화 폼클레이와 페이스페인팅을 열중하는 아이들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들 표정은 즐거움이 넘쳤다. 무궁화로 장식한 꽃 카트(좌), 즐겁게 폼클레이를 체험하는 아이(우). 중앙에는 무궁화차를 시음하는 코너가 마련됐다. “우리나라 꽃차라 그런지 선...
일제강점기 시절, 창경원에서 실제로 달렸던 증기기관차를 5분의 1 크기로 만든 모형 ⓒ코레일

옛 서울역에서 체험하는 ‘철도문화의 모든 것’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91) 문화역서울284 ‘철도문화전’ 일제강점기 시절, 창경원에서 실제로 달렸던 5분의 1 크기의 증기기관차 모형 중구 봉래동 2가에 있는 옛 서울역은 서울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1925년 완공된 이 건물은 2004년 KTX 개통 전까지 철도역으로 쓰였다. 현재 철도역 기능은 남쪽 동자동에 있는 신역사로 이전되었으며, 옛 서울역은 재개장을 거쳐 2011년부터 ‘문화역서울284’라는 이름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284란 서울역이 사적 제284호로 지정되어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역 옛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문화역서울284는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지방에서 상경하여 서울역에 내린 후 역광장과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을 보면서 받았던 위압적인 느낌, 명절에 고향으로 가기 위해서 표를 예매하고 기차를 타기 위해 찾았던 복잡한 공간, 지하철, 버스, 택시 등이 어우러지는 만남과 헤어짐의 시간 등, 빠르게 성장해온 서울시 역사와 경험의 많은 부분이 옛 서울역에 오롯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 철도를 운영하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이 같은 뜻 깊은 장소인 문화역서울284에서 철도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고 모든 사람들과 새로운 철도경험을 나눌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철도문화전’이다. ‘철도문화’란 철도를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닌 문화의 소재로 보는 새로운 시각이다. 즉 출발역에서 열차를 타고 목적지에서 내리면 끝인 단순한 수송수단으로 여기는 것을 넘어, 철도 그 자체를 즐기고 의미를 찾으며 연구를 진행하고 소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이 같은 철도문화 요소로는, 커다란 크기의 철도를 책상 하나 규모로 정밀하게 재현하는 철도모형 디오라마, 철도의 모습을 예술적 기록으로 남기는 철도회화와 철도사진, 옛 철도의 사료(史料)를 모으고 연구하는 철도수집과 철도사(鐵道史) 등을 들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단순한 기계덩어리 운송수단이 아닌 ‘즐기는 ...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기경호 씨 ⓒ최용수

“우리 같이 인사해요~” 기경호 할아버지의 특별자전거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기경호 씨 이른 아침 기경호(75세, 응암동) 씨는 한강시민공원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Good morning!” “안녕하세요?” “건강 조심하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하며 반갑게 아침 인사를 건넨다. 자전거를 꽃으로 장식하고, 핸들 양쪽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미국), 오성홍기(중국), 일장기(일본)를 꽂았다. 헬멧에는 태극기를 꽂고 매일 아침 ‘애마(愛馬)’를 타시는 기경호 할아버지. 대체 무슨 사연일까? 서강대교 북단 한강공원에서 어르신을 만났다. Q. 안녕하세요? 어르신. 서울시민기자입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A. 네, 반가워요. 날씨가 아직 덥네요. Q. 자전거가 독특한데요, 이렇게 꾸미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7년 전, 홍제천 합류 지점에서 큰 사고가 났습니다. 갑자기 어린아이가 튀어나와 충돌 직전에 급하게 핸들을 꺾어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졌어요. 아이가 크게 다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그랬지요. 그 사고로 골절상을 입어 몇 개월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지켜본 사람들은 많았지만 도움을 주거나 신고해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야속한 마음이 들었고 ‘평범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전거를 이렇게 꽃으로 꾸미게 되었습니다. 자전거를 타다가 다친 사람들을 위해 비상약품을 항상 휴대하는 어르신 Q. 국기를 5개나 꽂아 두셨는데요. 바람에 깃발이 펄럭이면 더 힘드실 텐데, 왜 여러 나라 국기를 꽂고 타세요? A. 뉴스를 보니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덜 찾는다고 해요. 아시다시피 미국은 우리의 혈맹 국가이고, 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 사람들은 자기 나라 국기를 꽂고 다니는 걸 보면 반가워하지 않을까요? 나이는 들었지만 조금이나마 나라에 보탬이 되고 싶어 국기를 꽂고 다닙니다. Q.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다들 아시는 분인가요? A. 아닙니다.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만나는 사람...
공원에서의 시민 인터뷰-1

[서울사람] “가족도 한결같지는 않더라고요”

공원에서의 시민 인터뷰-1 “(오른쪽) 저는 요새 그런 걸 많이 느껴요. 어릴 때는 부모님이 나를 보호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부모님이 ‘이렇게 했음 좋겠다’라고 하면 그걸 따르는 편이었다면, 어느 순간이 지나서는 저한테 ‘너는 어떻게 하고 싶니?’ 물어보기 시작하시고, 어느 순간이 더 지나면 역으로 저의 의견에 많이 의지하시기도 하더라고요.” “(오른쪽) 복잡 미묘한 생각이 들어요. 그게 ‘아, 이제 부모님이 옛날처럼 그런 울타리 같은 존재는 아니구나’ 싶다가도 ‘내가 그만큼 중요한 사람이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드니까요.” 공원에서의 시민 인터뷰-2 “(오른쪽) 부모님뿐 아니라 동생도 그래요. 동생이랑 둘이서 해외여행 간 적이 있었어요. 가서 똑같이 길 헤매고 있을 때 저는 거기서 멘탈이 깨졌거든요. 그런데 동생은 모르는 사람한테 저벅저벅 가서 물어보고, 알아보고 그러는 거예요. 그때 참 동생이 달라 보이더라구요.” “(오른쪽) 어릴 때는 동생이니까 챙겨줘야 할 사람 같았는데, 어느 나이 이상이 되면... 꼭 언니가 언니는 아니더라구요.” 이 글은 ‘휴먼스 오브 서울’(humansofseoul.net)이 쓴 기사입니다. 휴먼스 오브 서울은 신문과 방송에서 보고 듣는 유명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서울 사람을 위한, 서울 사람에 의한, 서울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서는 휴먼스 오브 서울이 길거리 섭외를 통해 시민 개개인이 가진 고유의 이야기를 발굴하여 전합니다. ...
광복, 빛나는 역사에 잊지 말아야할 우리의 기억

광복절 즈음에 ‘전쟁 속 여성의 인권’을 만나다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것과 동일한 소녀상 지난 7월 23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가 노환으로 별세했다. 김 할머니 소원은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안타깝게도 평생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광복을 맞이한 지 72년이 지났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광복절을 앞두고 둘러볼 만한 기념공연과 전시가 많이 있었지만 그 중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을 찾아 나선 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에서였다. 4만5,000개 검은 벽돌로 이루어진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외관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은 성미산 자락 평범한 주택가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할머니들 아픔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첫 공간이다. 10년 동안 평범한 시민들이 모은 돈으로 마련됐다. 이런 곳에 누가 찾아오기나 할까 하는 마음으로 검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의 육중한 문을 밀었다. 어두컴컴하고 좁은 실내에는 예상 외로 많은 사람이 해설용 헤드폰을 끼고 관람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박물관 성격상 학생이나 일본인 등 단체 관람객이 많다고 했다. 이 날도 일본인관람은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지하→2층→1층 순으로 관람하면 이야기 흐름을 따라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철문을 열자 지하 전시관으로 내려가는 좁은 길이 나왔다. 군화 소리와 함께 거친 자갈길을 걸으며 소녀들이 연행 당시를 그린 그림을 보았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끌려가던 소녀들 상황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10여 명과 단체관람 온 여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할머니들 삶을 나타내는 거친 자갈길 지하 전시실에선 악몽 같은 그때의 일을 증언하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고통스러웠던 그들의 삶과 마주했다. 그들이 겪었던 일들은 2층을 오르는 계단 벽돌 하나하나에 새겨져 있었다. ‘그걸 다 기억하고 살았으면 아마 살지 못했을 거예요’ ‘원통해서 못 살겠다, 내 청춘을 돌려다오’ ‘우리 ...